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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 만난 사람] 세계 최대 PR회사 이끄는 리처드 에델만 에델만그룹 회장
기사입력 2019-12-10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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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 김대영 경제부장
최근 방한한 에델만그룹의 리처드 에델만 회장은 서울 중구 에델만코리아 사무실에서 인터뷰하면서 "한국사회는 구성원들 간 낮은 신뢰도를 끌어올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승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치면서 중국과의 대립이 계속되고있다.

세계 경제에서 뚜렷한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일본은 한국에 대해 반도체 소재 등에 대한 수출을 규제하고 나섰다.

세계 최대 PR(Public Relations)그룹인 에델만의 리처드 에델만 회장(65)은 이처럼 갈등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는 동북아 3국의 상황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최근 한국 중국 일본을 들렀다.


매일경제는 방한한 에델만 회장을 서울 중구 에델만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나 의견을 들었다.

그는 한국의 미래는 기업들의 리더십에 달려 있다고 진단하며, 특히 글로벌 기업 삼성을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한국 기업들이 국제사회에서 인지도가 높은 '제2, 제3의 삼성'으로 발돋움하면 한국의 국가 위상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보는 한국은 어떤 나라인가.
▷한국은 굉장한 나라다.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 5000만명의 인구와 3만달러의 국민소득을 기록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이라고 불릴 시기는 이미 지났고, 떠오르는 선진국(rising developed country)이라고 본다.

소득 불평등 같은 문제가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모두 겪는 글로벌 공통 현상이다.


―글로벌 사회에서 한국에 대한 평판이나 국가 브랜드가 더 좋아지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간단하다.

삼성 같은 신뢰받는 성공적인 기업이 늘어나면 된다.

삼성은 전 세계에서 신뢰받는 기업이다.

잘 관리된 이미지를 가졌으며, 기업의 많은 부분을 투명하게 유지하고 있다.

이런 우수한 기업이 더 많이 생긴다면 한국이라는 국가 브랜드도 함께 상승할 것이다.


―신뢰를 얻고 실제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 시도한 사례가 있다면.
▷삼성 등 아주 많은 글로벌 기업에서 여성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위해 제도를 수정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중요하게 부상하는 가치를 기업 경영에 반영해야 브랜드 신뢰도나 기업 평판에서 더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 사례로는 일본이 2020년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며 지속가능성을 기치로 내세운 것도 들 수 있다.


―구체적으로 기업은 국가 브랜드 가치를 어떻게 끌어올리는가.
▷전 세계에서 국가 리더십은 마비 상태에 이르고 있다.

좌우갈등 등 다양한 이유로 분화했으며 서로 싸움만 반복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기업들이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이는 한국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미국 영국 스페인 등 어느 국가에서나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한국 기업들이 리더십을 더 키워야 할 측면이 있다면.
▷한국 기업은 자사의 발전을 위해 높은 제품 신뢰성과 사업적 파트너로서 안정성을 확보했다.

다만 이를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파급력으로 재생산하기 위한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

특히 한국 사회 전반에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을 고취시키고 도전정신을 확산시켜야 한다.

한국사회의 혁신을 위해서도 기업들이 할 일이 많을 것이다.


―신뢰받는 기업이 늘어나는 것은 중요하다.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나.
▷기업은 소비자가 믿을 수 있도록 팩트를 공유하고, 자주 대화를 시도하며, 교만하지 말아야 한다.

한국은 사회적 대화를 위해 팩트를 공유하고, 구성원들끼리 자주 대화하려는 시도가 부족한 것 같다.

한국 사회가 향후 50년간 마주할 문제를 먼저 지적하고 현 상황에 관한 팩트를 적시한 뒤 나아갈 길을 제안하려고 노력하면 신뢰는 쌓일 것이다.


―위기에 처했을 때 극복하는 것도 신뢰 유지에 중요할 것 같다.


▷언제든지 문제가 터질 수 있다는 생각이 필요하며, 24시간 언제라도 대응해야 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과거와 달라진 점이 있다.

이제는 문제를 상하 지시로 해결할 수 없다.

수평적(peer to peer)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과거에는 대학교수처럼 권위적인 위치의 특정 발언자를 막으면 됐다.

이제는 유명 소비자 블로거가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것에 상시적으로 신속하고 솔직하게 대응해야 신뢰를 지켜나갈 수 있다.


―에델만은 정부, 기업, 언론, NGO에 대한 29개국의 신뢰도 지표조사를 실시해 매년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해왔다.

여기서 한국을 '저신뢰 사회'라고 규정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한국 구성원 간 신뢰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에델만이 전 세계 18세 이상 성인을 국가별로 1150명 이상 조사해 1~100점까지 점수를 매긴 결과, 한국은 46점을 기록해 불신 사회로 나타났다.

이는 브라질(46)이나 남아프리카공화국(45)과 비슷하고 세계 평균(52)보다도 낮았다.


―이처럼 낮은 사회적 신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신뢰도 문제는 부와 교육 수준에 크게 영향받는다.

교육 수준이 높은 집단(informed public)은 전 세계적으로 64점의 신뢰 점수를 보였지만 대조군은 14점 낮은 50점의 신뢰 점수를 기록했다.

한국은 그 차이가 17점으로 평균보다 컸다.

성장 과정에서 불신이 쌓여 교육의 혜택을 본 집단과 아닌 집단 사이의 신뢰도 차이가 커진 것이다.

신뢰를 회복하려면 빈부격차 해소 등 양극화를 줄이고 정치적 진영 간 대립을 줄이는 데 모든 주체가 노력해야 한다.


―갈수록 사회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정부 역할은.
▷두려움은 사회 구성원을 움직이게 하는 가장 강력한 요인 중 하나다.

이런 두려움에 대한 답을 주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

공평·형평성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하거나 교육 분야에서 이를 강화할 수도 있다.

이런 제도의 목적은 '한국이 다시 한번 한강의 기적을 만들 수 있다'는 긍정적인 기대를 주는 것이어야 한다.

특히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공포를 잘 해결해야 할 것이다.


韓日·美中갈등 오래갈수록 기업 리더십 한층 중요해져
공급망 붕괴등 각종 리스크
정부 정치권 政爭일삼을때
기업은 발빠르게 역할 수행

리처드 에델만 회장은 미·중 관계 국가위원회 위원직을 맡고 있다.

1990년대 초반부터 아버지를 따라 중국에서 다양한 시장조사를 실시하면서 맺은 중국과의 인연을 지금도 계속 유지하고 있다.

그에게 미·중 관계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해 물었다.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인 미·중 갈등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으로 전망하나.
▷두 나라는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정부 보조금을 놓고 갈등이 있었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 농산물을 구입하기로 했고, 대신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줄이면 단기적인 갈등이 완화할 수 있다.

하지만 미·중 갈등이 장기화하면 두 나라 중 한 나라가 승자가 되었다고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세계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거대한 경제 대국들의 대립과 갈등에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단일화한 글로벌 리더십이 발휘되기 어렵거나 아예 글로벌 리더십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 익숙해져야 한다.


―한국도 일본과 무역분쟁을 치르고 있는데.
▷한일, 미·중 모두 마찬가지다.

협력하는 과정에서 경쟁해야 한다.

원칙(rule)을 정해놓고 교역에 나서야 하는데 이 같은 원칙이 잘 지켜지지 않았다.

정치적 결정이 두 나라 사이의 무역이나 통상에까지 치명적인 악영향을 주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


―이 같은 외교적 갈등 상황에서 기업 리더십은 어떻게 발휘될 수 있나.
▷예를 들어 무역전쟁이 지속되면 글로벌 공급망 붕괴 등 다양한 리스크가 발생한다.

생산 자동화로 일자리를 잃는 근로자의 재교육은 누가 담당할 것인가? 글로벌 전자상거래 발달로 문을 닫는 가게나 점포가 속출할 때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정치 리더십이 아니라 기업 리더십이다.

이런 문제에는 기업이 더 관심을 두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정부는 정쟁만 반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장기적 국가 비전을 마련하는 데 기업들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세계는 커다란 산업·사회적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각국이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면 산업 변화에 잘 대처하는 기업의 리더십은 빛날 것이다.

지속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려면 개별 사건에 잘 대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당 사회나 공동체가 나아갈 방향이나 비전을 제시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 리처드 에델만 회장은…
1954년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대니얼 에델만)가 1952년 창업한 에델만그룹을 1996년 물려받아 지금까지 CEO를 맡고 있다.

△하버드대 경제학 학사 △하버드대 경영전문대학원 석사(MBA) △1978년 에델만 입사 △1996년 에델만 글로벌 회장 겸 CEO(현재) △미·중관계위원회 위원(현재)
[정리 =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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