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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이기려 말고 올라타라…장기투자엔 인덱스펀드가 답"
기사입력 2019-12-07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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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 M ◆
"인덱스펀드로 전 세계에 장기간 분산투자하는 게 최선입니다.

이 방식은 그동안 연 9% 정도의 수익을 꾸준히 안겨줬습니다.

"
680조원을 굴리는 '큰손'의 투자 전략은 예상 밖으로 평범했다.

시장을 예측하고 매수·매도 타이밍을 노려선 안 된다며, 이런 방식이 되레 역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디멘셔널펀드어드바이저스(DFA·Dimensional Fund Advisors)를 이끌고 있는 데이비드 부스 회장 얘기다.


부스 회장은 최근 매일경제신문을 만나 투자 철학에 대해 가감 없이 말했다.

그는 지난 3일 방한해 약 이틀 동안의 일정을 소화하며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들을 만났다.

인터뷰는 약 한 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그는 "20년 전쯤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를 시작했으며 현재도 마찬가지"라며 "일 년에 한 번 정도 한국에 들어와 기관투자가들과 꾸준히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스 회장은 1981년 뉴욕 브루클린 자택에서 DFA를 창업했다.

약 40년 만에 구멍가게를 미국 수위권의 자산운용사로 키운 것이다.

9월 말 기준 운용자산 규모는 약 5794억달러(약 681조원)에 달한다.

주식과 채권이 각각 80%, 20% 정도의 비율로 편입돼 있다.

주식 중에선 미국 주식 비중이 35.6%로 가장 높았으며 미국 외 선진국(17.8%), 신흥국(12.5%), 글로벌(7.3%)이 그 뒤를 이었다.


DFA의 투자 철학은 '효율적 시장 가설'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 가설에 따르면 시장의 모든 정보는 주가에 즉각 반영돼 아무리 노력해도 초과 수익을 거둘 수 없다.

주가지수의 움직임을 쫓는 인덱스펀드를 탄생시킨 이론적 배경이기도 하다.

가설의 발상이 '주식시장이 모든 주식을 시가총액 비중에 맞춰 사둘 경우 시장 평균 수익률을 낼 수 있다'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DFA가 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금융경제학 학자들과 협업하는 것 역시 투자 철학과 맞닿아 있다.

효율적 시장 가설의 창시자인 유진 파마 시카고대 교수는 DFA 이사회 구성원이자 회사의 주주다.

2013년 라스 피터 핸슨, 로버트 실러와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으로 수상하기도 했다.

옵션 가격을 계산하는 '블랙숄즈모형'으로 1997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던 로버트 머튼 MIT 슬론경영대학원 교수는 DFA에 컨설팅 서비스를 꾸준히 제공하고 있다.


그는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민감히 반응하지만, DFA의 운용 철학은 시장 상황에 동요하지 않는 게 핵심"이라며 "우리가 보유한 과거 90년간의 미국 주식시장 데이터에 따르면 단기간의 이벤트가 장기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얼핏 들으면 수리통계적 분석을 바탕으로 투자하는 퀀트(Quant) 운용사와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DFA는 금융경제학에서 시장과 기대수익에 대한 혜안을 얻는다는 점에서 다르다.

가격과 시장의 흐름을 예측하기 위해 계량모델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DFA는 불확실한 모델이나 변수, 최적화 기법을 사용하는 대신 '기대수익'에 초점을 맞춰 투자 포트폴리오를 설계한다.

리서치와 운용, 트레이딩 프로세스를 통합해 회전율이 높아지는 것을 최소화한다.

그는 "투자리서치위원회와 투자위원회, 리서치팀의 판단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매일 효율적으로 재조정한다"며 "금융시장뿐 아니라 국제관계의 불확실성은 피할 수 없는 만큼, 더 나은 투자를 위해 시장이나 지수의 향방을 예측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DFA는 2015년 삼성자산운용과 협업을 시작하며 리테일 고객들에게도 존재감을 알렸다.

그해 11월 설정된 '삼성글로벌선진국증권자투자신탁'이 첫 번째 상품이었다.

이후에도 'KODEX선진국MSCI World 상장지수펀드(ETF)' '삼성코리아팩터인베스팅증권자투자신탁' '삼성글로벌채권자투자신탁H'까지 총 네 개의 펀드를 설정했다.

DFA는 해당 펀드들의 위탁 운용을 맡는 방식으로 참여했다.


그는 "개인투자자 역시 삼성자산운용의 ETF를 활용해 전 세계에 분산투자하는 포트폴리오를 마련할 수 있다"며 "분산투자 종목을 늘릴수록 장기적으로 러셀1000지수(미국 중대형주를 모아둔 인덱스)의 수익률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부스 회장은 시장 상황이 요동쳐도 투자 철학을 굳건히 유지해야 한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철학을 마련하느냐입니다.

전 세계 시총 비율에 맞춰 주식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장기적으로 좋은 수익을 거두리라 확신합니다.

"
[강우석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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