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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외감법’으로 상장사 회계법인 교체 쓰나미-삼성전자 감사인 누가?…빅4 판도(삼일·삼정·한영·안진) ‘흔들’
기사입력 2019-10-1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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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감사인제 시행으로 업계 1위 삼일회계법인 위상에도 변화가 일지 관심이 쏠린다.

회계법인 업계가 폭풍 전야 분위기다.

신 외부감사법 도입에 따라 2020년부터는 외부감사인(회계법인)을 6년 자유 선임하면 3년은 새로운 외부감사인을 지정(주기적 지정제)받도록 회계제도가 바뀐다.

2014년부터 감사인을 자유 선임해왔던 상당수 기업은 2020년부터 정부가 정해주는 새로운 회계법인에 재무제표 감사를 맡겨야 한다.

삼성전자와 주요 금융지주 등 ‘대어’ 향방에 따라 회계법인 업계 판도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20개 회계법인 1차 등록
▷중소형사 대거 탈락 논란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6월까지 등록을 신청한 회계법인 중 20개 회계법인이 상장회사 감사인으로 등록됐다.

신 외감법 도입에 따라 금융당국은 감사 품질 제고를 위해 금융위에 사전등록한 회계법인만 상장사의 감사인이 될 수 있게 했다.


업계 예상대로 20개 법인에는 중대형 회계법인이 이름을 올렸다.

‘빅4’ 삼일·삼정·한영·안진회계법인이 이름을 올렸고 삼덕·대주 등 중견 회계법인 5개와 중소 회계법인 11개가 등록됐다.

이번에 등록된 회계법인은 내년 주기적 지정제 감사인으로 선정될 수 있다.

이들 회계법인 가운데 주기적 지정제 감사인 선정 여부는 10월 14일 사전 통지된다.

금융위는 지난 9월 말까지 등록을 신청한 나머지 23개 회계법인에 대해서는 2차(올 12월), 3차(내년 1월)에 거쳐 순차적으로 등록 심사 결과를 발표한다.


이번 결과와 관련, 회계법인 업계에서는 희비가 명확히 갈렸다.

신 외감법 시행으로 서울은 40명, 지방은 20명 이상 회계사를 보유하지 못한 회계법인은 상장사 감사를 할 수 없는 탓에 이에 대비하려는 중소 회계법인 간 이합집산이 늘었다.

한국공인회계사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9월까지 회계법인 28곳이 합병이나 분할합병을 통해 합병사 15곳으로 몸집을 키웠다.

업계에서는 중소 회계법인을 중심으로 ‘회계사 수와 감사 품질을 연결 짓는 것은 대형 회계법인에 유리한 조치’라는 반발이 지속적으로 터져나왔다.

이 때문에 회계법인 업계에서는 지정감사인 선정 기준과 관련한 논란이 거듭될 전망이다.


지정감사인제 시행과 관련해 무엇보다 회계법인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슈는 초대형 상장사의 외부감사인 교체다.

주기적 지정제 시행으로 2014년부터 감사인을 자유 선임해왔던 대부분의 상장기업은 2020년부턴 정부가 정해주는 새로운 외부감사인에게 회계감사를 받아야 한다.

정부는 등록 회계법인의 회계사 수나 벌점, 피감사 법인의 자산 규모 등을 고려해 주기적 감사인과 지정 대상 상장사를 매칭한다.

사실상 금융당국이 강제 지정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상장사 감사인 교체 여부는 개별 회계법인의 영업력과는 무관하다.

그럼에도 회계법인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대어급 상장사를 중심으로 특정 회계법인이 맡게 될 것이라는 식의 소문이 무성하다.


▶삼성, 40년 만에 감사인 교체
▷금융지주 알짜 자회사 눈독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감사인 주기적 지정제 본격 시행으로 당장 내년 감사인을 바꿔야 하는 상장사만 220곳에 달한다.

220개 사 중 코스피 상장사는 134개 사, 코스닥 상장사는 86개 사였고 평균 자산 규모는 약 4조6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SK하이닉스, 현대중공업, 에쓰오일(S-OIL), 롯데케미칼, CJ제일제당, CJ ENM, 카카오, 엔씨소프트 등 시가총액 상위 23개 사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4대 금융회사 중에서는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보험사 중에서는 삼성생명·현대해상 등의 감사인 지정이 전망된다.

현대자동차와 포스코, LG전자, SK텔레콤, 우리금융지주 등은 기존 감사계약 기간이 남아 있거나 감리에서 위반사항이 적발되지 않아 감사인 지정이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감사인 교체는 무려 40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1970년대부터 삼일회계법인이 외부감사를 독식해왔다.

제도 변화로 업계 1위 삼일은 최소 3년간 삼성전자 감사를 맡지 못한다.


삼성전자의 감사보수 자체는 그리 대단한 편이 못 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삼일회계법인에 2018 회계연도 감사용역 보수로 44억원을 지급했다.

세무 자문 등 비감사용역 보수를 포함할 때 삼일이 한 해 삼성전자로부터 받은 수수료는 50억원대로 파악된다.


그러나 회계법인 업계에서 ‘삼성전자 감사인’이 갖는 의미는 간단치 않다.

글로벌 초일류 기업의 감사인이 된다는 것은 ‘전 세계 어떤 기업의 감사도 믿고 맡길 수 있다’는 보증수표를 얻는 것과 같다.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삼성전자는 252개의 종속기업과 45개의 관계기업이 얽히고설켜 있다.

그만큼 재무제표가 복잡하고 감사 범위 또한 방대하다.

대형 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는 “삼성전자에 관심이 많은 것은 결국 수백 개에 달하는 자회사 때문”이라며 “감사인 교체로 해외 사업장의 회계 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회계법인 업계에서는 3, 4위 딜로이트안진과 EY한영의 각축전을 예상한다.

2018 사업연도 기준 자산총액 1위는 삼성생명, 2위가 삼성전자. 현재 모두 삼일이 감사인이다.

주기적 지정제는 자산총액이 높은 회사부터 순서대로 감사인 지정 점수가 높은 회계법인을 지정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업계 2위 삼정회계법인이 자산 규모 1위 삼성생명을 수임하면, 나머지 2곳이 삼성전자의 새 감사인 후보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회계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새 감사인으로 안진회계법인을 조심스레 점치는 가운데 한영회계법인도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삼일, 해외법인 감사는 굳건
▷예비통지 시 재지정 신청 잇따를 듯
이에 따라 그동안 확고부동하던 삼일회계법인의 감사 시장 1위 지위가 흔들릴지가 관심사다.

삼일의 경우 삼성전자, KB금융지주 등 장기 우량 고객사를 포함해 내년에만 47개 기업이 새로운 감사인을 찾아야 한다.

반면, 안진은 최대 수혜를 볼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로 인해 빠져나가는 고객이 거의 없다.

2017년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로 영업금지 조치를 받았던 탓에 일정 기간 신규 수주를 하지 못한 때문이다.


단, 삼일 측은 주요 고객사의 감사인 교체에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는 국내법 조항으로 한국법인에만 적용된다.

삼성전자 해외법인 수백 곳은 자유 수임이 가능하다는 데 기대를 건다.

삼일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는 “한영이나 안진이 삼성전자를 제대로 감사할 역량이 되는지 의문을 품는 시각도 적지 않다.

삼일의 핵심 파트너 또는 디렉터급을 중심으로 스카우트에 나설 가능성이 높지만 3년만 지나면 다시 자유 수임으로 바뀌는데 리스크를 감수할 유인은 별로 없어 보인다는 것이 내부 중론”이라고 귀띔했다.


회계법인들이 또 하나 주목하는 시장은 바로 금융지주다.

삼성전자 못잖게 돈 되는 자회사가 워낙 많아서다.

한 예로 KB금융지주가 지난해 감사보수로 삼일회계법인에 9억4900만원을 냈지만 자회사인 KB국민은행은 25억3900만원을 지불했다.

이 외 KB자산운용, KB손해보험, KB생명보험, KB국민카드, KB증권, KB인베스트먼트 등이 KB지주의 자회사로 삼일의 감사를 받았다.

금융지주사는 자회사를 모두 합칠 경우 50억원대에 달하는 감사보수를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삼성전자 한 곳이 삼일에 지급했던 감사보수를 훌쩍 뛰어넘는다.

물론 금융지주사의 감사인으로 지정된다고 자회사 감사를 저절로 얻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통상 금융지주사는 보수적인 조직문화 특성상 지주사와 자회사 간 회계법인을 일치시켜왔다.


당장 관심을 받는 금융지주사는 자산총액 6위인 신한금융지주와 7위 KB금융지주다.

이들은 각각 삼정과 삼일이 감사해왔다.

회계업계에서는 신한금융지주를 삼일이, KB금융지주를 한영이 가져갈 가능성을 점친다.

삼정은 한영보다 지정감사인 점수는 더 높을 것으로 보이지만 자산 규모 1위 삼성생명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아 금융지주 매칭에서는 제외될 것이란 예측이다.


한편, 금감원이 10월 중 기업과 회계법인에 지정감사인 예비통지를 하면 재지정 신청이 잇따를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업종별 분배를 고려하지 않고 지정하기 때문에 경쟁 기업들이 동일 회계법인에 배정될 수 있는 점도 기업들에는 부담 요인이다.

지정받은 기업에 인수합병(M&A) 자문 등 비감사 업무를 맡고 있거나 파트너(지분 보유 임직원) 중 배우자가 해당 기업의 임직원일 경우 회계법인 입장에서 독립성 이슈에 휘말리는 것도 변수다.


[배준희 기자 bjh0413@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28호 (2019.10.09~2019.10.1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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