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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중 7명 "혁신성장은 구호뿐"… 57% "최저임금 내렸어야"
기사입력 2019-08-20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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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영학회 융합학술대회 ◆
19일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린 `제21회 한국경영학회 융합학술대회`에서 황재훈 한국경영학회 하계조직위원장과 조동성 인천대 총장, 김석수 부산대 교수, 남두우 인하대 교수, 이윤철 한국항공대 교수(왼쪽부터) 등이 `한국의 대학혁신`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김재훈 기자]

매일경제와 한국경영학회가 경영학자 26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동 설문조사에서 경영학자 10명 중 7명은 문재인정부 주요 국정과제인 '혁신성장'과 '규제개혁' 정책에 대해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정책을 학점으로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는 절반가량이 낙제점인 'F학점'을 줬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주요 국정과제로 내세운 '혁신성장'에 대해서는 실망스럽다는 의견이 70%에 육박했다.

매우 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45.4%, 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23.4%에 달했다.

특히 '규제개혁'이란 슬로건은 구호에 그칠 뿐 구체적인 개혁안이 없다는 점이 43.5%로 나타나 가장 많은 비판을 받았으며 오히려 규제가 늘어나고 있다는 의견도 16.4%나 됐다.


문재인정부 주요 정책을 경영학자 265명이 평가한 결과는 '낙제점(F학점)'이었다.

265명 가운데 절반가량인 126명이 이같이 평가했다.

대학에서 '재수강'이 권고되는 C·D학점을 준 학자도 각각 23명, 59명에 달했다.

C·D·F학점을 준 학자의 비중은 77.3%에 달한다.


이처럼 인색한 평가를 내린 것은 문재인정부 주요 정책이 한국 경제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길과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경영학자들은 정부의 지나친 개입과 규제, 간섭(30.1%)과 국가·기업 경쟁력의 근본적인 약화(19.7%) 등을 지적했다.

혁신성장과 규제개혁을 이야기하지만 이를 제대로 실천하지 못한 채 정부가 지나치게 개입하고 규제함으로써 기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박기우 성균관대 교수는 "지금 정부는 시장보다 정부가 우월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시장도 불완전하지만 정부는 더 불완전하기 때문에 정부가 모든 것에 개입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혁신성장이라는 말 자체도 정부가 만들어서 개입을 하는 것인데 시장이 수요와 공급에 따라 균형을 찾아가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기업이 원하는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문재인정부가 지금 가장 시급히 시행해야 할 경제정책으로 기업이 자유롭게 사업할 수 있도록 규제철폐(32.3%)를 해야 한다는 답이 가장 많았다.

또한 과도한 세금을 줄이고 비대한 공공부문 축소(28.3%), 4차 산업혁명과 신산업에 대한 투자 지원 확대(21.2%) 등을 당부하는 의견도 있었다.

문재인정부가 혁신성장과 규제개혁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해관계 조정을 정치적 표가 아닌 산업 전체 성장 관점에서 결정해 달라'고 요청한 학자가 50.6%로 가장 많았다.


특히 지난 2년간 급격하게 인상된 최저임금에 대해 72.9%가 '부정적' 또는 '매우 부정적'이란 견해를 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근로자 일자리가 오히려 줄고 소득 분배가 악화됐다(32.7%)고 평가한 학자가 많았다.

사회 전반적으로 인건비가 상승해 기업 경쟁력이 약화(21.2%)됐다는 견해와 자영업·중소기업 부담이 커졌다(17.8%)는 의견이 2·3위를 기록했다.

2019년도 최저임금 8350원 대비 2.9% 인상한 내년도 최저임금(8590원)에 대해서는 절반 이상(56.9%)이 '더 내려야 했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서도 60%가 넘는 학자(61.7%)가 '부정적'으로 봤다.

기업의 탄력 대응이 어려워져 경영상 부담이 크게 늘었다(45%)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종합적으로 학자들은 한국 노동시장 전반에 걸친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정치화·권력화·과격화된 거대 노총(38.7%)'과 '대기업 정규직 노조에 대한 과보호(29.7%)'를 꼽았다.


이성호 서울시립대 경영대학 교수는 "노동자 권리를 지키는 것은 필요하지만 균형이 없다"며 "노동자 권리가 올라간 만큼 노동 유연성도 올라가야 하는데 '꿩 먹고 알 먹기' 식으로 노동 경직성은 심화되면서 노조 권익 보호만 계속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독일도 일본도 노동이 유연화하는 과정으로 진행됐고, 우리나라도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가 돼야 한다"며 "지금은 대기업 강성 노조가 모든 노동정책을 이끌어가고, 기업들은 다 외국으로 나가서 투자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일 간 충돌에 대한 문재인정부 대응 방식과 관련해서도 경영학자들의 부정적 평가가 이어졌다.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33.5%에 그친 반면 실리보다는 문재인정부가 국민감정을 자극하는 선거용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는 대답이 절반에 가까운 49.4%에 달했으며 외교적인 퇴로를 막는 강경 발언으로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도 15.2%나 됐다.


우리나라 소비자가 일본 제품에 대해 불매운동을 하는 것은 긍정적이라는 목소리가 62.1%에 이르렀다.

대일본 경제전쟁에서 필요한 부분으로 생각하고 효율적으로 우리 국민 의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의견이 33.1%였으며 실효성은 크지 않지만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는 응답도 29%였다.

감정에 기반한 비이성적 운동이라고 생각하며 효과도 없다는 의견은 20.4%였으며 실효성이 크지 않고 일본 기업보다 한국 기업과 실물경제에 타격이 더 크다는 의견도 15.2%였다.


일본 수출규제에 따라 주요 과제로 떠오른 반도체 등 핵심 장비 소재·부품 국산화를 놓고는 수입처 다변화에 대한 목소리가 컸다.

응답자 중 64.7%는 일부 품목은 국산화가 가능하지만 100% 국산화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본 외 제3국 등을 통한 다변화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산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대책으로는 국가 차원의 규제 완화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42%였다.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상생을 통한 핵심 장비 소재 국산화가 중요하다는 답변은 30.1%였다.

대기업이 거래처를 다변화하고 자체 투자를 확충해야 한다는 의견은 16.4%로 나타났다.


김용준 한국경영학회장(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은 "나라별로 보유한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핵심 부품·소재 산업을 당장 100% 국산화한다는 것은 어렵고 장기적으로도 쉽지 않다"며 "단순히 국산화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 만큼 정책적 지원 시 선택과 집중을 통해 공급 조달을 다변화하면서 경쟁력 있는 특정 부품·소재를 국산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별취재팀 = 정선 = 이진우 산업부장(팀장) / 한예경 차장 / 최승균 기자 / 서동철 기자 / 이덕주 기자 / 이상헌 기자 / 안갑성 기자 / 황순민 기자 /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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