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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파장 커지는 호주 부동산 펀드-KB證 “개인만 원금 보전”…기관들 소송 채비
기사입력 2019-11-1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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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이 판매했던 호주 부동산 펀드의 부실 투자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KB증권 측은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원금 전액 보전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IBK연금보험과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한 6개 기관투자자는 지난 5월 이미 LBA캐피털의 인감 위조 등 사기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KB증권과 JB자산운용이 이 같은 사실을 숨긴 데 대해 민형사소송 등 법적 대응에 착수했다.

3000억원대 호주 부동산 부실 투자는 일선 영업부서의 ‘한방주의’와 대체투자에 대한 전문성 부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리테일 원금 전액 보전 추진
▷IBK연금보험·한투증권 등 소송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호주 부동산 펀드에 참여한 개인투자자의 원금을 전액 보전하기로 잠정 결론 냈다.

KB증권이 펀드의 후순위 출자자로 참여, 손실을 보상하는 방식이 대안 중 하나로 거론된다.

개인투자자 원금 보전은 WM(자산관리)사업부를 총괄하는 박정림 KB증권 사장이 주도한다.

호주 부동산 펀드 사고는 기관투자자 관련 세일즈를 총괄하는 김성현 KB증권 사장 소관 국제영업본부에서 발생했지만 리테일 판매분 보상 이슈는 박 사장 쪽이 떠맡았다.


단, KB증권 측은 기관투자자 손실 보상에 관해서는 ‘소송을 통해 손실 분담률을 확정 짓겠다’는 방침을 고수 중이다.

호주 부동산 펀드에 출자했던 6개 기관투자자 중 IBK연금보험은 최근 김성현 사장 등 KB증권 임직원 4명을 상대로 형사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손해배상을 위한 민사소송과 형사소송을 함께 제기하기로 했다.

익명을 요구한 기관투자자는 “6개 금융사가 소송을 진행한다는 데 이견은 없는 상황”이라며 “단, 금융사별로 투자에 참여한 시기가 미묘하게 달라 개별 소송으로 진행하기로 한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 후진성 드러내
▷‘KYC’ 원칙 뒷전…부실 검증
KB증권이 리테일 고객에 한해 서둘러 원금 보전을 추진키로 한 것은 그만큼 이번 거래가 졸속으로 추진됐다는 점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KB증권과 JB자산운용은 투자 실사의 기본인 ‘KYC(Know Your Client·고객을 정확히 알라)’ 원칙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매경이코노미가 입수한 투자설명서(IM)에는 LBA캐피털의 주요 주주(지분율 50%)가 호주 1위 개발사인 ‘랜드리스(Lendlease)’로 나와 있다.

정확하게는 랜드리스가 투자한 ‘Australian Prime Property Fund Commer cial Pty Ltd’라는 법인이 주요 주주로 소개됐다.

이 법인 설립일은 2018년 8월이다.

그러나 랜드리스가 실제 투자·관리하는 펀드는 1994년부터 운영 중인 ‘Australian Prime Property Fund Commercial’이다.

즉, 랜드리스가 소유한 펀드 이름 맨 끝에 ‘Pty Ltd’라는 법인 표기만 교묘하게 덧붙인 것이다.

LBA캐피털이 보내준 서류에만 의존해 제대로 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호주에는 국내 금융감독원 공시 사이트인 ‘다트(Dart)’와 유사한 ‘아식(ASIC·Australian Securities and Investments Commission)’에서 호주 기준 2달러만 내면 상장·비상장법인 주주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한 대체투자 전문가는 “자료 제공자의 서류 자료를 그대로 받아들여 금융상품을 제공하는 것 자체가 한국 금융의 후진성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뿐 아니다.

LBA캐피털은 ‘NDIS 1호’ 펀드 설정 과정에서 랜드리스 측과 맺었다는 ‘풋콜옵션 및 바이백옵션(일정한 가격에 되살 수 있는 권리)’ 계약서를 첨부해 보냈지만 이조차도 모두 가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호주 멜버른 소재 유명 빌딩인 ‘Australia108’의 전문의 장애요양시설 41채에 투자했다는 계약서도 거래 상대방으로 나오는 ‘페이톤(Payton)’이라는 현지 운용사 대표이사 사인을 위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류만 믿다 검증 소홀 탓
실적 ‘한방주의’ 과속
대체투자 전문성 부족

이번 거래는 수십 채 부동산 실물투자가 예정돼 있었지만 관련 전문가는 사실상 전무했던 점도 화근이 됐다는 분석이다.

KB증권 국제영업본부 K전무는 모건스탠리에서 채권 영업 총괄을 했지만 딜소싱, 구조화보다는 세일즈에 특화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KB증권이 호주 부동산 펀드를 JB자산운용의 대체투자 1~4본부를 제외하고 증권운용본부에 맡긴 것도 뒷말을 낳는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어차피 행정 역할만 수행할 펀드가 필요했기에 대체투자 관련 부서는 논의에서 아예 배제됐던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OEM’ 펀드 민낯
▷수수료 찍어누르고 이례적 자문계약
호주 부동산 펀드의 허술한 투자 정황이 속속 확인되면서 이렇게까지 검증이 부실했던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금융권에서는 실물 대체투자 비전문가였던 K전무가 NDIS 펀드 투자 과정을 대부분 주도했고 애초에 ‘OEM(주문자제조생산) 펀드’로 설정됐기에 KB증권과 JB자산운용이 서로 책임을 미루다 이 같은 사달이 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경이코노미 취재 결과, 애초에 KB증권이 형식적으로 선행이나 후행 자금 인출 요건 등을 점검할 이른바 ‘오퍼레이션 펀드’를 염두에 두고 JB자산운용과 접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매경이코노미가 입수한 모바일 메신저 대화록과 이메일 등에는 OEM 펀드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모바일 메신저 대화록을 보면 KB증권이 JB자산운용 측에 ‘수수료? 껍데기 빌리고 돌리기’ ‘이미 WM에서는 팔기로 결정 났고 행정만 할 펀드를 설정 중’ ‘수수료 연 20bp 되는지부터 알아야 한다’라고 언급한 대목이 연이어 등장한다.


KB증권과 JB자산운용 간 주고받은 이메일에서도 ‘금번 호주 딜과 관련 JB자산운용은 짜인 구조에 따라 Ops 역할만 수행하면 되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라는 언급이 나온다.

쉽게 말해 KB증권은 ‘펀드라는 껍데기만 빌려 이를 관리해줄 운용사’가 필요했고 이를 위해 JB자산운용과 접촉했다는 의미다.

실제 JB자산운용은 연 25bp(1bp=0.01%포인트)의 수수료만 받기로 돼 있었다.

사실상 업계 최저 수수료다.


KB증권 스스로가 ‘OEM 펀드’ 논란을 자초한 대목은 또 있다.

매경이코노미가 입수한 ‘KB-JB자산운용 간 금융자문계약’ 체결 관련 공문을 보면 KB증권은 NDIS 펀드 2호와 3호에 대해 JB자산운용과 추가로 금융자문 계약을 맺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자문 업무 범위로 ‘자금 조달 구조자문 및 투자 대상 자산분석’으로 명기돼 있는 점은 ‘OEM 펀드가 아니’라는 KB증권 측 주장과 배치된다는 점에서 논란거리다.


‘NDIS 펀드를 통해 1.3~1.5% 수준의 수수료를 수취했다’는 KB증권 주장도 사실과 거리가 멀다.

KB증권은 JB자산운용과 별도 금융자문 계약으로 2호 펀드 5억원, 3호 펀드 8억5000만원 등 총 13억5000만원의 수수료를 뒤로 챙겼다.


이와 관련 KB증권 측은 “통상 OEM 펀드는 운용사 실사가 필요 없는데, JB자산운용은 초기부터 단독, 그리고 기관 동행 총 3차례의 현지 실사를 진행했다”며 “현재로서는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로 JB자산운용과 논의해 투자자 손실을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홍 휩싸인 KB증권
노조 “사실 규명·책임자 처벌” 촉구
부실 투자 정황이 매경이코노미 보도로 알려지면서 KB증권은 내홍에 휩싸였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KB증권지부(이하 KB증권지부)는 지난 11월 5일 ‘호주 부동산 NDIS 게이트로 규정한다’는 성명을 내고 사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KB증권지부는 성명에서 “회사는 빠져나올 수 없는 모럴해저드에 빠졌으며 자본의 탐욕으로 인해 리스크 관리조차 장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주에서 찍어누른 낙하산 인사에 대해서는 대표이사조차도 문제점을 인지하고도 어찌하지 못하는 심각한 지주 패거리 문화가 조성돼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사건에 대해 회사 측이 투자자, PB, KB증권지부에까지 거짓 해명으로 일관해왔다는 점은 향후 노사관계에 악영향을 넘어 심각한 범죄행위”라며 “만약 사실관계를 밝히지 않고 어물쩍 넘어가고자 한다면 사실 여부를 밝히기 위해 검경에 고발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호주 부동산 펀드 투자 손실을 일으킨 KB증권과 JB자산운용을 상대로 오는 12월 현장 검사를 나간다.

다만, 당장은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DLS) 등 검사 인력 운영에 제약이 있어 사태 추이를 살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호주 부동산 펀드는 전문역량 부재, OEM 펀드 등 한국 금융의 후진성이 총체적으로 드러난 사례”라며 “향후 손실 분담 과정에서 KB증권과 JB자산운용 측이 서로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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