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연결]앞에선 사과하고 뒤에선 직원들에 '모르쇠 교육'…은행 경영진 중징계 유력

【 앵커멘트 】
대규모 파생결합상품 DLF와 관련해 금융당국이 역대 최대 수준의 배상 비율을 결정했죠.
해당 은행의 경영진에 대한 중징계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됩니다.
자세한 내용 보도국 취재기자 전화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김용갑 기자!

【 기자 】
네, 보도국입니다.

【 앵커멘트 】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에 올라온 조정안건 모두가 불완전판매로 결정됐습니다. 경영진 책임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대규모 원금손실 논란이 일었던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을 판매한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 경영진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해당 경영진의 중징계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금융감독원은 DLF 관련 검사 의견서에서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과 함영주 KEB하나금융 부회장, 지성규 하나은행장을 책임자로 명시했습니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는 부의된 DLF 안건 모두에 대해 불완전판매로 판단했는데, 불완전판매의 책임자로 각 은행장들을 꼽은겁니다.

은행의 불완전판매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투자경험이 없는 60대 주부의 투자성향을 '공격투자형'으로 임의 작성하고, 손실 위험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투자경험이 없고 난청인 79세의 고령 투자자에게도 투자성향을 멋대로 분류해 서명하도록 했습니다.

심지어 고령의 해당 투자자는 치매환자였습니다.

일단 팔고보자는식으로 고위험 상품을 팔았습니다.

이같은 불완전판매 과정에서 은행 차원의 조직적인 문제점도 드러났습니다.

직원들을 교육시킬 때 손실확률이 0%라는 긍정적인 내용만을 강조하고, 내부에서 금리하락을 예측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이를 묵살했습니다.

그룹차원에서 자산관리 수수료수익 목표치를 확대해 고위험상품의 판매를 유도했습니다.

특히 KEB하나은행은 이번 손실논란이 터진 이후에도 반성 대신 조직적으로 은폐에 나섰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하나은행은 프라이빗뱅커들에게 불완전판매를 부인하는 111문항의 문답 자료를 만들어 교육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해당 문답은 "금융감독원 조사역이 관련 증거를 제시하기 전까지 그런적이 없다 또는 기억이 없다는 취지의 부인 답변이 필요하다"고 지시하고 있습니다.

증거가 없으면 끝까지 발뺌하도록 직원들에게 지시한 겁니다.

하나은행은 또 DLF 실태조사와 손해배상 검토 등의 내용이 담긴 내부문건을 삭제해 증거인멸을 하다 당국에 적발됐습니다.

하나은행은 이처럼 '모르쇠' 작전과 증거 인멸을 하면서 대외적으로는 사과에 나섰습니다.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지난 10월 "손님 보호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사과와 함께 금융감독원에 적극 협조를 약속한 바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은행 차원의 조직적인 영업 문제와 내부통제 부실 문제를 바탕으로 제재에 나설 계획입니다.

이번 분쟁조정에서 은행의 문제를 지적한 것도 경영진의 책임론이 더 커졌다고 판단되는 대목입니다.

금감원은 그동안 분쟁조정과 제재를 별개로 진행해 왔지만, 이번에는 은행 본점 차원의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이에경영진에 대한 중징계를 예고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나은행의 경우, 최근 2년간 기관주의를 받았고, 지난달 ETN 불완전판매로 기관 경고를 받았기 때문에 가중 처벌될 전망입니다.

만약 DLF 사태로 문책 경고나 정직, 해임 권고 등 중징계 가운데 하나만 받게되도 각 은행의 경영진에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보도국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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