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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부동산 규제 중독의 종착역
기사입력 2019-08-20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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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삶에 가장 근간이 되는 항목은 주거 문제이며, 주택은 이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부인하긴 어렵다.

오랜 기간 민간과 공공 부문에서 주택이 건설되고 공급돼 왔지만, 아직도 서울 등 일부 지역은 주택 보급률이 100%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런가 하면 서울 등 대도시 주택 상당수는 준공된 지 30년이 넘어 노후화에 따른 대응이 절실하다.

한편으로는 경제발전으로 국민의 주머니 사정도 나아지면서 주택을 단순히 살아가고 머무르는 공간이 아니라 자신들의 삶을 투영하는 공간의 의미로 받아들이는 경향마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른 다양성과 창의성이 가미된 질 높은 주거 공간의 수요도 함께 급증하고 있어 신축 주택에 대한 관심과 인기는 더욱 높아져 간다.


이러한 부동산 시장의 환경 변화를 도외시한 채 최근 정부는 분양가상한제 민간택지 적용 확대를 추진하는 대책을 내놓아 이미 규제로 절어 있는 국내 부동산 시장에 상당한 충격과 당혹감을 안겨주고 있다.

재건축 사업은 세제나 대출 강화 등의 간접적 규제에다 초과이익환수제 부활과 안전진단 기준 강화 등 직접적 규제로 이미 단단히 잠금장치가 돼 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8년 9·13 부동산대책 이후 34주 만에 소폭의 가격 반등 조짐이 나타나자 마치 유령을 본 듯 놀라서 분양가상한제 강화라는 규제 덧칠을 하겠다는 것이니, 규제 중독 수준은 도를 넘어선 듯하다.


정부의 일방통행식 부동산 정책 추진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의문이 든다.

먼저 재건축 사업 특징 중 하나가 장기적 투자 성격이 강하고 투기 수요는 단기적 고수익을 목표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왜 재건축 현장이 투기의 온상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정죄돼야 하는가라는 점이다.

특히 정부는 서울 강남 재건축 현장 전체가 마치 투기 수요가 모여드는 곳이고 비도덕적인 것처럼 강조하지만, 딱히 그 주장을 입증할 만한 명확한 자료를 제시하는 것 같지는 않다.


다음으로 분양가상한제는 신규 분양주택의 가격을 인위적으로 낮춰 주변 시세를 끌어내리려는 것인데, 역대 정부를 비롯해 지금까지 그 성과를 체감할 수 있는 사례를 찾아보긴 힘들다는 점이다.

청약통장 가입자 2400만명, 서울 1순위 청약대기자가 360만명에 근접하고 인기 지역 청약경쟁률이 수십 대 1을 넘는 현실에서, 공급 주체인 조합이 추가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분양가를 낮춰야 할 마땅한 이유도 알기 어렵다.

또한 그렇게 하는 것이 사회적 형평과 정의에 부합하는지도 의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제한된 기본형 건축비의 범위 내에서 다양성과 창의성이 가미된 미래지향적 주택을 만들어 낸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주택의 질적 향상을 포기한 채 하향 평준화 방향으로 몰아세우는 가격 통제의 틀, 분양가상한제가 결코 21세기 한국 사회에 적절한 선택으로 보이지 않는다.


재건축 일반분양분의 가격 통제는 조합원의 추가 부담과 사업성 하락은 물론 공급 위축을 초래해 오히려 가격 불안을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다른 대안이 없는 서울 도심 신규 주택 공급의 싹마저 잘라 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규제로만 억누르면 일시적으로 효과가 있는 듯 보이더라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부작용만 남긴 채 본래 모습으로 되돌아갔던 이전의 많은 사례를 반추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의 우리 부동산 시장은 마치 압력밥솥과 닮아 있다.

겉은 미동도 없이 보일지라도 속은 펄펄 끓고 있어 적절한 때에 압력을 조금씩 빼주지 않으면 결국 폭발하고야 만다.

현재로선 일방통행식으로 내달리는 정부의 질주를 막을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수요 부족과 가격 불안의 발원지라고 할 수 있는 서울 도심에 재건축 등 정비사업의 규제를 완화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공급을 도모해야 한다는 대안 제시는 대답 없는 메아리에 그치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중독의 종착역은 과연 어디쯤일까.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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