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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STUDY] (41)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 中 대륙 넘어 세계 모빌리티 1위 노린다
기사입력 2019-06-20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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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0억달러(약 67조원).
미국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츠가 지난 5월 발표한 중국 종합 모빌리티 기업 ‘디디추싱(滴滴出行)’의 기업가치 평가액이다.

전 세계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0억달러 넘는 비상장기업) 346개 중 바이트댄스, 우버에 이어 3위다.

2012년 창업한 지 불과 7년 만에 이룩한 성과다.


중국 차량공유 시장에서 디디추싱의 점유율은 90%에 육박한다.

한때는 99.8%에 달했다가 그나마 줄어든 수치다.

바이두, 애플, 우버 등 쟁쟁한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승차공유 시장에 도전했지만 디디추싱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디디추싱은 중국 400여개 도시에서 일평균 3000만건 호출, 등록 운전자 2100만명, 연간 이용객 4억5000만명을 자랑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디디추싱이 수집하는 교통 데이터는 하루에 100테라바이트가 넘는다.


창업한 지 수년 만에 중원을 평정하고 글로벌 승차공유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한 디디추싱의 비결은 무엇일까.

▶디디추싱은 어떤 기업?
▷창업 4년 만에 중원 대륙 평정
디디추싱은 2012년 6월 청웨이(程維·Cheng Wei)가 설립한 샤오쥐커지(小桔科技·Small Orange Beijing Technology)가 모태다.

2005년 알리바바에 입사해 B2C사업부문 부총경리로 근무하던 청웨이는 스마트폰 시대에 콜택시 앱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창업했다.


그가 시장을 처음 개척한 퍼스트무버는 아니었다.

미국에서는 이미 2009년 3월 우버가 설립됐다.

중국에서도 2012년 3월 ‘요요조처’라는 중국 최초의 콜택시 앱이 등장한 뒤 40여개의 경쟁 기업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던 차였다.

이 중에는 디디추싱의 전신 ‘디디다처’와 함께 숙명의 라이벌 ‘콰이디다처(快的打車·Kuaidi Dache)’도 있었다.


‘진사강창투’로부터 유치한 300만달러의 시리즈A 투자금이 춘추전국시대처럼 난립했던 콜택시 앱 시장에서 버팀목이 돼줬다.

2013년에는 텐센트로부터 1500만달러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 업계 선두권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이때 콰이디다처도 알리바바로부터 1000만달러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항저우에 기반을 둔 콰이디다처는 30개 도시 진출, 알리페이를 통한 최초의 모바일 결제 기능 탑재 등을 무기로 강력한 경쟁 상대로 떠올랐다.


이에 질세라 디디다처는 텐센트의 위챗과 QQ메신저를 통한 접속, 위챗페이 결제 기능 탑재 등으로 맞불을 놨다.

중국 국민 메신저를 보유한 텐센트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디디다처는 2013년 말 시장점유율 55%를 달성하며 명실상부 업계 1위에 올라섰다.


하지만 이때까지는 전초전에 불과했다.

본격적인 싸움은 2014년 시작됐다.

승차공유 시장은 기본적으로 높은 기술 수준을 요구하는 산업이 아니다.

운전기사를 많이 확보해 소비자의 콜 요청에 지체 없이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전기사 역시 소비자가 많이 이용하는 앱으로 몰렸고, 결국 소비자를 많이 확보하려면 파격적인 보조금 정책이 필요했다.

2014년 디디다처와 콰이디다처가 대대적인 보조금 전쟁을 벌이게 된 배경이다.

그해 5월까지 두 회사가 보조금으로 쓴 마케팅비만 20억위안(약 3400억원)에 달했다.

무료 승차 이벤트도 불사했다.


이후 두 회사는 휴전에 들어간다.

보조금 전쟁으로 인해 양 사 모두 출혈이 컸던 탓이다.

양 사가 보조금 투입을 줄이자 콜 주문 건수는 반 토막 났다.

눈치싸움을 지속하던 두 회사는 결국 2015년 2월 합병을 전격 발표한다.

서비스 차별화나 출혈 경쟁을 지속하기보다 합병을 통한 독점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어느새 중국 시장에 진출한 우버차이나에 대한 견제 목적도 있었다.

합병회사는 처음에는 ‘디디콰이디’로 불렀지만 이내 ‘디디추싱’으로 간판을 교체했다.


두 공룡기업이 합병한 디디추싱 앞에서 우버차이나는 더 이상 적수가 되지 못했다.

디디추싱 뒤에는 중국 IT 기업 3대장인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가 있었기 때문이다.

2015년 7월 디디추싱의 현금 보유량은 30억달러에 달했다.

우버차이나와의 보조금 전쟁에서 쓸 수 있는 총알을 충분히 확보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자 애플도 2016년 5월 우버차이나가 아닌 디디추싱에 10억달러를 투자했다.

우버차이나는 약간의 보조금 전쟁을 치른 끝에 2016년 8월 결국 디디추싱에 합병됐다.


2016년 포브스아시아 ‘올해의 기업인’으로 선정된 청웨이 디디추싱 창업자(위)와 장 리우 디디추싱 사장.
창업 4년 만에 중원 대륙을 평정한 디디추싱은 이제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동남아 승차공유 시장 강자인 그랩(Grab)은 물론, 우버·리프트 등 글로벌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었다.

지난해에는 브라질의 차량공유 1위 업체 ‘99’를 인수, 남미에 진출했고 멕시코와 호주에도 지사를 냈다.


일본에서는 소프트뱅크와 합자회사를 설립, 온라인 택시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최근에는 토요타가 디디추싱에 600억엔(약 6500억원) 규모의 출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대만에서는 조만간 택시와 카풀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여기에 사업 분야도 콜택시 외에 프리미엄 택시, 공유자전거, 카풀, 대리운전, 차량관리, AI·자율주행 기술 연구개발 등으로 다각화하며 전 세계 인구의 60%를 공략한다는 포부다.


한편 디디추싱의 젊은 창업자 청웨이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청웨이는 1983년 장시성 동북부의 상라오시에서 태어나 2005년 베이징화공대를 졸업하고 알리바바에 입사했다.

뛰어난 업무 능력으로 알리바바 창립 이래 B2B 부문 최연소 매니저로 승진한 그는 6년 동안 인터넷 전자기기를 팔며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알리페이의 B2C 부문 최연소 부총경리로 승진한 그는 그러나 전도유망한 직장을 박차고 나와 디디추싱을 창업했다.

그의 나이 불과 29세 때의 일이다.


청웨이는 2014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창업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세계 30대 도시에서 해마다 교통 문제로 2660억달러가 낭비되고 있어요. 모바일 인터넷 기술을 이용해 교통수단 사이의 폐쇄된 시스템을 없앤다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죠. 중국에는 승용차가 넘쳐나지만 10대 중 9대 이상은 주차장에서 공간만 차지하고 있습니다.

자동차의 존재 이유는 목적지까지 가는 것이고 차를 탄 사람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청웨이는 2014년 장 리우(Jean Liu) 골드만삭스 아태사업부 전무를 디디추싱 사장으로 영입하고 전략 구상에 집중하고 있다.

장 리우는 레노버 설립자 리우 우안지의 딸이다.


청웨이는 2015년 포춘으로부터 ‘40세 이하 중국 경영인 1위’에 선정된 데 이어 2016년 포브스아시아 ‘올해의 기업인’으로 선정됐다.


디디추싱은 지난해 말 난징에 120대의 주문형 버스 노선을 개통했다.

디디추싱은 이를 통해 통근 시간이 최대 33.5% 단축될 것이라고 밝혔다.

<디디추싱 홈페이지>

▶디디추싱 성공 비결은
▷시장 선점하고 M&A로 경쟁자 제거
디디추싱은 어떻게 수십 개의 자국 내 경쟁사와 우버까지 물리치고 중원을 평정할 수 있었을까.
우선 시장 흐름을 제때 읽고 빠른 확장 전략을 채택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디디추싱은 2012년 6월 베이징에서 첫 서비스를 시작한 지 2개월 만인 같은 해 8월 선전까지 서비스를 확대했다.

이때는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보급이 빠르게 확산되며 콜택시 앱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시기였다.

중국 전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콜택시 사용자 증가율은 2013년 146%, 2014년 559%에 달했다.

우버가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도 전이어서 시장 선점 효과를 누렸다.

여기에 중국 경제성장으로 인한 도시화 정책도 호재로 작용했다.

중국 정부는 도시화로 인해 교통체증이 심해지자 이를 완화하기 위해 자동차 구매 억제 정책을 폈다.

이는 각 도시로 하여금 기존 차량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펴게 했고, 디디추싱 같은 승차공유 서비스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됐다.

즉, 정부 시책과 스마트폰 보급 등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발 빠른 투자 유치로 점유율 확대의 호기를 잡은 것이다.


무엇보다 적극적인 M&A 전략이 들어맞았다.


디디추싱은 콰이디다처와 우버차이나 등 주요 경쟁사를 모두 인수했다.

경쟁사와 보조금 전쟁을 지속하면 서로 손실만 커진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인수된 기업에는 지분을 나눠주며 상생을 추구했다.

우버차이나는 디디추싱의 지분 17.7%를 확보해 최대 주주가 됐지만 의결권은 5.89%에 불과해 경영권을 가져가지는 못했다.

잇따른 합병으로 디디추싱은 치킨게임을 피하고 규모의 경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었다.


단, 디디추싱의 이 같은 합병 전략은 중국이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도 있다.

1·2위 사업자 간 합병으로 독점 기업이 되면 경쟁의 순기능을 떨어뜨려 소비자 후생이 감소, 정부가 기업결합을 승인하지 않을 가능성이 적잖기 때문이다.

택시업계 반발이나 정부 규제가 거의 없었다는 점도 중국 시장만의 특수한 환경이다.


오종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베이징사무소 전문연구원은 “디디추싱의 성공 모델이 한국 경제 환경에서 그대로 적용되기에는 무리가 있다.

다만 한국은 지나친 규제로 신(新)산업 성장이 더딘 상황이란 점에서 디디추싱 사례에서 곱씹어볼 대목이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 오종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베이징사무소 전문연구원
수급 불일치 해소·유휴자원 사용·낮은 가격 ‘3박자’

Q 디디추싱이 우버를 물리치고 중국 시장에서 1위로 올라선 비결은.
A 막대한 보조금 전쟁 끝에 2015년 전격 합병, 시장의 독점 사업자로 올라선 덕분이다.

이 시기 디디추싱의 콜택시 시장점유율은 99.8%에 달했다.

우버차이나가 보조금을 통해 점유율 일부를 가져오기는 했다.

그러나 디디추싱이 재차 보조금으로 맞불을 놓는 순간 점유율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결국 보조금 전쟁을 통한 치킨게임에서 승리한 것이 주효했다고 볼 수 있다.


Q 디디추싱의 중국 내 위상은 어느 정도인가.
A 디디추싱은 중국 승차공유 시장의 약 90%를 장악하고 있다.

최근 ‘메이퇀(美)’이 의욕적으로 승차공유 시장 진출을 선언, 상하이 등 몇 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당초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디디추싱의 지배적 구조를 바꾸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좐처 시장에서는 일부 군소업체가 존재하지만 자금력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Q 승차공유 시장이 커지며 한국과 미국에서는 택시 면허 권리금이 폭락, 택시기사들의 반발이 거세다.

중국에서는 이런 문제가 없었나.
A 중국은 한국과 달리 택시 수 자체가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주요 대도시에서는 출퇴근 시간에 택시를 잡기가 매우 어렵다.

이 때문에 그간 불법영업 차량도 있었는데 승차공유 시장이 커지자 여기에 흡수되면서 오히려 개선 효과가 있었다.

또한 프리미엄 택시 시장이 열리면서 다양한 수요에 부응하게 됐다.

기사들도 디디추싱 플랫폼을 통해 승객을 받게 될 경우 보조금을 지급받는 등 별도의 수익도 거둘 수 있었다.

또 디디추싱이 택시 영업에 심각한 위협을 가할 정도는 아니어서 반발도 적었다.


Q 지난해 디디추싱 카풀 기사의 여성 승객 성폭행과 살인 사건이 연이어 터지며 승차공유 서비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는데.
A 최근 잇따른 사건사고로 부정적인 시선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중국 당국에서도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디디추싱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판단, 몇 차례 앱 개선 작업을 진행했다.

단, 디디추싱의 주력 서비스는 콜택시, 좐처, 콰이처 등이어서 카풀 문제 영향은 미미한 편이다.


중국인의 소득이 늘고 외출, 여행 수요가 증가하며 중장기적으로는 승차공유 시장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Q 디디추싱의 성공 사례에서 우리가 벤치마킹할 부분이 있다면.
A 중국에서 모빌리티 분야와 더불어 공유경제가 주목받게 된 배경은 크게 세 가지다.

수요와 공급 간 불일치 해소, 유휴자원 사용률 제고, 낮은 공급 가격 등이다.

여기에 정부 규제가 별로 없었던 점도 빠른 시장 성장에 영향을 줬다.

하지만 이로 인해 과당경쟁이 이어졌고, 탑승자 사망 사건 등 우여곡절도 있었다.

디디추싱을 비롯해 중국 업체들은 시장 질서를 위해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고 정책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렇다고 공유경제의 부정적인 면을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

신산업 분야는 시장 형성 단계에서 가이드라인 수준으로 규제를 최소화해 육성을 도모하고 사후규제, 업계 자율규제 방식 등 유연하게 수정 가능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노승욱 기자 inye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13호 (2019.06.19~2019.06.2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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