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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발빼자 발톱 드러낸 푸틴…사우디와 전략적 동반자 선언
기사입력 2019-10-15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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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를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왼쪽)에게 선물을 주고 있다.

[TASS = 연합뉴스]

지난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선언 이후 중동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미군이 중동에서 발을 빼자 중동 지역 영향력 확대를 호시탐탐 노리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중동의 대표적 친미 왕정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서로 죽고 죽이던 쿠르드족과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은 손을 잡았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는 상황이 뜨거운 중동 사막을 더 달구고 있는 셈이다.


푸틴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과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등 사우디 왕실 지도부를 만나 시리아 내전, 예멘 사태, 이란과의 갈등, 걸프 해역 안보 등 중동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고 사우디 국영 SPA통신이 보도했다.

SPA통신에 따르면 사우디 외무부는 이날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서 우호를 증진하기로 했다"며 "농업·항공·보건·문화 분야에서 협약 20건을 맺고 100억달러(약 12조원) 규모로 합작 법인 30개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살만 국왕은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가 중동에서 활발한 역할을 하는 점을 높이 산다"며 "테러리즘 대처뿐 아니라 중동의 안보, 평화, 경제 성장 등 모든 분야에서 푸틴 대통령과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사우디를 좋은 우방이라고 여긴다"며 "사우디가 관여하지 않으면 중동의 현안 어느 것도 진전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포브스는 "중동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은 확실히 감소하고 있고, 러시아가 그 영향력을 높이고 싶어한다"고 지적했으며, 영국 언론 익스프레스는 "사우디 정권 내에서 석유시설 피격 당시 배후로 지목된 이란에 대해 미국이 적절한 대응에 나서지 않았다는 불만이 높았다"고 보도했다.


터키의 시리아 북서부 지역 침공과 맞물리면서 러시아의 위상이 더욱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군의 철수와 터키의 침략은 러시아가 책임 있는 중재자 역할을 하도록 만들고 있다"며 "이 지역의 많은 이가 미국의 지도력을 불안정하게 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지적했다.

시리아 정부를 지원해온 러시아는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 척결을 선언한 터키군의 공격이 본격화하자 쿠르드족과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이 이끄는 시리아 정부군 간 협상에서 중재자 역할을 했다.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은 터키 국경에서 불과 20㎞ 떨어진 곳까지 병력을 전진 배치했다.

시리아 정부군이 북동부에 돌아온 것은 2012년 여름 수도를 방어하기 위해 철수한 이후 7년 만이다.

'터키 대 쿠르드족' 간 대결에서 '터키 대 시리아' 간 대치로 전투 성격이 변하게 됐다.

자칫 터키와 시리아 간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시리아 정부군의 전진 배치는 시리아 전역에서 정부의 권위를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과 그를 지원하는 러시아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같은 날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시리아 쿠르드족에 대한 군사공격을 감행한 터키에 무기 수출을 제한하는 데 합의하는 등 압박에 나섰다.


국제사회의 비난이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 관료들과 정부 부처들에 제재를 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에 대한 철강 관세를 지난 5월 인하되기 이전 수준인 50%까지 인상하는 한편 미국 상무부 주도로 터키와 진행하던 1000억달러 규모의 무역합의 관련 협상을 즉각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의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카드를 두고 보여주기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미국 정계에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정책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공화당 소속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성명을 내고 "시리아에서 미군을 철수시킨다면 이슬람국가(IS)가 부활할 것"이라며 현 행정부의 대응 방식에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수 결정을 뒤집을 합의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의회 전문 매체인 더힐이 전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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