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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한 반전 안겨주는 잘 빚은 우리술 `순향주`
기사입력 2019-10-19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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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박한 병 안에 든 맑은 금색 우리술 순향주. 매콤한 `한 방`을 가진 술이다.

/사진 제공=홈페이지 캡처

[술이 술술 인생이 술술-133] 기분 좋은 반전은 짜릿하다.

오늘의 술은 유쾌한 반전이 있는 우리술 '순향주'다.

순향주는 여주의 술도가 '추연당'에서 빚은 청주다.

앞서 120번째 졸고에서 소개해드린 탁주 백년향을 만든 술도가이기도 하다.


순향주는 단순한 실루엣의 원통형 투명 유리병에 들었다.

병을 흔드니 맑은 금빛 액체가 찰랑인다.

빛깔처럼 맛도 화사하겠구나 생각하며 병을 열어 술을 따른다.

술잔에서 누룩의 눅진하고 시큼한 향이 난다.


한 모금 마신다.

냉장고에서 막 꺼내서인지 꽤 차다.

첫맛이 시큼하다.

우리 청주의 전형적인 그 시큼한 맛이다.

산뜻하다.

거기에 단맛이 감돈다.

나쁘지는 않은데, 여느 청주와 크게 다르지 않다.


"별 특색은 없구나" 실망하려는 찰나, 진면목이 드러난다.

순향주가 슬금슬금 매콤한 맛을 풍기는 것이다.

속으로 "어, 이놈 봐라" 하는데 끝을 모르고 매운맛이 진해져 상당히 스파이시한 수준까지 치솟는다.

매운 기운은 술을 삼킨 뒤에도 꽤 오래 남는다.


전반적으로 술이 입에 착 감긴다.

흔히 감칠맛이라고 표현하는 그것이다.

적당히 끈적이고 적당히 달라붙는다.

말간 금빛 술에 이름까지 순향주라 그저 부드러울 줄로만 알았는데 보디감이 꽤 있다.

넘길 때 알코올 기운도 제법 느껴진다.

의외로 남성적인 술이랄까.
병을 꺼내두고 약 1시간에 걸쳐 천천히 시음했다.

온도에 따른 맛의 편차는 크지 않았다.

온도가 올라가도 입에 닿는 느낌이 달라질 뿐 전반적인 풍미는 유사했다.

한결같은 녀석이었다.

숙취는 거의 없었다.

375㎖ 한 병을 다 마셨지만, 이튿날 몸 상태가 괜찮았다.


추연당은 고문헌의 청주 제조법을 '오양주' 방식으로 재현해 순향주를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한 번에 빚으면 단양주, 밑술에 덧술을 부어 만들면 이양주, 이양주에 덧술을 한 번 더하면 삼양주다.

그러므로 오양주는 다섯 번에 걸쳐 빚은 술을 일컫는다.

이렇게 빚어 다 발효하는 데 40일이 걸린다고 한다.


거기에 좋기로 소문난 경기도 여주쌀, 우리나라 토종밀인 앉은뱅이 밀로 뜬 누룩, 암반수를 써서 만들었다.

라벨에는 여주쌀(경기미) 40%, 우리밀 누룩 4%, 정제수 56%라고 쓰여 있다.


과연 마셔보니 추연당의 설명은 과장이 아니었다.

순향주는 제대로 잘 빚은 술이었다.

하지만 내 입에는 맞지 않았다.

재구매 의사는 없다.


그럼에도 역시 좋은 술인 것은 분명하다.

취향의 문제일 뿐이다.

한번 드셔보시기를 권한다.

입에 맞는 분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알코올 도수 15도. 인터넷 쇼핑몰에서 375㎖ 한 병에 2만8000원, 3병에 약 5만4000원.
[술 칼럼니스트 취화선/drunkenhwas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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