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버스나 지하철에 노선별로 고유 번호가 있듯이, 금융시장에도 기업이 어떤 명칭을 사용해 거래해도 그 기업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해주는 고유 아이디(ID)가 있는데요.
국내 자본시장에서 이 고유 ID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이나연 기자입니다.
【 기자 】
과거 금융회사들은 금융 거래를 할 때 서로 다른 법인명을 사용했습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자, 시장참여자와 금융당국은 금융거래 당사자를 파악하고, 위험 노출액을 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금융회사들이 여러 개의 이름과 코드를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쉽게 파악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후 20자리 영어와 숫자의 고유한 조합으로 구성된 법인 ID코드, 법인식별기호인 LEI가 만들어졌습니다.
▶ 인터뷰 : 이병래 /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 "자연인에게 유일한 주민등록번호가 부여되듯이 기업에도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LEI 코드를 부여해 금융당국이 거래주체별 파생거래 익스포져를 효율적으로 파악하고자 하는 것이 글로벌LEI시스템의 도입 취지입니다. "
전 세계적으로 약 134만 개의 LEI 코드가 발급되는 등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이용이 늘어나고 있지만 국내에서의 LEI 활용도는 걸음마 수준입니다.
▶ 인터뷰 : 이병래 /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 "우리나라의 경우, 약 1천여 개의 LEI가 발급돼 있습니다. 경제력과 금융 산업 규모 등의 차이를 감안해도 아직 국내에서의 LEI 활용도는 저조한 편입니다. "
금융위원회는 금융회사가 장외파생상품을 거래할 경우, LEI를 이용해 거래정보저장소에 거래내역을 보고하도록 규정을 정비하고 있으며, 한국예탁결제원은 LEI 수수료를 대폭 인하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병래 /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 "기업은 LEI를 활용해 거래상대방 총위험액 측정 등 크레딧리스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외환보고 등 기업의 감독기관 보고의무 부담이 보다 경감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어제(31일)까지 열린 LEI 규제감독위원회 총회에 금융당국과 금융사,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해 LEI 시스템과 관련된 세부 기준 마련과 이용 활성화를 위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습니다.
매일경제TV 이나연입니다.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