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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포커스] `평화 경제`의 과잉 낙관주의
기사입력 2019-08-20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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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5일 문재인 대통령의 경축사는 최근의 남북 관계 위기에도 불구하고 낙관주의로 가득 차 있었다.

문 대통령은 남북 경제협력을 통해 '평화 경제'를 이루고 2045년에 "하나 된 나라로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친야당 언론은 경축사를 비판하고 있고 친여당 언론은 극찬하고 있는데, 필자는 한국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외국인으로서 대통령이 말한 이 희망과 약속을 냉정하게 분석할 생각이 있다.

경축사를 보면 착각과 과장, 구호와 근거 없는 낙관주의가 많지만, 한반도의 미래에 기여할 수 있는 주장도 없지 않다.


당연히 남북 간의 회담과 교류로 이뤄질 점진적인 평화통일은 2045년에도, 2070년에도 불가능한 일이다.

판단력과 분석력이 대단하며, 생존 전략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천재들인 북한 엘리트계층은 이 시나리오를 매우 무섭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단계적인 점진적 평화 통일을 위한 준비는 불가피하게 남북 간 민간 교류의 확대와 북한의 자유화를 가져온다.

북한 엘리트 계층은 교류 확대와 자유화가 북한 국내 안정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안다.

북한 백성들은 일인당 소득이 25배나 높은 남한이 얼마나 자유롭고 풍요롭게 사는지 깨닫는 순간, 즉각적으로 체제에 대해 매우 심한 불만과 적대감을 느낄 것이다.


즉, 북한이 통일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하자마자 체제가 흔들리게 되고, 엘리트계층의 특권을 파괴할 심각한 위기 또는 혁명적인 체제 붕괴까지 가능할 것이다.


이것은 통일이 있을 수도 없는 일이란 것을 결코 의미하지 않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가능한 통일 시나리오는 동서독처럼 체제 붕괴가 초래할 흡수통일뿐이다.


문제는 흡수통일은 바람직한 시나리오가 아니며, 사실상 악몽이다.

북한 체제 붕괴는 첫 단계에서 북한 내부의 유혈사태와 주변 강대국의 무력 개입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무혈 민주 혁명'이 생길 가능성은 없다.

그러나 남북한이 이러한 위협을 잘 극복하고 통일을 이룩할 경우에도, 이러한 흡수통일은 남한 경제에 치명적인 부담이 될 것이다.

남한 정치인들은 '통일 대박'이나 '통일 편익'을 말하길 좋아한다.

그러나 일인당 소득이 짐바브웨보다도 많이 낮고, 포장도로가 거의 없는 나라의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역설적으로 이러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남북 간 생활 수준 격차는 통일 이후 수십 년 동안 여전히 남아 있을 것이며, 남북 주민 간 심한 상호 불만과 갈등을 초래할 것이다.


점진적인 통일은 불가능하며, 흡수통일은 가능하지만 바람직하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거의 유일한 대안은 남북한의 장기적인 평화공존이다.


평화공존의 시나리오에는 중요한 그림자가 있다.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으며, 가끔 외교 목적으로 도발을 할 것이다.

다른 편으로 북한 정권은 체제 유지와 국내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서 인권유린을 자행할 것이다.


남한 입장에서 이 시나리오는 다른 대안이 없는 '차악'이다.

서울은 평화공존의 유지·촉진·강화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의 '평화 경제' 이야기는 '신성장동력'이 아니며, '새로운 한반도'도 당연히 꿈뿐이다.

그래도 남북 협력은 평화 공존에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다.


당연히 남북 협력에 경제적인 희망을 걸면 안 된다.

50배의 경제규모 격차가 있는 남북한이 평등하게 협력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북한 측은 언제나처럼 상호주의적 교류 대신에 일방적인 지원에만 흥미를 보이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쇄국정책을 체제 유지의 필요조건으로 여기는 북한 측은 개성공단과 같은 엄격한 감시와 제한을 협력의 전제조건으로 삼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협력은 의미가 있다.

제한적인 교류와 협력의 확대도 북한 서민들을 도와줄 뿐만 아니라 북한 국가·사회의 진화, 즉 단계적인 시장화에 이바지할 것이며, 흡수통일의 악몽 회피와 평화공존의 추진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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