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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안나면 수수료 면제"…퇴직연금 배수진
기사입력 2019-08-1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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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190조원까지 커진 퇴직연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금융사들 전략이 '수익률 개선'으로 옮겨 가고 있다.

연 2%도 안 되는 저조한 수익성으로는 고객을 끌기 힘들다고 보고, 실적 평가에 수익률을 반영하고 마이너스 수익이면 수수료를 면제하는 등 '정기예금만 못한 퇴직연금'이라는 불명예를 벗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은행 중 가장 많이 퇴직연금 적립금(순증액 9181억원)을 늘린 KB국민은행은 최근 고객 수익률 제고를 연금 부문 경쟁력 강화의 6대 핵심 과제 중 하나로 정하고, 연금 상품 가입 고객의 운용 상품 수익률을 영업점 평가지표에 추가했다.

퇴직연금 평가지표에 '고객수익률 개선 노력도' 항목을 넣어 단순히 적립금 규모를 늘리는 것뿐 아니라 수익률도 끌어올려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수익률과 수수료를 연결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수익률 손실 고객에게 수수료를 면제해주거나 수익률에 연동해서 수수료를 부과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개편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 자산 상황과 투자 성향, 시장 동향을 감안해 맞춤형 투자 전략을 알려주는 PB센터처럼 퇴직연금 자산관리 컨설팅센터는 수익률 제고의 전진기지 역할을 한다.

수익률이 낮은 고객에게 금리가 높은 상품으로 바꾸는 리밸런싱 전략을 제안해 상반기 이 센터가 관리하는 고객의 퇴직연금 상품 중 원리금 보장 상품 수익률은 작년 말보다 0.45%포인트 올랐다.


올해 상반기 은행 중 가장 높은 퇴직연금 수익률을 올린 신한은행은 개인형 퇴직연금(IRP) 고객들을 대상으로 만기 매칭형 펀드를 확대하고 있다.

이 펀드는 정기예금 대비 40~50bp 이상 수익률이 더 나오는 확정금리 형태로, 보통 2년 만기 상품이다.

최근에는 고객들에게 나이와 위험 성향에 따라 알아서 자산을 배분해주는 타깃데이트펀드(TDF)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제안하고 있다.

연금 가입자 계좌가 수익이 나지 않으면 그해 운영·자산 관리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10년 이상 장기 가입자에게는 20%를 감면해주는 수수료 정책도 최근 도입했다.


현재 퇴직연금 부서 안에 수익률 전담팀을 운영하는 우리은행은 지난달 여기에 더해 상담원 30여 명으로 구성된 퇴직연금 자산관리센터를 열었다.

고객을 △만기 도래 상품 보유 △저금리 상품 보유 △손실 상태로 나누고 이 고객이 연금에 가입한 영업점과 함께 고객의 퇴직연금 수익률을 관리한다.


올해 초 연금사업본부, 5월에는 연금손님 자산관리센터를 신설하며 본격적으로 조직을 키운 KEB하나은행은 누적 수익률이 마이너스이면 IRP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데 이어 추가로 수수료를 내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은행들이 수수료 면제 카드까지 꺼내며 수익률 올리기에 나선 것은 저금리 시대에 다른 업권보다도 수익성이 낮다는 비판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직전 1년 평균 수익률에서 연 2%를 넘은 은행은 단 한 곳도 없다.

근로자가 직접 투자할 상품을 고르는 확정기여(DC)형의 경우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린 곳은 신한은행으로 1.83%에 불과하다.

이는 한국은행이 집계한 지난 6월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인 1.9%보다 낮다.


다만 이는 은행 퇴직연금 상품 중 90% 이상이 정기예금 같은 원리금 보장 상품에 투자돼 있는 한계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 신한은행의 퇴직연금 중 펀드 등 원리금 비보장 상품에 투입된 적립금 수익률은 2분기 말 기준 2.27%로 원리금 보장 상품(1.76%)보다 높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익률을 높이려면 수익이 더 나오는 투자형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것이 필수"라며 "다만 퇴직연금 특성상 고객들이 보수적인 운영을 주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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