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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2조달러 시대 연 아람코…`그들만의 잔치` 비판도
기사입력 2019-12-12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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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 기업 '아람코'가 세계 최초로 기업가치 2조달러 시대를 열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사우디 리야드 증시(타다울거래소)에서 첫 주식 거래를 시작하자마자 일일 가격 상승 제한 폭인 10%까지 올랐던 아람코는 12일에도 장 시작 초반부터 상한가로 출발했다.

한 주당 가격이 첫날 35.2리얄에서 이날 38.7리얄로 뛰어올라 아람코의 시장가치는 총 2조600억달러(약 2451조원)에 달했다.

역사상 최초로 시장가치 2조달러 시대를 아람코가 불과 1.5% 시장 공개 지분만으로 연 것이다.

아람코는 기업공개(IPO) 공모가가 확정된 뒤부터 이미 시가총액 세계 1위인 애플(1조2000억달러)을 뛰어넘는 등 글로벌 증시에 새 기록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아람코의 고공 행진이 사우디 왕실을 주축으로 중동 지역 개인·기관투자가의 이른바 '몰빵' 투자에 따른 결과라고 평가절하하고 있다.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기업가치 목표를 2조달러로 잡은 상황에서 투자자 범위를 자국 중심으로 제한해 일찌감치 '기획'된 상한가라는 비판이다.


앞서 아람코는 1.5%에 불과한 IPO 지분을 개인·기관투자가에게는 각각 0.5%, 1.0%를 할당했다.

문제는 기관투자가 몫 가운데 해외투자자 비중이 고작 23%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나머지 77%를 살 수 있는 자격은 오롯이 사우디 기업·정부기관·국부펀드 등에 돌아갔다.


1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타다울 증권거래소에서 한 직원이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 등 주요 상장 기업의 주가 등락 현황을 지켜보고 있다.

아람코 주가는 전날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뒤 이날도 상한가로 출발해 4.26%(36.7리얄) 상승으로 마감했다.

[AFP = 연합뉴스]

개인투자자도 마찬가지다.

사우디 국민과 함께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인 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오만·바레인 국민으로 한정했다.

사우디에 거주하지 않는 외국인은 아람코 주식을 보유한 사우디인과 스왑 계약을 하는 형식으로 주식을 살 수 있으나 사우디 시장 당국에서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상장 전 사우디 정부가 중동 부유층과 국영 투자펀드를 상대로 대대적 매입을 독려하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우디 연금공단, 국부펀드인 PIF, PIF의 사우디 투자회사 등이 선봉이 돼 상장 초기 매입 작업에 동원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왕세자는 '탈석유 경제'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국가 개혁 프로젝트 '비전 2030'의 실탄을 확보하기 위해 아람코 상장에 열을 올려왔다.

사우디 북서부 지역에 5000억달러(약 595조원)를 쏟아부어 미래 신도시(네옴 프로젝트)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PIF 운용 규모를 2조달러(약 2380조원)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혁신 스타트업 투자, 원전 건설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인프라스트럭처 구축, 정부 서비스 디지털화 등에 아람코 IPO 자금이 투입된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지난 6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과 회동하며 자국에 대한 인프라 투자를 독려했다.

이후 삼성물산이 사우디 내 초대형 관광·레저단지 구축 프로젝트인 '키디야 엔터테인먼트 복합단지' 개발에 참여하는 것을 검토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시장은 아람코가 비중동 증시에 두 번째로 상장할 때 제대로 된 시장 평가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역설적으로 아람코의 인위적 투자 대상 제한 조치는 해외 금융시장 변동성에 취약한 한국 등 신흥국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의 이탈을 막는 데 오히려 도움이 됐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유안타증권은 "지난달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투자자는 총 30억2500만달러를 순매도해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주요 10개 신흥국 가운데 순매도 규모가 가장 컸다"고 12일 밝혔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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