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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의 단맛마저 감도는 뛰어난 우리 증류 소주, 이도
기사입력 2020-02-1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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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우리쌀과 토종효모로 장기 발효·숙성해 빚은 우리 소주 이도./사진=홈페이지 캡처
[술이 술술 인생이 술술-150] 이 술,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하다.

이토록 이율배반적인 술이라니. 거기에 청주의 맛과 소주의 풍미가 공존한다.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의 술은 농업회사법인 조은술세종이 빚은 우리 증류주 '이도'다.


이도의 생김새는 특별하지 않다.

반투명한 탁한 유리병을 검은 라벨로 감고 '왕의 술 이도'라고 흘려 썼다.

알코올 도수 22도, 25도, 32도, 42도짜리가 있는데 다 똑같이 생겼다.

라벨 색이라도 다르면 좋으련만. 고도주를 좋아하는 나는 42도짜리를 사 마셨다.


상온에 둔 이도를 주둥이가 넓은 소주잔에 따른다.

향이 옅다.

증류 소주 특유의 고린새가 나기는 하는데 코를 잔에 깊이 박고 오래 킁킁대야 겨우 맡을 수 있을 정도다.


마신다.

스르르, 술이 혀를 휘감는다.

질감이 매우 크리미하다.

그러고는 단맛을 은근히 피운다.

은근한데 깊고 진한 데가 있어 좋다.


삼킨다.

또 한 번 스르르, 술은 목젖을 지나 식도를 타고 위장으로 흘러내린다.

목넘김에 걸리는 것이 없어 매끈하다.

도수가 도수이니만큼 속이 뜨뜻해진다.

1초쯤 지났을까. 속에서 뜨거운 기운이 올라온다.

이 기운이 콧구멍으로 빠져나간다.

뜨겁고도 달콤한 기운이다.


이런 맛과 향을 우리 소주에서 느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맛 왠지 낯설지 않다.

곰곰이 생각한다.

아, 이도의 달콤함은 고급 청주의 그것과 닮은 구석이 있다.


이도의 독창적인 맛의 비결은 누룩과 발효, 숙성에 있는 것이 아닐까. 라벨 뒤쪽에는 "이도는 100% 유기농 우리쌀과 순수 토종 효모로 빚은 증류식 전통 소주"라고 쓰여 있다.

홈페이지에는 "친환경 유기농 인증 쌀로 오랜 기간 발효 숙성시켜 저온에서 감압 증류한 증류식 소주"라고 적혀 있다.


상온에 둔 이도는 도수가 높아도 부드러워 마시기 어렵지는 않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내 기준이고 기호에 따라 온더락스나 하이볼로 즐겨도 좋겠다.

온더락스 이도의 맛은 조금 밍밍하다.

대신 잔향이 오히려 풍성해지는 매력이 있다.

탄산수에 이도를 따라 만든 하이볼은 청량하다.

그러면서도 적당히 술맛이 난다.

다가올 여름밤 술꾼들의 친구로 부족함이 없겠다.


이번에는 이도를 차게 식혀 맛본다.

코를 대니 역시 단향이 차분하게 풍긴다.

여전히 맛있을까. 마신다.

표독스럽게 쓴맛, 작열하는 화기가 입을 헤집고 찌르듯 들어온다.

당혹스럽다.

전에 그 기가 막혔던 보디감, 달콤한 풍미는 다 어디로 사라진 것인가. 이도의 맛이 온도에 따라 얼마나 드라마틱하게 변하는지 궁금한 사람이 아니면 굳이 냉장고에 뒀다 드실 필요가 없다.

술이 아까우니까.
재구매 의사 있다.

차가울 때 맛이 이상해지는 것 외에는 나무랄 데가 없다.

나는 우리 증류주 가운데 조옥화 명인의 안동소주와 박재서 명인의 안동소주를 으뜸으로 꼽는다.

이제 거기에 이도를 더한다.

375㎖ 한 병에 약 2만5000원. 도수가 낮은 제품들은 조금 더 저렴하다.


사족으로 제조사는 술맛 말고도 택배 포장에 신경을 써야겠다.

술을 별도의 택배 상자에 넣지 않고 비닐 튜브에 넣어 그냥 보냈다.

아니나 다를까 술 뚜껑에 금이 가 술이 줄줄 샌 채로 왔다.


[술 칼럼니스트 취화선/drunkenhwas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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