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이 분리 경영을 한 지 만 4년이 됐습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을 중심으로 각각 사업을 꾸려왔는데, 두 남매의 경영 성적표는 상반된 모습입니다.
정영석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15년 말 인사를 단행하며, 남매간 분리 경영을 시작한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이 그룹의 캐시카우인 이마트를 중심으로 스타필드, 노브랜드, 피코크 등 사업을 맡았고,

정유경 총괄사장은 백화점, 면세점, 패션·화장품 등을 담당하게 됐습니다.

분리 경영 이후 정 부회장은 해외 복합쇼핑몰 모델을 들여와 스타필드를 론칭하는 등 이마트를 기반으로 신규 사업을 펼쳐왔습니다.

또 PB상품 노브랜드를 전문점으로 확장하고, 일렉트로마트, 피코크 등 새로운 형태의 유통 매장을 선보였습니다.

정유경 총괄사장은 신세계를 중심으로 백화점·면세점 사업을 안정화 시켰고, 패션 회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통해 화장품, 생활용품 등 영역을 넓혔습니다.

다만 분리된 지 4년 후 각자 체제에서의 사업실적은 상반된 모습.

정용진 부회장의 이마트와 정유경 총괄사장의 신세계 모두 회사 외형은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을 보면 이마트는 반토막이 난 반면, 신세계는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이마트는 올해 처음으로 신세계 영업이익보다 크게 뒤쳐지는 아쉬운 성적표를 들게된 셈.

이마트의 부진에는 빠르게 변화하는 업계의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한 대응 능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온라인이나 모바일을 통해 물건을 구입하는 사람이 늘면서 업계 전반이 침체에 빠진 가운데 유독 이마트의 타격이 컸던 것.

이마트 뿐만 아니라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등 정용진 부회장이 새롭게 시도한 다양한 사업들의 성과도 기대 이하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스타필드의 경우 지역 소상공인들과 상생을 약속했다고 밝힌것과 달리 아직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는 상인들의 불만은 여전하고,

부츠 등 신규 전문점 브랜드는 불과 2년만에 구조조정에 들어가는가 하면, 이마트는 사상 처음으로 대표이사 자리에 외부 인사를 앉히는 모험을 강행했습니다.

그나마 이커머스 법인인 SSG닷컴의 매출이 늘고 있지만, 지난해부터 본사와 물류센터 건설에 난항을 겪는 등 녹록하지만은 않은 상황입니다.

반면 정유경 총괄사장이 이끄는 백화점 부문은 기존 사업과 신규 사업 모두 가시적인 성과를 냈습니다.

다른 신규 면세점들이 어려움을 겪으며 철수하는 곳도 나오는 상황에도, 신세계디에프는 업계 빅3에 진입했고, 실적도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외형 성장과 동시에 꾸준히 이익률도 개선하는 모습입니다.

이명희 회장이 여전이 이마트와 신세계의 최대주주인 상황에서 두 남매의 엇갈린 성적표가 향후 경영 승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됩니다.

매일경제TV 정영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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