인천공항 '착한 임대료' 없다…입점업체 "임대료 내려달라"요구에 인천공항공사 "정부 논의 필요" 답변만

【 앵커멘트 】
예년 이맘때쯤이면 인산인해를 이뤘던 인천국제공항에 국내외 여행객의 발길이 뚝 끊겼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탓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공항에 입점해 있는 업체들의 속은 타들어갈만 합니다.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세입자들의 임대료를 깎아주는 '착한 임대료'가 딱 떠오르는데요.
하지만 인천공항 입점업체들은 "딴 세상 얘기"라며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입점업체를 관리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중앙정부 탓만 하며 임대료 깎아주기에 동참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천공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정영석 기자가 들여다봤습니다.


【 기자 】
지난해 역대 최대 이용객 수를 기록하며 세계 공항 순위 5위에 오른 인천국제공항.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면서 이용객은 급감했습니다.

지난해 하루 평균 19만5천 명이 이용했지만, 이달 들어선 1만3천명 대로 줄어든 겁니다.

이 때문에 공항에 입점해 있는 업체들은 비상입니다.

인천공항에는 롯데, 신라, 신세계 등 면세점부터 CJ, SPC, 아워홈, 풀무원 등 컨세션 업체까지 다양한 업체들이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이들 업체의 피해는 심각합니다.

일부 면세점들은 매장 문을 닫았고, 식음료 매장은 상주 직원들만 찾는 곳이 됐습니다.

▶ 인터뷰(☎) : 입주업체 관계자
- "2월 같은 경우는 30% 이상 매출의 영향을 받았고, 3월에는 50% 이상 될 것으로 예측을 하고 있습니다. 업체에 따라서 매출 영향이 90% 가까이 되는 업체도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인천공사는 지난주 구본환 사장이 직접 나서 입주업체들과 간담회를 열고 지원책을 내놨지만, 업체들의 체감할만한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인천공항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한해서 임대료를 25% 인하했지만, 대기업에는 임대료 납부 3개월 유예가 전부였습니다.

이에 입점업체들이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

공사가 상업시설 임대료로 가져가는 수익의 90%가 대기업에서 나오는 만큼,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겁니다.

하지만 공사는 상업시설 입주업체에 대한 추가 대책에 대해 국토부나 기재부 등 관련 부처와 논의가 필요하다는 소극적인 답변뿐입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순이익이 20% 이상 감소하는 등 몇 년 간 수익성이 떨어지자, 지원책에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옵니다.

인천공항공사은 지난해 2조7천억 원이 넘는 역대 매출을 올렸지만, 순이익은 전년대비 20.4% 감소한 8천905억 원에 그쳤습니다.

2023년까지 4조2천억 원을 투자해 제2터미널 확장과 제4활주로 신설 등 4단계 건설사업을 진행해야하는 공사 입장에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임대료 인하가 부담스럽다는 겁니다.

그렇더라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 출신인 구본환 사장이 최대한 신속하게 친정과 협의해 전격적으로 '착한 임대료'를 시행한다고 발표하기를 임점업체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구본환 사장은 임대료가 인천공항공사의 전체 매출액 중 50%가 넘는 최고의 캐시카우란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으로 보입니다.


매일경제TV 정영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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