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과
기업은행의 수장이 비슷한 시기에 선임됐는데요.
한 곳은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며 혁신을 준비하고 있는데, 한 곳은 최장 출근 저지 CEO라는 기록을 세우며 불명예를 얻고 있습니다.
어떤 차이 때문일까요?
보도에 김용갑 기자입니다.
【 기자 】
윤종원 IBK
기업은행장은 지난 3일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노조가 '낙하산 인사' 반발에 나서면서 임명된 지 20일 가까이 출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윤종원 행장 지키기에 나섰지만,
▶ 인터뷰 : 문재인 /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 " 윤종원 신임 행장이 말하자면 자격이 미달되는 인사라면 모르겠는데, 경력 면에서 전혀 무슨 미달되는 바가 없습니다. 그냥 내부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비토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노조의 반발에 오히려 기름을 부었습니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대통령이 야당 시절에는 낙하산
기업은행장을 반대했는데, 낙하산을 임명했다"며 "정작 임명절차를 개선하겠다는 질문의 답은 없었다"고 비판했습니다.
결국 노조와 대화 한 번 못한 윤종원 행장은 역대 최장 출근 저지를 당한 CEO라는 기록을 세우는 불명예를 안았습니다.
과거 14일간 출근을 못했던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의 기록을 갈아치운 겁니다.
반면, 같은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은 갈등 대신 혁신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방문규 수출입은행장은 새해를 맞아 "혁신을 이끄는 수은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 인터뷰 : 방문규 / 수출입은행장
- "우리 경제의 주동력인 수출이 다시 회복될 수 있도록 수은은 올해 69조원의 여신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수치에만 머물지 않고 자금이 필요한 기업이 필요할 때 자금을 공급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방문규 수출입은행장도 기획재정부에 몸 담았던 관료 출신이지만, 이전 관료 출신 수출입은행장들과 달리 출근저지 운동 없이 취임에 성공했습니다.
임명과 동시에 첫 행보로 노조를 찾아 오후 4시부터 밤 12시까지 끝장 회동으로 소통에 나섰기 때문.
똑같은 관료 출신으로 낙하산 오명을 받은 두 국책은행의 수장의 운명이 '소통'에 의해 엇갈리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김용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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