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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치 NOW] (39) 룩셈부르크 패밀리오피스 가보니 | 1000억~1조 가문 재산…집사가 代 이어 관리
기사입력 2019-12-0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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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오피스.
직역하면 가족 사무실 정도로 해석된다.

생소한 용어다.

미국이나 유럽으로 눈을 돌리면 이런 회사가 꽤 많다.

실은 정식 경제용어로도 등재돼 있다.

패밀리오피스는 1882년 석유왕 록펠러가 세운 ‘록펠러 패밀리오피스’가 원조다.

이어 미국의 케네디, 빌 게이츠 등 유명 가문이 패밀리오피스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에만 약 3000개, 운용자금은 약 1조2000억달러(약 1350조원)에 달한다.

유럽도 이에 질세라 많은 패밀리오피스가 자리를 잡고 있다.

특히 룩셈부르크는 패밀리오피스의 성지라 할 수 있다.

인구 60만명의 작은 도시국가에 패밀리오피스는 400여개 이상 성업 중이다.


한 패밀리오피스 내부를 공개한 라자 룩셈부르크사모펀드·벤처캐피털협회장은 “이곳 패밀리오피스는 메자닌 성격의 장기투자를 선호하며 사모펀드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패밀리오피스 왜 넘쳐나나
▷상속세 없고 주식 시세차익 세금 0
룩셈부르크의 한 패밀리오피스. 유럽에서 설립된 회사 지분을 팔아 조성된 약 5000억원대 AUM(자산운용액)을 보유한 회사다.


응접실은 그야말로 화려하다.

십여 명이 한자리에 앉을 수 있을 정도의 고급스러운 테이블이 중앙에 놓여 있는 가운데 각종 벽화며 근현대 미술 작품이 방 하나를 가득 채웠다.

응접실은 때로는 근사한 만찬장으로도 쓰이고 또 국제 화상회의를 하는 자리로도 쓰인단다.


벽화 하나, 조각상 하나 범상치 않다.

초현실주의 화가 호안 미로의 유작도 있었다.

참고로 호안 미로의 작품 중 하나는 2017년 소더비 경매에서 약 350억원에 팔려나갔다고. 오너 일가 소개는 비밀에 부쳐달라 했다.


이곳 룩셈부르크에 둥지를 튼 패밀리오피스에는 은둔형 가족 소유 투자가들이 많다.


이유가 있다.


룩셈부르크는 직계 존속으로부터 받은 상속 재산에는 아예 상속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촌수가 아주 멀거나 남인 사람에게 상속받을 때도 상속세로 15%만 내면 된다.

그만큼 세금 혜택이 좋다는 말이다.

법인세도 표면적으로는 26~29%로 산정돼 있지만 기업의 지식재산권 수익에 대해서는 80%까지 세금을 감면해주는 등 각종 공제가 많아 실효세율은 10% 수준이다.

부가가치세도 15%로 EU 회원국 중 가장 낮다.

시세차익에 대한 세금도 가볍다.

주식이나 부동산은 6개월 보유 시 시세차익에 대한 세금이 없다.


그러다 보니 인근 영국, 프랑스, 독일은 물론 북유럽 부호들이 패밀리오피스의 근간을 룩셈부르크에 두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이 나라 패밀리오피스는, 활발히 활동하고 투자하되 실소유주가 누군지 자세히 묻는 것을 금기(禁忌)처럼 여기는 문화가 형성됐단다.


한국과 룩셈부르크 간 경제 교류 전문 컨설팅 회사 룩스코의 박승은 대표는 “흔히 몰타·아일랜드·케이맨제도 등 소득세나 법인세를 부과하지 않거나 15% 이하로 부과하는 곳을 ‘조세피난처(tax heaven)’라고 하는데 룩셈부르크도 어떤 기준에서는 이런 범주에 들어갈 정도로 경제 자유도가 높다.

또 영어·독일어·프랑스어를 공용으로 쓰고 법률·회계·컨설팅 서비스가 발달돼 부자들이 선호한다.

최근 브렉시트 논란 이후 영국 패밀리오피스들이 이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사례도 꽤 있다”고 설명했다.


지리적 이점 때문에 룩셈부르크를 거점으로 둔다는 설명도 뒤따른다.


유럽 어디든 비행기로 한 시간가량이면 이동이 가능하다 보니 지리적 이점을 적극 활용하려는 유럽계 가문들 둥지가 이곳에 많다.

이 때문인지 제트기, 헬리콥터 등 개인 전용기 사업을 주로 하는 현지 업체 룩사베이션(Luxavation)이 2008년 창업 후 10년여 만에 기업형 항공기 업계 세계 2위에 올랐을 정도로 급성장하기도 했다.


패트릭 한센 룩사베이션 창업자 겸 대표는 “룩셈부르크에서는 전용기 수요가 워낙 많다.

이 시장을 겨냥하고 소형 제트기, 고급형 헬리콥터 사업에 뛰어들었다.

세계 VIP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어 2015년에는 ‘이그제큐제트 항공그룹(ExecuJet Aviation Group)’을 인수하며 노선을 유럽, 아프리카까지 넓히고 있다.

직원도 1500명에 달한다.

중국계 자본 투자 유치(31% 지분)를 한 만큼 앞으로 아시아 VIP 시장을 적극 개척할 것”이라고 말했다.


룩셈부르크는 인구 60만명의 도시국가지만 400여개 이상의 패밀리오피스가 성업 중이다.

슈퍼리치 개인 전용기 수요가 많다 보니 2008년 출범한 룩사베이션은 빠르게 성장, 세계 2위 업무용 항공기 업체로 급부상했다.

▶패밀리오피스 어떻게 운영되나
▷집사 성격의 전문 대리인이 자산운용
패밀리오피스는 가문의 자산을 전담 집사 격인 대리인(펀드매니저)에게 맡겨 자산을 운용하는 형태를 띤다.

보통 패밀리오피스는 최하 1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대 정도 자산(자산운용액)을 바탕으로 출범한다.

대리인은 운용 수수료, 투자 성과 보수 등으로 돈을 번다.

대리인 자격은 다양하다.

예전 벤처투자에서 성공적으로 엑시트(투자자금 회수)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부터 주식·대체투자 펀드매니저 출신, 사모펀드 대표 출신 등 천차만별이다.


라자 메이쿠어 슈나이더(Rajaa Mekouar Schneider) LPEA(룩셈부르크사모펀드·벤처캐피털협회) 회장은 “대리인 원칙은 비밀 엄수다.

더불어 투자 스타일도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 성격의 메자닌 투자를 기본으로 주식·부동산에 직접투자하기보다 사모펀드에 돈을 대는 형태의 간접투자를 선호한다.

설립 취지가 대대손손 재산을 관리해주기 위해서기 때문에 미술품 등 장기투자 성격의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편”이라고 소개했다.


패밀리오피스는 최근 새롭게 진화하는 중이다.


예전에는 한 오피스를 한 자산운용팀이 맡았다면 최근에는 여러 가문이 뭉쳐 한 자산운용팀에 자산을 맡기기도 한다.

이른바 ‘멀티 패밀리오피스’다.

가문 간 친숙하기도 하거니와 보다 큰 투자처가 생겼을 때 자본 조달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패밀리오피스가 정보 교류의 장이자 사교 등 커뮤니티의 장으로도 적극적으로 활용된다.

패밀리오피스 소유로 요트나 고성(古城), 리조트, 와이너리를 구매해 여러 패밀리가 함께 이용할 수 있게 혜택을 주거나 와인 수확 철에는 수확 기념 파티를 여는 식이다.


라자 회장은 “이들은 재산 증식뿐 아니라 전 세계의 다양한 정보를 입수하고 이를 통해 또 다른 틈새시장을 발굴하는 데 늘 열려 있다.

그래서 국내보다는 해외 체류시간이 많고 다양한 경험을 하려고 노력한다.

단 정보를 얻는 루트는, 가문을 잘 알며 믿을 만한 금융회사·대체투자 회사 등의 애널리스트 등 오랜 기간 인연을 맺은 투자 전문가 중심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짙다”고 말했다.


최근 룩셈부르크에 아시아권 패밀리오피스가 하나둘 생기는 분위기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유럽 부호의 정보 동향을 쉽게 파악할 수 있고 비교적 외국인에게 관대한 도시국가라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0월 한국 기업 넥슨의 지주사 NXC가 룩셈부르크 소재 암호화폐거래소인 비트스탬프(Bitstamp) 지분 80%를 4억달러(약 4500억원)에 인수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넥슨은 이전에도 NXMH란 유럽법인을 통해 명품 유모차 브랜드 ‘스토케’와 레고 거래 사이트인 ‘브릭링크’를 사들인 바 있다.

김정주 넥슨 회장의 유럽 투자는 사실상 그의 패밀리오피스가 정보를 수집하고 인수 의사결정까지 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라자 회장은 “한국 금융사·투자자들의 룩셈부르크 방문이 늘어나고 있고 제휴도 활발하게 이뤄지기 시작했다”고 귀띔한다.


[룩셈부르크 = 박수호 기자 suhoz@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36호 (2019.12.04~2019.12.1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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