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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클라우드 뒤처진 한국오라클, 직원 30% 내보낸다
기사입력 2019-11-19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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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SK그룹 등 국내 대기업들이 IT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잇따라 전환하는 가운데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오라클이 올해 말까지 국내에서 최대 400여 명의 인력 감축을 단행하고 있어 주목된다.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IT기업 대형 인력 감축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2012년 야후코리아 철수 때보다 규모가 큰 대형 감원이다.


19일 IT업계에 따르면 오라클은 국내에서 유한회사로 등록된 한국오라클이 운영하는 조직과 아시아태평양지역(APAC) 본부에서 운영하는 조직을 두고 있다.

두 조직을 포함해 국내에서 일하는 인력이 연초만 해도 총 1400여 명에 달했는데 지속적인 퇴사와 구조조정을 통해 현재 인력을 1100명 수준으로 줄였고, 연말까지 부서별로 목표를 정해서 숫자를 계속 줄이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이날 "최근 오라클이 글로벌 감축을 추진하고 있는 데다 한국에서 노사 갈등을 겪고 있어 비교적 많은 인원을 감축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며 "추후 희망퇴직 조건 등에 따라 퇴사 인원이 유동적일 가능성은 있지만 국내 비즈니스 규모를 계속 축소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국오라클은 최근 서울과 춘천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하는 등 국내에 투자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여왔지만, 글로벌 구조조정과 비즈니스 환경 변화 등에 따라 감원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라클은 전 세계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시장에서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소프트웨어(SW) 기업이다.

기업 업무 환경이 클라우드로 바뀌는 시점을 맞아 주력 사업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시장이 설치형에서 클라우드 기반으로 바뀌면서 서버를 팔거나 소프트웨어를 단순 판매하던 방식으로는 예전과 같은 수익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클라우드 기반 글로벌 IT기업들이 선두권으로 치고나오면서 경쟁에서 뒤처진 것도 한몫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오라클은 지난 5월 미국 시애틀에서 300여 명의 감원을 단행하기도 했다.

오라클은 최근 국내에서도 삼성전자, 대한항공, 현대오토에버 등 굵직한 거래처를 경쟁 업체에 잇달아 내줬다.


여기에다 내년부터는 외국계 기업들이 선호하는 유한회사 형태의 기업들도 국내법상 외부감사를 받고 회계정보를 공개하도록 하면서 주식회사와 달리 기업정보 공개의무가 없었던 기업들이 부담을 갖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조조정과 성과급 삭감 등으로 국내 지사의 비용을 최소화하려는 유인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오라클 이외에도 다수의 글로벌 기업에서 소속 변경, 한국 인력 감축 등 조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오라클의 구조조정에는 한국지사 직원들과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것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오라클은 3년 넘게 내부 영업직원과 성과급 지급을 두고 민형사 소송을 벌이고 있다.

2016년 6월 고용노동부 서울 강남 고용노동지청에 한국오라클 대표이사와 호주 국적의 오라클 아시아태평양지역 애플리케이션사업 담당 부사장을 고소한 것이 노사 갈등의 발단이다.


한국오라클 노조는 지난해 5월 결성된 뒤 같은 해 8월까지 83일 동안 전면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노조는 2010년 이후 임금이 사실상 동결되고 인사 조치가 투명하지 않다며 불만을 제기해왔다.

이 과정에서 김형래 한국오라클 대표가 지난 3월 사임하고, 5월 IBM 출신인 톰 송 부사장이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오라클의 대규모 감원은 국내 IT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야후코리아가 한국에서 철수하면서 임직원 200여 명이 일자리를 잃어 큰 파장이 일기도 했다.

오라클은 지난 5월 서울리전 오픈에 이어 아시아태평양지역 최초로 파트너사와 상생 협력을 도모하는 '오라클 클라우드 혁신센터(CCoE)'를 개소하는 등 투자도 병행하고 있어 향후 어떤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할지 주목된다.


[이동인 기자 /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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