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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시티 100곳 짓는 인도…`한국형 인프라` 성공모델 구축기회
기사입력 2019-11-12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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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인도 전략대화 ◆
지난 8~9일 이틀간 인도 뉴델리 타지마할 호텔에서 열린 제18차 한·인도 전략대화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한국 측에서는 안충영 중앙대 석좌교수(공동의장), 신봉길 주인도 한국대사, 윤영관 서울대 명예교수, 서승열 한국국제교류재단 감사, 인도 측에서는 나우샤드 포브스 포브스 마셜 회장(공동의장), 비슈누 프라카시 전 주한 인도대사, P S 라가반 국가안보자문위원회장 등이 참석했다.

"인도 고속열차(bullet train) 등 초대형 교통망 확충과 함께 100개 스마트시티 건설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현대차·삼성·LG 등 한국 기업들이 인도 가정의 하우스홀드네임(누구나 아는 이름)이 된 것처럼 제조업의 성공을 인프라스트럭처 분야로 확대해 한국형 인프라 성공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
한국국제교류재단과 서울국제포럼, 인도 공공정책 기관인 아난타아스펜센터 공동 주최로 8∼9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18차 한·인도 전략대화에 참석한 한·인도 석학과 전직 관료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국 기업들에 인도 인프라 투자 확대를 주문했다.

중국과 엇비슷한 13억명 이상의 인구를 자랑하는 인도는 실질 구매력 평가 기준으로 세계 3위(9조4000억달러)의 거대 소비시장이다.

하지만 만연한 부패와 중앙·지방정부 간 알력, 열악한 인프라 때문에 중국 성장 속도를 따라잡지는 못했다.


그런데 2014년 집권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지하자금 양성화를 위한 화폐개혁과 통합부가가치세(GST) 도입을 통한 세제 통일을 밀어붙여 성공하면서 인도를 바라보는 시각이 확 달라졌다.

이 같은 일련의 개혁적인 친기업·친시장·성장 중시 정책에 반응한 전 세계 기업들이 미·중 무역갈등으로 투자 리스크가 커진 중국에서 벗어나 인도로 향하고 있다는 게 전략대화 참석자들의 컨센서스였다.


전략대회에 참석한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전 한국경제연구원 원장)는 "지난 5년간 인도 경제가 평균 7%대 성장을 했는데 앞으로도 매년 7%씩 성장한다면 10년 만에 경제 규모를 두 배로 만들 수 있다"며 "인도는 그동안 의욕에 비해 잠재력만큼 성장하지 못했지만 모디 총리 집권 후 성장엔진이 2단에서 3단으로 올라섰다"고 진단했다.

비자이 타쿠르 싱 인도 외무부 동아시아 담당 차관도 "정권 초기에 144위였던 세계은행의 기업하기 좋은 환경지수 순위가 63위로 올라섰다"며 인도 내 기업 환경이 극적으로 개선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한국 기업들은 제조업 분야에서는 이미 인도 시장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뒀다.

현대차는 인도 시장점유율을 사상 최대 규모인 20% 가까운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연산 30만대 규모 아난타푸르 공장을 완공한 기아차는 지난 8월 첫 차량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 셀토스를 내놨는데 두 달 새 사전예약 6만대를 받아 인도에 진출한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을 놀라게 했다.


나우샤드 포브스 한·인도 전략대화 인도 측 공동의장은 "현대차, 삼성 스마트폰, LG가전이 인도 하우스홀드네임이 된 지 오래"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국내 제조기업들이 선전하고 있지만 참석자들은 넥스트 차이나로 급부상하는 인도와의 경제협력 관계를 한 단계 격상하려면 인프라 투자에도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인도·태평양전략에 항구 개발 등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가 들어가 있을 정도로 모디 정부의 최대 관심사는 인프라 확대다.

물류 교통망은 물론 정보기술(IT)을 접목한 100개 스마트시티 건설 프로젝트는 모디 총리의 플래그십 인프라 정책이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일본이다.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와 모디 총리 간 각별한 유대 관계를 토대로 단일 국가로는 인도에 가장 많은 정부개발원조(ODA)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알짜배기 인프라 프로젝트를 대거 수주하고 있다.

델리에서 상업수도인 뭄바이까지 1250㎞ 거리의 화물 전용 철도를 건설하는 델리~뭄바이 산업회랑(DMIC), 2023년 개통 예정인 뭄바이와 아마다바드를 잇는 508㎞ 구간의 인도 첫 고속철도 프로젝트 모두 일본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안충영 중앙대 석좌교수는 "이렇게 놔두다가는 일본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같은 인프라 사업을 모조리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크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 기업은 인도 제조업 분야에선 일본을 압도하고 있지만 인프라 분야 투자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유일하게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마하라슈트라주의 칼리안∼돔비블리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참여를 위한 사전 타당성 조사를 하고 있다.

서울시가 쓰레기 매립장이었던 상암동을 개발했던 식으로 칼리안~돔비블리 지역 쓰레기장을 매립하고 신도시를 짓는 사업이다.

조충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조정실장은 "LH가 사전 타당성 조사를 하고 있는데 2년 이상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투자 사례가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건 진행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스마트시티 건설 등 인프라 구축은 한국이 강점을 가진 분야라서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서두르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조 실장은 덧붙였다.

인도 측 참석자들은 "중동 건설 경험과 플랜트 수출, 두바이 최고층 건물 건설 등 한국 건설업체들 기술을 세계가 인정하고 있고, 세종에 행정복합도시도 만드는 등 신도시를 개발한 경험과 노하우가 많다는 점에서 한국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인프라 프로젝트는 수십조 원 단위 사업이라는 점에서 자금조달(파이낸싱) 문제가 있지만 수출입은행의 인도수출금융 100억달러를 활용하면 해결할 수 있다는 게 한국 측 참석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2015년 모디 총리 방한을 계기로 한·인도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특별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수출입은행은 인도에 100억달러 규모의 금융 패키지를 제공하기로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대상 사업이 확정되지 않아 전혀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조 실장은 "스마트시티 건설사업 참여는 우리 기업의 인도 진출을 확대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현대차·삼성 제조업 성공 스토리를 인프라 사업에서 만들어내면 인프라 후속 사업이 업청나게 일어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뉴델리 = 박봉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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