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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상반기 적자 1조 육박…실적부진 탈출 `산 넘어 산`
기사입력 2019-08-14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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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한국전력이 3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갔다.

값비싼 액화천연가스(LNG) 의존도가 높아진 데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지면서 이를 지원하기 위한 정책비용이 크게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올 여름철 누진제 완화에 따른 비용부담과 한전공대와 같은 정부 정책에 따른 가외 비용까지 떠안아야 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간 적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4일 한국전력은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986억원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손실 6871억원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개선됐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3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면서 올해 실적에 대한 우려감은 커지고 있다.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이 본격화된 2017년 4분기부터 적자로 돌아선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1조3900억원)를 제외하면 매 분기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올 상반기 기준으로는 영업손실 9285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상반기(-8147억원)보다 악화됐다.

2012년 상반기 2조3020억원 적자를 기록한 이후 최대 폭 영업적자다.

자회사 실적을 제외한 2분기 한전 영업이익은 2598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1분기에 무려 2조4114억원 적자를 내면서 상반기 기준 2조1006억원으로 소폭 줄어드는 데 그쳤다.


지난해 실적 악화의 주범으로 지목됐던 원전 이용률은 올 들어 회복되는 추세로 1분기(75.8%)에 이어 2분기에는 82.8%까지 올라섰다.

2분기 기준 이용률은 2016년(84.3%)에 근접한 수치다.


김갑순 한전 재무처장은 "원전 이용률은 한전 적자에 18%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대부분 적자의 원인은 국제유가 상승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분기 기준 국제유가(두바이유)는 2017년 배럴당 49.8달러에 불과했지만 2018년 72.1달러, 2019년 67.4달러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른 LNG 원료비 상승으로 연료 구입비가 2000억원가량 증가했다는 게 한전 설명이다.


게다가 정부의 미세먼지 대응으로 석탄발전 비중이 크게 줄어들면서 값비싼 LNG 의존도는 여전했다.

상반기 LNG발전 비중은 25.9%다.

반면 석탄발전 이용률은 2분기 58.6%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이용률(65.4%)보다 크게 떨어졌다.

봄철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노후 석탄발전소 가동중지와 태안화력 안전사고에 따른 가동중지 등이 이어지면서 석탄발전량이 줄어들었다.

지난 4~6월 삼천포 5·6호기와 보령 1·2호기 가동이 중단된 바 있다.


적자가 누적되며 한전 부채비율도 급증하고 있다.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은 176.1%로 지난해 160.6%에서 15.5%포인트 증가했다.

김 처장은 "올해 회계기준 개정으로 총부채가 8조원(6.6%포인트) 정도 늘었다"며 "2013년 부채비율이 202.3%를 기록했는데 그때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문제는 한전 적자를 상쇄할 호재가 없다는 것이다.

당장 올해부터 매년 7~8월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구간이 확대되면서 소비자에게는 월평균 1만원가량 할인 혜택이 주어지지만 한전에는 고스란히 손실로 돌아가게 된다.

올해에만 2847억원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이 중 1000억원가량을 재정으로 지원할 계획이지만 여전히 한전에는 부담이다.

지난해 두 달간 누진제 완화로 한전이 떠안은 비용 부담만 3600억원에 달했다.


지난 8일 한전 이사회를 통과하며 속도를 내고 있는 한전공대 설립도 장기적으로 한전 실적을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대학 설립 비용만 6210억원에 달하는 데다 매년 운영비가 600억원가량 필요한 사업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비용을 분담한다고 하지만 당장 수천억 원을 한전이 떠안아야 할 상황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연간 실적으로 6년 만에 영업적자로 돌아섰던 한전이 올해에도 실적 악화 수렁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의 '2019년 재무위기 비상경영 추진계획'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 영업손실 2조4000억원, 당기순손실 1조9000억원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원전 이용률이 회복되고 있지만 원전 안전기준 강화로 과거 90%에 육박하던 때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라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가 확대되면서 정책비용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처장은 "여름철 전력 판매량 증가 등 계절적 요인으로 하반기 경영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국제유가는 물론 환율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국제 금융 시장과 원자재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어 올해 실적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이처럼 한전 적자가 누적되면서 전기료 인상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눈덩이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주택용 계시별(계절·시간별) 요금제 도입과 할인 제도인 필수사용량 보장공제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등 전기요금 체계를 개편할 계획이다.

한전 이사회에서 배임 논란을 무릅쓰고 주택용 누진제 완화 제도를 받아들이면서 정부로부터 얻어낸 것이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무적으로 봤을 때 한전이 전기료를 올려서 실적을 개선하든지 아니면 부채를 쌓는 수밖에 없다"면서 "현 정부는 이미 임기 내 전기요금을 인상하지 않겠다고 한 만큼 미래 세대 부담은 더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원전에서 공극이 발견돼 정비 일수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원전 가동비율을 낮출 경우 더 큰 원가 압박에 시달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성현 기자 /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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