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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연장` 세대간 일자리갈등 새 불씨로…기업은 "인건비 부담"
기사입력 2019-09-18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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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정년후 계속고용' 추진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활력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사진 = 연합뉴스]

정부가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생산연령인구를 확보하고 고령자 고용률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내놓은 것에 대해 기성세대들은 정년 연장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했지만 세대 간 갈등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다.

더불어 기업들도 연공서열에 따른 호봉 체계가 깨지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년만 연장하게 되면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목소리를 내놨다.


18일 정부가 내놓은 각종 대책에는 장년들의 재취업 준비와 점진적 퇴직 준비를 돕는 '장년근로시간단축'과 이에 따른 임금 감소액 일부 보전, 재취업 지원 서비스를 통해 퇴직 후 신속한 재취업을 돕는 방안, 60세 이상 고령자고용지원금을 분기당 27만원에서 30만원으로 늘리는 대책 등이 포함됐다.

추가로 고령자 고용 연장을 위한 직무 재설계와 근로 조건에 대한 컨설팅도 확대하기로 했다.


핵심은 고령자 계속고용제나 국민연금 수급 시까지 고용을 유지하도록 하는 등의 방안을 2022년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하기로 한 것이다.

정부가 일본의 사례라며 계속고용제도를 소개한 내용을 보면 60세 정년 이후 일정 연령까지 고용 연장을 기업에 의무화하고, 그 방식은 재고용 혹은 정년 연장 또는 폐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사례라면서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과 연계한 고용 연장 방안에 대한 계획도 검토하고 있음을 알렸다.

현재 만 62세부터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는데 2023년에는 63세, 2028년에는 64세, 2033년에는 65세로 점차 늦춰지는 만큼 이에 맞춰 정년을 연장하거나 고용을 유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기자들을 만나 "앞서 정년을 만 60세로 연장하는 것을 법제화하는 데도 23년의 시간이 걸렸다"면서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밝혀 언제까지 검토하고 도입할 예정인지 혼선을 초래하기도 했다.


이미 발등의 불이 돼버린 인구 감소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더는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지난 10년 동안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 정부가 지출한 예산은 100조원이 넘지만 개선 조짐은 없다.

통계청은 올 초 올해 출생아 수가 지난해보다 더 줄어든 30만9000명, 합계출산율은 더 낮아진 0.94명이 될 것으로 추정한 바 있고, 실제 작년 기준으로 OECD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1 미만(0.98)인 유일한 국가가 한국이다.

출생아 수도 30만명(32만7000명)이 위협받는 수준이다.

앞서 3월에 장래인구특별추계를 한 결과도 다르지 않다.


총인구 감소 시점은 2031년에서 2028년으로 3년 앞당겨지고, 생산연령인구도 2018년을 정점으로 더 빠르게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속수무책인 상황에서 이제 출산율 제고를 위해 노력하는 것과는 별개로 인구 감소 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정부가 생산연령인구 확보를 위해 정년 연장 카드를 공식화하고 나섰지만, 당장 인건비 부담이 늘어날 기업들과 취업난을 겪고 있는 청년 세대로부터 문제 제기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발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50대 인구가 20대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잘 아는 정부가 세대 간 갈등을 부추기면서라도 총선에서 이기고 말겠다는 발상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당장 일자리 부족으로 실업 상태에 놓여 있는 청년들에겐 날벼락 같은 소식이다.

청년들이 취업하고 싶어 하는 좋은 일자리를 앞으로 586세대(50대, 1980년대 학번, 1960년대생)가 더 오래도록 붙잡고 있게 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철승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앞서 한 언론과 인터뷰하며 "정년 연장 논의를 하려면 386세대(현 586세대)의 임금 삭감 논의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면서 "연봉 1억원 근로자 고용을 5년 연장하면 5억원이 더 드는데, 기업은 당장 연봉 3000만원인 청년 고용을 몇 자리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도 "정년이 연장되면 한정된 정규직 일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 청년들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면서 "청년 일자리가 줄어들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라고 예상했다.

채용의 가장 큰 몫을 담당하고 있는 재계에서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왔다.

재계 관계자는 "오히려 정년을 폐지해 노동시장을 유연화하는 쪽으로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년 연장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하더라도 급격한 제도 도입은 사회·경제적으로 부정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

직무급으로의 임금체계 개편이나 임금피크제의 확대 없이 정년만 연장하게 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최희석 기자 /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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