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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새 위원장 첫마디 "공공기관 직무급 도입 즉각 중단"
기사입력 2020-01-21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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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치러진 한국노총 27대 위원장 선거에서 새 위원장에 김동명 화학노련 위원장(오른쪽), 사무총장에 이동호 전국우정노조 위원장이 선출됐다.

당선 직후 꽃다발을 목에 걸고 두 손을 들어 보이는 당선자들. [이충우 기자]

"직무급 도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정부에 요구한다.

"
21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의 신임 노조위원장에 당선된 김동명 위원장(52)의 당선 일성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노조 반대에 밀려 공공기관 직무급 도입이 더딘 상황에서 더욱 난항을 겪게 될 전망이다.

정부가 직접 통제할 수 있는 330여 개 공공기관 가운데 직무급을 도입한 곳은 겨우 5곳에 불과하다.

반면 김 위원장은 "사회적 대화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혀 당초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 이은 한국노총의 사회적 대화기구 이탈 우려는 당분간 없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실시한 선거에서 27대 한국노총 위원장과 사무총장으로 기호 2번 김동명 화학노련 위원장과 이동호 전국우정노조 위원장(55)이 각각 당선됐다.

27대 지도부의 임기는 3년이다.


이날 선거에는 전체 선거인단 총 3336명 중 3128명이 투표에 참가했다.

투표 결과 기호 1번 김만재·허권 후보가 1528표, 기호 2번 김동명·이동호 후보가 1580표를 얻어 기호 2번 김동명·이동호 후보가 50.5%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불과 52표의 근소한 차로 희비가 갈렸다.

선거인대회 현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사상 처음으로 민주노총에 제1노총 지위를 빼앗긴 상황인 만큼 일찍부터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선거인들의 관심이 높았다.


김 신임 위원장은 맞수였던 김만재 후보보다는 상대적으로 온건파지만, '사회적 대화'를 강조해온 김주영 전 위원장에 비해 강성이라는 평을 받는다.

그러나 김 신임 위원장은 일단 당선 소감에서 사회적 대화에는 계속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김 신임 위원장은 당선 후 소감에서 "사회적 대화 활성화를 원한다며"며 "업종 차원의 노사정 협의체를 원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제조업의 디지털화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노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논의할 새로운 협의체도 요구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더 이상 요구하고 들어주는 관계로는 우리 사회 민주주의가 어렵다"며 "존중이나 시혜의 대상이 아닌 정책 파트너로서 위상을 어떻게 찾을지를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사회적 대화에는 계속 참여하겠지만, 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는 계속 높여가겠다는 말이다.

이는 4월로 예정돼 있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올해 양대 노총의 최대 관심사는 총선과 차후에 있을 대선에서 얼마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느냐"라며 "민주노총과의 차별화를 위해 대화하는 모습은 유지하겠지만,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한국노총 새 지도부는 현 정부의 노동 정책에 대해 비판 수위를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김 위원장은 "한국노총은 현 문재인정부의 정책 협약자로 더불어당을 만든 주체"라고 강조하며 "민주당 내 위상 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신임 위원장의 첫 공약은 '제1노총 지위 회복'이다.

지난해 민주노총에 조합원 수를 추월당하며 제1노총 지위를 내준 데 대한 설욕을 무엇보다 우선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양대 노총의 조직력 경쟁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양대 노총이 조직원 확대를 위해 과열 경쟁으로 이어질 경우 노동 현장이 극심한 대립에 휘말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기업 관계자는 "조합원 수를 늘리기 위해 미조직 사업장을 중심으로 노조를 적극적으로 조직하려 할 것"이라며 "파견회사 노조도 최근 원청회사에 직접 교섭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고, 노조가 성과를 내기 위해 협상에서 강경한 태도를 보일 것이 우려된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해 건설 현장에서는 양대 노총의 일자리 문제로 폭력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노사 관계 전문가들은 새로 들어선 한국노총 지도부가 '제1노총 지위 회복'을 위해 선명성 경쟁에 매몰돼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공공부문 정규직화 등 노동 이슈에서 민주노총처럼 강경 투쟁에 나설 경우 미래 지향적 노사 관계와 사회적 대화를 강조해온 한국노총의 강점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국노총이 제1노총 지위를 잃었지만 조합원 수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인 것을 감안하면 노선이 잘못된 것이라 볼 수는 없다"며 "당장 강경 투쟁에 나서는 것은 한시적으로 조합원들의 마음을 살지 모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한국노총만의 색깔을 잃게 되는 소탐대실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노총 새 지도부는 당선 후 첫 공식 일정으로 이날 IBK기업은행 노조를 방문했다.

김 신임 위원장은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 로비에 설치된 천막 농성장을 찾아 이 은행 노조원들과 만나 윤종원 기업은행장에 대한 출근 저지 시위에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그는 선거 전부터 기업은행 노조 시위에 힘을 보태겠다는 입장이었고 22일 시위부터 직접 참석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지난 2일 임명된 윤 행장의 본점 출근 불발 사태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노조 관계자는 "청와대가 윤 행장을 통해 '낙하산 인사'를 단행한 만큼 이에 대한 사과가 필요하다"며 기존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김효혜 기자 / 김연주 기자 /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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