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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전엔 `묻지마` 광풍…이젠 기술력·시장성 따져 `맞춤투자`
기사입력 2019-07-22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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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틀대는 제2 벤처붐 / (下) 벤처, 돈이 달라졌다 ◆
22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벤처캐피털 DSC인베스트먼트의 윤건수 대표(맨 오른쪽)가 직원들과 벤처투자에 대한 회의를 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집 인테리어 비교 견적 서비스 업체인 '집닥'은 2015년 신생 벤처로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며 단숨에 국내 1위 업체로 올라섰다.

지난 19일 기준 집닥을 통해 이뤄진 인테리어 거래액은 누적 기준 2350억원, 누적 견적 건수 약 15만7000건에 달한다.

월평균 거래액은 140억원이다.

창업자 박성민 대표는 일곱 번 창업해서 일곱 번 모두 실패하고, 마지막으로 도전한 여덟 번째에 대박을 터뜨렸다.

그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재창업에 도전하는 자영자를 도와주는 '재도전 성공 패키지'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 프로그램에 지원해 2016년 선발되면서 초기 사업 자금과 컨설팅 등을 지원받았다"고 말했다.


집닥 성공 사례는 신생 벤처기업이 뿌리를 잘 내리기 위해서는 적재적소에 투자가 이뤄져야 하고, 자금이 생태계에 원활히 흘러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방증한다.

박 대표처럼 여러 번 실패했지만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지닌 재도전 창업가에게도 사업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벤처 육성의 핵심인 셈이다.


벤처 생태계 조성을 위한 핏줄인 벤처투자 시장도 1차 벤처 붐(1990년 말~2000년 상반기) 때와는 많은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1차 벤처 붐 때와 달리 지금 벤처투자 시장에는 정부 자금을 비롯해 다양한 자금이 유입되고 자금 성격도 투명해지고 정교해졌다고 말한다.


이용성 원익투자파트너스 대표는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1차 벤처 붐 때는 깨끗하지 않은, 비정상적인 자금이 벤처기업에 많이 흘러들어갔고, 벤처캐피털(VC)도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가 심각했다"고 지적했다.

당시에도 창업투자회사가 100개를 넘었지만 체계적인 투자 절차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고, 펀드를 결성해서 투자하는 형태도 적었으며 자기자본 위주로 투자하는 방식이 대세였다는 것이다.


반면 그는 지금 상황에 대해서는 "한국벤처투자가 운영하는 모태펀드를 기반으로 2005년부터 정부 자금이 벤처 시장에 본격적으로 유입되고, 국민연금·KDB산업은행·한국성장금융 등 앵커 출자자(LP) 역할이 커지면서 벤처 자금이 투명해지고 흐름도 정상화됐다"고 평가했다.


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1996년 설립된 코스닥시장이 초기 벤처기업 자금 조달을 책임졌다.

다음, 주성엔지니어링, 다산네트웍스 등 한국 대표 벤처기업이 코스닥 상장을 통해 꽃피웠다.

1986년 12개였던 창업투자회사는 1998년엔 87개, 2000년엔 100개를 훌쩍 넘었다.


정부가 장기 저리로 창업투자회사 등 벤처캐피털에 지원해준 자금을 벤처캐피털은 다시 벤처기업에 융자해주는 방식이 성행했다.

그러나 벤처기업에 투자하면 무조건 돈을 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묻지마 투자' '무늬만 벤처' 등 부작용이 나타났고, 2000년 하반기 '정현준 게이트'와 2001년 '이용호·진승현·윤태식 게이트'가 터져나오면서 벤처 투자 열풍은 급격히 식어버렸다.


전문가들이 당시와 비교해 지금 벤처투자 자금이 투명해졌다고 판단하는 것은 다양한 형태의 정부 자금이 벤처 시장에 유입되고 있어서다.

예를 들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업력 7년 미만인 창업기업에 대해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한 전용 정책 자금으로만 올해 1조8900억원을 공급한다.

창업 3년 미만의 청년전용창업자금(1300억원), 재창업자금(1000억원) 등을 벤처 시장에 쏟아붓고 있다.


기술보증기금도 2005년부터 벤처기업 지분 인수 등으로 직접 투자한다.

지난 5월까지 기보가 벤처기업에 직접 투자한 금액은 총 2925억원에 달한다.

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등이 출자하고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 운영하는 성장사다리펀드도 지난해 말까지 총 2조63억원을 출자해 총 9조3672억원 규모에 달하는 107개 자펀드를 조성했다.


벤처투자 자금이 양성화하는 시발점은 한국벤처투자가 설립된 2005년부터다.

중기부 등 정부 재정으로 설립된 한국벤처투자는 밴처캐피털 등이 조성하는 투자 펀드에 출자하는 펀드(fund of fund), 즉 모태펀드를 운용한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설립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약 6조4000억원을 출자해 자펀드 22조원 규모를 결성해 5243개 기업이 15조원을 투자받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벤처투자금이 양성화하면서 투자 기법이 진화한 점도 눈에 띈다.

백여현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는 "1차 벤처 붐 시절 벤처캐피털 업계가 단순한 생태계였다면 지금은 하나의 독립된 금융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성장했다"고 말했다.


윤건수 DSC인베스트먼트 대표는 "1차 벤처 붐 때는 벤처캐피털이 주로 보통주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형태로 기업에 투자했지만 지금은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으로 투자한다"며 "그때보다 투자 기법이 훨씬 정교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1차 벤처 붐 때는 정보기술(IT), 대기업 협력사 중심으로 투자했지만 지금은 기존 산업을 무너뜨리는 새로운 산업에 돈이 몰린다"고 덧붙였다.

투자자들이 숙박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 제공 업체인 '야놀자'처럼 새로운 아이디어로 새로운 서비스를 내세운 벤처기업에 매력을 느낀다는 것이다.


벤처캐피털도 늘었다.

중기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창업투자회사 138개, 유한책임회사(LLC) 27개 등 벤처캐피털은 총 165개로 집계됐다.

작년 말 157개보다 늘었다.

지난해 새로 등록한 창업투자회사는 20개로, 2000년(65개) 이후 가장 많았다.

벤처캐피털은 증가 추세지만 이들이 뿌린 돈을 거둬들이는 '회수시장'은 여전히 기업공개(IPO)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벤처자금 회수 형태는 IPO가 32.5%인 데 반해 인수·합병(M&A)에 의한 회수 비중은 2.5%에 그쳤다.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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