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 문화가 산업계에 속속 자리잡고 있는데요.
그동안 다소 보수적이었던 제약사들도 적극적인 휴가 사용으로 분위기 쇄신에 나서고 있습니다.
박상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동아쏘시오그룹과 JW중외제약이 올해 처음으로 '연말 클로징'을 도입합니다.

크리스마스부터 내년 1월1일까지 전 직원이 장기 휴가를 쓰는 연말 클로징은 글로벌 제약업계에선 보편화돼 있었지만, 국내 제약사들은 거의 실시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된 데다 '워라밸'을 중시하는 문화가 퍼지면서 보수적인 분위기에서 변하기 시작한 겁니다.

▶ 인터뷰(☎) : 동아제약 관계자
- "최근 워라밸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에 맞춰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연말 휴가를) 마련했습니다."

한미약품은 이미 지난 21일 올해 업무를 마무리했고, 내년 1월2일까지 11일 간의 휴가에 들어갔습니다. 유한양행도 17일부터 21일까지 휴식기를 가졌습니다.

종근당대웅제약은 연말클로징에 동참하지 않지만, 샌드위치 데이인 24일과 31일에 쉬고 나머지는 자유롭게 연차를 쓰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선 올 3분기 제약사들의 실적이 신통치 않았는데, 대대적인 연말 휴가까지 이어지면 더 부정적인 상황이 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합니다.

추석연휴로 영업일수가 줄고 R&D 비용이 늘어난 탓은 있지만, 실제로 지난 3분기 업계 1·2위인 유한양행녹십자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0.3%와 -0.8%로 뒷걸음질 쳤습니다.

▶ 인터뷰(☎) : 제약사 영업사원
- "휴가를 받으면 직원들이야 좋긴 한데, 내년에도 제약시장 경쟁이 치열할 것 같아서 결국 실적압박으로 고스란히 되돌아오는 건 아닌지…."

대형 제약사들의 '휴가 챙기기' 바람이 업계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매일경제TV 박상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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