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앞서 전해드렸듯이, 은행권 등의 채용 비리가 불거졌는데, 증권가에서도 불공정한 행태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남녀를 차별하면 안된다고 법에 명시돼 있지만, 은밀한 성차별이 여전히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어서 이나연 기자입니다.


【 기자 】
은행권 채용 비리가 성차별 문제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발견됐습니다.

특히 서류 전형에서 남녀 합격률이 비슷해도 단계별 과정을 거치며 여성이 살아남는 확률이 줄어들었습니다.

먼저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신입사원 서류 전형에서 남성 167명, 여성 196명을 추렸습니다.

하지만 실무 면접을 거쳐 최종까지 올라온 남성 응시자 13명 가운데 8명이 합격한 반면, 여성은 32명 가운데 15명만이 합격했습니다.

키움증권도 비슷했습니다.

서류와 실무 면접에서 여성 합격자 비율이 높았지만, 최종 과정에서는 남성 응시자 합격률이 높아졌습니다.

SK증권도 1차 서류에서 남성 137명, 여성 124명을 추렸고, 실무에서 각각 33명, 30명으로 비슷한 비율을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최종 단계에서는 남성이 절반 이상 붙었고, 여성은 3분의 1 가량인 9명만이 살아남았습니다.

이렇게 시작부터 다른 차별 채용은 이른바 유리천장으로 일컬어지는 임원 진출에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올해 6월말 현재, 임원 4명이 있는 미래에셋대우와 1명이 있는 삼성과 KB, 메리츠, 대신, 신영증권을 제외하고 나머지 회사들은 여성 임원이 전혀 없었습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업종 특성상 남성이 많을 수 밖에 없는 구조적 현실을 지적합니다.

▶ 인터뷰(☎) : 업계 관계자
- "증권업은 정보력에 기반한 영업이 주를 이루는데, 정보 교환을 위한 네트워킹에 있어서 여성이 남성보다 비교 열위에 있다는 판단이 고착화된 결과입니다. 그런 활동의 결과물인 고액 연봉을 위해 고강도 노동환경에 남성이 좀 더 적극적으로 적응한 결과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공정사회를 위한다면 선발 과정에서부터 올바른 룰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 인터뷰 : 제윤경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유리장벽부터 없애서 여성들이 똑같은 노력을 기울였으면 남성만큼 똑같은 결과를 가질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하고, 그래서 고용자 수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이지 않는, 여성이 증가하면서 단계적으로 승진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유리천장을 없앨 수 있을 것입니다."

앞서 정부는 일상 속에서 광범위하게 내재된 성차별 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 인터뷰 : 진선미 / 여성가족부 장관(지난달 30일)
- "공공부문 여성 대표성 제고 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하고 그 성과를 민간기업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기업의 여성 고위직 확대방안'을 수립하겠습니다."

우리 사회가 성차별 없는 채용 문화를 정착시키려면 정부의 관리 감독은 물론 전반적인 인식의 변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매일경제TV 이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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