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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제 버팀목 소비마저 마이너스…연준 경기진단도 `우울`
기사입력 2019-10-17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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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성장을 이뤄왔던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공식적으로 우울한 경기 진단을 냈다.

연준은 경기 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을 통해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미국 경제가 '다소 미약한(slight-to-moderate)' 수준으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6~8월 베이지북에서 미국 경제 성장세를 '완만한(modest)' 수준으로 평가했던 것보다 경기 판단 수위를 한 단계 낮춘 셈이다.

또 베이지북은 "기업 대부분이 경제 확장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앞으로 6~12개월래 성장 전망을 많이 낮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이지북은 미국 12개 연방준비은행 관할 지역의 경기 흐름을 평가한 것으로,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때 기초 자료로 쓰인다.

연준은 베이지북에서 글로벌 경기 둔화와 무역갈등을 미국 경제의 최대 걸림돌로 꼽았다.

특히 '소비지표'에 대해 연준은 "새로운 관세 탓에 소매·제조업 분야에서 투입 비용이 늘어났고 소매 부문에서 업체들이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하고 있다"며 소비자 부담이 커지는 상황을 지적했다.


미국은 9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이 쪼그라들었다.

8월 이후 제조업 생산지표가 꾸준히 악화된 가운데 경제 버팀목이 돼오던 소비지표마저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이 3분기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올해 3% 성장이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연준은 17일 9월 산업생산이 전달보다 0.5% 줄었다고 발표했다.

지난 8월에는 0.6% 증가했지만 이내 위축 국면에 접어든 것이다.

같은 날 발표된 신규 주택 착공 및 건축허가 건수 모두 감소했다.

앞서 미 상무부가 발표한 '월간 소매·식품판매' 보고서에 따르면 9월 소매판매액(5256억달러)은 전달보다 0.3% 감소했다.

소매판매액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지난 2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시장에서는 0.2% 늘어날 것으로 예측해 충격이 컸다.


미국 컨설팅업체 그랜트손턴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은 천천히 움직인다.

이번에 소매판매 변동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일찌감치 소매 업계에 찬바람이 불어닥친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4분기에는 더 둔화되겠지만 작년 12월 같은 혼란이 되풀이되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다음달 추수감사절, 블랙프라이데이 등 대규모 '쇼핑 시즌'을 앞둔 상황인데도 소비가 더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작년 12월은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과 중국산 수입품 추가 관세 부과 여파로 소비지출 증가세가 10년여 만에 바닥을 쳤던 때다.


한편 소비자 금융정보업체 뱅크레이트는 "현재 미국인 69%가 경기 침체를 대비하고 있다"면서 "이들 중 가장 많은 44%가 소비 줄이기, 33%는 저축 늘리기, 31%는 카드 빚 갚기(복수응답)였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16일 밝혔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경기는 이미 꺾였다.

미국 제조업 경기를 가늠하는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6월 이후 10년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9월 서비스업 PMI도 52.6으로 전월 56.4보다 큰 폭 하락했다.

이는 2016년 8월 이후 3년여 만에 최저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자 시장 전문가들은 이달 말 3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감률 발표를 앞두고 예상치를 낮춰 잡고 있다.

소매판매지표 발표 이후 CNBC와 무디스애널리틱스는 3분기 미국 GDP 증가율이 1.5%에 그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달 4일 예상치인 1.7%에서 0.2%포인트 낮췄다.

영국의 글로벌 경제 전망 기관인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심지어 미국 3분기 GDP 증가율을 1.2%로 전망했다.

뉴욕 연방은행은 앞으로 12개월래 불황이 닥칠 가능성이 35%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수치상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4월 이후 불황 가능성이 가장 높다.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의 자회사인 무디스애널리틱스도 향후 12~18개월 뒤 글로벌 경기 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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