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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하듯 감독한다`던 금감원…DLF 놓치고 라임사태 못막아
기사입력 2019-10-17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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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위 검사체계 개편 ◆
지난 8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 참석한 윤석헌 금감원장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날 윤 원장은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대해 "금감원장으로서 국민께 송구하다"고 말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금융위원회가 금융감독원의 실효성 없는 검사 강화 전략에 제동을 걸고 나온 이유는 윤석헌 금감원장이 검사 혁신을 내걸었지만 2년간 별다른 성과를 내지도 못한 채 대형 사고가 연달아 터지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 검사 시 금감원 금융투자검사국·자산운용검사국 인력을 함께 투입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주식·채권형 펀드 전체 중 47.85%(47조3111억원)가 은행을 통해 팔렸다.

증권사에서는 45조1124억원을 팔아 45.63%에 그쳤으며, 보험사는 3.17%에 불과했다.

특히 최근 문제가 된 금리 변동에 따른 파생상품이 포함된 파생형 펀드는 대부분 은행에서 팔렸다.

파생형 상품은 은행이 7조8656억원을 팔아 전체 중 67.42%를 차지했으며, 증권사는 29.37%에 불과했다.

금감원이 검사를 통해 제재를 해야 하는 곳은 증권사가 아니라 은행인 것이다.


그런데 금감원이 실제 현장 검사에 나설 때는 펀드·파생상품 전문가가 아닌 일반은행검사국만이 투입돼왔다.

금융투자검사국이나 자산운용검사국은 제외돼온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윤석헌 원장이 각 업권을 담당하는 부원장이 매달 협의체를 통해 검사 결과를 공유하고 은행, 증권, 보험 등을 매트릭스 체계를 갖춰 대응한다고 했지만 파생결합증권(DLS) 사태에서 보듯이 업권별 벽을 넘어 소통이 되지 않았다"며 "새로운 검사 혁신이 필요하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기관별로 검사를 해왔기 때문에 다른 업권 검사팀이 합동으로 들어온 사례는 적다"며 "향후 공동 검사가 진행될 경우 보다 효과적인 검사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문제는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다.

파생금융상품 중 3분의 2가 은행에서 판매되고 있지만 금감원의 은행에 대한 자본시장법 관련 제재는 최근 2년간 1건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금감원의 은행 제재는 총 59건이었다.

금감원의 은행 관련 검사 담당들이 은행법 등에 대해서는 전문성이 있지만, 자본시장법에 대해서는 전문성이 부족하거나 부서 간 '칸막이' 탓에 정보가 제대로 교류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 최근 금감원의 파생결합펀드(DLF)·DLS 중간 검사 결과 드러난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의 불완전판매 사례들은 설명의무, 적합성의 원칙, 불건전 영업행위 금지 등을 규정한 자본시장법을 위반하는 것들이었다.

'원금 손실이 거의 없다'는 마케팅 또한 자본시장법에서 규제하고 있는 사안이다.

파생상품 중 3분의 2가량이 은행에서 팔린다는 점에서 '규제의 공백'이 존재하는 것이다.

따라서 관련 규제를 새롭게 만드는 것보다는 이미 있는 규제가 제대로 적용되고 있는지부터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취임 후 금융사와의 전쟁까지 선포했던 윤 원장이 실제 검사에서는 실패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 원장이 취임 후 금융사와 전쟁도 불사하겠다며 검사 강화를 외쳤지만 대형 금융사고는 분기가 멀다 하고 하나씩 터졌고, 사후 징계만 했지 적절한 예방이나 처방에 성공한 사례는 없었다"며 "전면적인 검사 혁신, 개선이 무엇보다 시급한 시점"이라고 꼬집었다.


윤 원장은 그간 관행적 검사와 기업 부담을 우려해 폐지했던 종합검사를 부활시키는 등 검사 강화를 내세웠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윤 원장 취임 후 '삼성증권 유령주식 배당 입력 사고' '경남은행 대출금리 산정 오류' '삼성생명 즉시연금 지급 논란' '골드만삭스 불법공매도 사건' '유진투자증권 해외주식 배당 사고' '한국투자증권 채권 입력 오류 사태'를 비롯해 최근에는 금리 연계 파생상품인 DLS·DLF 불완전판매 사고와 1조원대 라임자산운용 환매정지 사태까지 대형 금융사고가 지속되고 있다.


금감원이 대대적인 검사를 통해 개선 조치를 취했다고 자신한 부분에서 다시 문제가 발생할 정도다.


금감원은 해외·국내 주식 매매 시스템에 대해 대대적인 검사를 펼친 뒤 올 7월 시스템을 전면 개선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 한국투자증권에서는 JTBC의 발행 회사채 510억원을 넘는 800억원의 매도 주문이 입력되면서 또다시 유령주식 매도 가능성이 제기됐다.


금감원은 지난 5월 KB증권에 대해 한 달여간의 종합검사를 실시한 뒤 최근 라임자산운용 연계 의혹으로 또다시 검사에 들어갔다.

종합검사가 부실했다는 개연성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이번 KB증권 검사는 총수익스왑(TRS·Total Return Swap) 거래와 관련된 테마 검사로 금감원은 지난해 이미 3개월여에 걸쳐 TRS 전수검사를 벌여 12개 증권사를 징계한 바 있다.

이후에 또다시 TRS가 검사 항목에 올랐다는 의미는 당시 검사에서 구멍이 발생했거나 검사 이후에 관리감독에 실패했다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금감원은 10년도 지난 키코 문제를 다시 들춰내면서 정작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사건사고는 막지 못하는 형국"이라며 "현재 금감원 검사 체계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영태 기자 / 김강래 기자 /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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