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M M-PRINT GFW CITYLIFE LUXMEN 매경이코노미 MBN골드 MBN 매일경제
로그인|회원가입 |시청자 게시판
종목검색
  • 종목검색
  • 통합검색

헤드라인

광고
프로그램 바로가기
프로그램 바로가기 닫기
가나다순 카테고리순
> 뉴스 > 기사
기사목록|||글자크기 
교육 걱정에 애 못낳는데…정작 교육대책은 손도 못대
기사입력 2018-12-08 00:32
  • 기사
  • 나도 한마디
공유하기 
◆ 저출산·고령사회 로드맵 ◆
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저출산위 장윤숙 사무처장·김상희 부위원장,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왼쪽 둘째부터) 등이 참석한 가운데 김 부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기존 생각과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

해오던 대로 하면 방법이 없다.

"
이 같은 문재인 대통령 당부에 따라 만들어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출산위)의 정책 로드맵 핵심은 89개 저출산 대응 과제에 대한 우선순위 조정, 이른바 '재구조화'다.

그 결과 18개가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될 '역량집중' 과제로 분류됐다.

영유아와 아동에 대한 보육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직장어린이집 설치 지원, 난임 부부 종합지원체계 구축, 아동수당 지급, 남성 육아 참여 활성화 등도 포함된다.


문제는 각 부처 차원에서 알아서 추진하라는 '자율과제'다.

사교육 부담 경감, 대학등록금 부담 경감, 공교육 역량 강화 등 교육 분야 과제가 자율과제 명단에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교육은 보육, 주거, 노동 및 양성평등 등과 함께 출산을 꺼리게 하는 핵심 원인이기 때문이다.


최슬기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청년 세대가 아이를 낳고 기르는 어려움에 대해 정부가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별로 느껴지지 않아 이번 대책이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

이에 저출산위 관계자는 "교육은 저출산 문제와 직접 관련성이 적은 것으로 판단했다"며 "고교 무상교육, 기초생활수급가구 교육급여 인상, 외고·자사고·일반고 선발시기 일원화 등 일부 교육혁신 대책도 포함됐다"고 해명했다.


나머지 과제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삶의 질 향상' '성평등 제고' 등으로 기존 저출산 대책 패러다임이 전환된 데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정책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저출산위가 공들인 보육 분야에 대해 최슬기 교수는 "민간 어린이집의 경우 안 그래도 출생아 수 감소로 제대로 운영이 안되고 있는데, 국공립 확충으로 문 닫게 되면 거기서 일하는 보육교사와 이용 아동 및 학부모들은 갈 곳을 잃게 된다"고 우려했다.

최 교수는 "어린이집은 쉽게 없애버리거나 통합할 수 있는 시설이 아닌데 정부가 이들에 대한 출구전략을 구체적으로 마련하지 않고 무작정 공보육을 높이려 한다"고 덧붙였다.

김나영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은 "국공립 어린이집 이용 아동 비율을 40%로 맞출 수는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전체적인 보육의 질을 제고하는 것"이라며 "여전히 다수를 차지할 민간 어린이집의 보육 퀄리티를 높이는 방안이 보다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저출산위가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 기준을 상용근로자 500인 이상에서 300인 이상으로 확대한 부분에 대해서도 김 부연구위원은 "궁극적으로는 전체 근로자의 85%를 차지하는 중소기업 근로자 자녀를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아직 미흡하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책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회가 출산장려금을 도입하려는 상황에서 저출산위가 "출산을 직접적으로 장려하는 현금성 지원을 배제한다"는 원칙을 세운 게 대표적이다.

윤홍식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가정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을 장려하는 가정양육수당을 그대로 두고, 국가가 책임지는 보육시설을 확대한다는 것은 정책 대상자들에게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초등돌봄 문제 등 비중 있게 논의해온 정책이 로드맵에서 빠진 데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가 있다.

윤 교수는 "현재 논의 중인 초등학교 시수 연장 문제 등이 로드맵에 전혀 언급이 안 돼 있다"고 말했다.

이는 초등학교 하교시간을 3시로 늦춰 초등 돌봄 공백을 매우는 방안으로 저출산위가 지난 8월 발표했지만 로드맵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한 인구정책 전문가는 "그동안 대책이 모자라고 획기적인 방법이 없어서 출산율이 하락한 게 아니고, 지금까지 필요한 대책이나 해볼 만한 정책은 부분적으로나마 시행해왔다"며 "중요한 것은 '선택과 집중'인데 이번 로드맵이 이에 부합하는지는 두고 봐야 알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처 간 조율이 안 돼 설익은 채로 발표되는 대책이 적지 않다 보니 위원회 운영 방식 자체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위원회는 저출산 대책을 총괄·조정하는 기능이 미흡하므로 관련 정책을 실질적으로 총괄·기획하고 실행하며 그 이행 상황을 점검·평가하는 범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유섭 기자 / 연규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목록|||글자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