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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영의 향기 라이브러리] `아저씨 향`을 상쾌한 숲속 향기로 바꾸는 사람들
기사입력 2019-01-10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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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컨슈머저널은 향과 관련한 대중적 니즈가 커지고 관련 산업이 확대되는 상황을 반영해 신년에 최지영의 '향기 라이브러리'라는 칼럼을 신설합니다.

이 칼럼은 향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역사·산업·과학·경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다룰 예정이며 매월 둘째주에 게재됩니다.

저자 최지영 연구원은 서울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향미화학(Flavor Chemistry)을 전공했습니다.

프랑스, 일본, 스위스 등에서 향료 연수 등을 거쳤으며, 특허 향 관련 특허 출원 20여 건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에서 향료 개발 연구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백화점 1층에 들어서면 좋은 향기에 기분이 좋아진다.

코끝을 자극하는 향에 이끌려 가보면 화장품, 향수, 향초가 가득한 매장과 만나게 된다.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받은 시향지의 매력에 빠져 향수를 충동구매할 뻔한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화장품 매장에서 사람들이 크림을 찍어 손등에 바르고 코를 대고 향을 맡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다.

이처럼 향은 공간 및 화장품에 있어서 첫인상 역할을 한다.


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향을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최근엔 조향 전문학교뿐 아니라 나만의 향수를 만드는 조향사 체험 공방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도 '조향사가 간다'는 프로그램을 2013년부터 운영 중인데, 조향사를 꿈꾸는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향에 대한 기초 지식을 전달하고 나만의 향수 만들기를 경험할 수 있게 한다.

특히 해를 거듭할수록 관심을 갖고 신청하는 학생이 급격히 늘어 향에 대한 젊은 세대의 관심을 엿볼 수 있다.


향을 만드는 과정에는 많은 이들이 참여한다.


먼저 조향사는 향을 만드는 직업을 말하는 것으로, 넓게는 향을 개발하는 모든 역할을 포함한다.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조향사의 역할은 여러 향료 물질을 조합해 '향'이라는 실체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장미향을 만들고 싶다면 적게는 40개, 많게는 100개의 향료 물질을 섞어 핑크빛의 여성스러운 장미 향을 만들 수도 있고, 푸른 들판에 피어 있는 싱그러운 들장미 향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아모레퍼시픽 제주 서광차밭에서 채취한 녹차 잎들. [사진 제공 = 아모레퍼시픽]
조향사는 향수, 화장품, 생활용품 등의 향을 만드는 퍼퓨머(Perfumer)와 식품, 치약 등 먹을 수 있는 향을 만드는 플레이버리스트(Flavorist)로 나뉜다.

퍼퓨머와 플레이버리스트의 가장 큰 차이는 그들이 사용할 수 있는 재료가 다르다는 점이다.

플레이버리스트는 먹을 수 있는 향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사용할 수 있는 재료가 한정적인 반면, 퍼퓨머는 훨씬 더 많은 종류의 재료를 사용해 향을 다양하고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다.


조향사가 향 자체를 구현하는 직업이라면 이밸류에이터(Evaluator)는 고객의 언어를 조향사의 언어로 통역해주는 중간다리 역할을 한다.

가령 고객이 원하는 향이 한국을 대표하는 향이라면 한국의 향에 대한 역사·문화적 배경을 비롯해 한국의 향과 관련된 소재를 찾고 이 중에서 요즘 트렌드에 어울리는 향은 어떤 것인지를 종합해 조향사가 향을 만들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향을 설계하는 것이다.


이밸류에이터와 밀접하게 일하는 사람 중에는 향기 마케터가 있다.

향료사에서 근무하면서 향에 특화된 마케터로 앞서 말한 향 트렌드를 캐치하고 새로운 향 트렌드를 만들어가는 역할을 한다.


이외에도 새로운 향료 물질을 만들어내는 화학자, 향의 안전성과 효능을 검증하는 생리학자와 생물학자, 향의 구성 성분을 연구하는 분석전문가, 향이 주는 감성적인 베네핏을 연구하는 뇌과학자와 심리학자 등 여러 분야의 향기 과학자들 노력이 뒷받침돼 새로운 향을 경험하게 된다.


2011년 이니스프리 브랜드 마케터로부터 이니스프리의 핵심 콘셉트인 제주를 표현한 향을 개발하고 싶다는 의뢰를 받아 마케터, 조향사와 제주도를 방문한 적이 있다.

마케터는 이니스프리가 표현하고자 하는 제주의 아이덴티티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안내했다.

당시 제주 오설록 티뮤지엄 근처의 서광차밭, 제주도 동백 수목원인 카멜리아힐, 비자림, 감귤 농장, 정방폭포 등을 돌아다니며 그곳에서 느낄 수 있는 감성과 향을 논의하고 향을 설계했다.

서광차밭에서는 녹차를 덖는 과정에서 나는 향을 맡아보고 일본 녹차의 향과 달리 감칠맛과 고소함이 공존하는 한국의 녹차 향을 구현하고자 했다.

비자림에서는 나무향기(Woody), 흙냄새(earthy), 그리고 비자잎을 으깼을 때 나는 상큼함(Citrus)을 살려 힐링을 느낄 수 있는 향을 떠올렸다.


이니스프리 포레스트 포맨향은 바로 이렇게 탄생했다.

고객들은 기존 '아저씨 향'들과는 달리 무(無)인공향이라 자극적이지 않고 상쾌한 향으로 기분이 좋아진다는 반응을 내놓으며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하나의 향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이렇듯 많은 인력과 시간이 투입된다.

이들은 지금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원하는 향기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탐구하고 개발한다.

과거에 유행했던 '아저씨 향'은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향은 이렇게 진화하고 발전한다.


[최지영 아모레퍼시픽 고객감성랩 향료 총괄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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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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