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국산 항암제의 기대주로 꼽히던 '펙사벡'이 임상시험을 중단하게 됐습니다.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 했기 때문인데요.
삼성바이오와 코오롱에 이어 신라젠까지 악재가 이어지며 바이오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박상훈 기자입니다.


【 기자 】
신라젠이 바이러스 기반 면역항암제 '펙사벡'의 임상시험을 접었습니다.

지난 2일 미국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DMC)로부터 간암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3상의 중단을 권고받았기 때문.

신라젠은 부랴부랴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 인터뷰 : 문은상 / 신라젠 대표
- "무용성 평가 통과를 발표하는 자리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DMC의) 결과가 저희가 기대하고 예측했던 것과 전혀 다르게 나와서 굉장히 당혹스럽습니다."

임상에서 바이엘의 간암치료제 '넥사바'와 펙사벡을 함께 사용할 때 종양 감소 효과와 생존률 연장 등을 평가했는데, DMC는 유의미한 결과가 없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실제로 바이오 업계와 증권가 등에선 펙사벡이 별 효능이 없는, 이른바 '물약'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돼 왔던 상황.

▶ 인터뷰 : 권혁찬 / 신라젠 임상총괄 전무
- "'펙사벡이 물약 아니냐' 이런 말씀 많이 하시는데, 절대 아닙니다. 제가 직접 경험해봤고, 일부 환자에서 완치를 봤습니다."

신라젠이 이번 무용성 평가 결과를 미리 알고 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일었습니다. 앞서 지난달 초 신 모 전무가 4회에 걸쳐 보통주 16만여 주를 장내 매도했기 때문.

하지만 회사 측은 "글로벌 임상 3상이 시작되면 전혀 개입하지 못한다"며 "데이터를 알려고 시도하는 것조차 발각되면 모든 데이터가 무효화된다"고 부인했습니다.

▶ 인터뷰 : 문은상 / 신라젠 대표
- "정보 비대칭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금요일(2일) 새벽 1시에 구두로 통보받은 것을 장 시작 전에 공시함으로써 추가적인 주주의 피해를 바로 차단했다…"

신라젠은 면역관문억제제와의 병용 임상에 집중해 신장암과 대장암 등에서 상업화 가능성을 모색한다는 계획.

그러나 한 번 무너진 신약개발 신뢰도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매일경제TV 박상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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