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실적 압박을 느낀 한 은행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 때문에 건강이 크게 악화될 정도였다고 하는데요.
일주일 간격으로 실적을 보고하는 등 성과에 대한 부담감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용갑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5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KB국민은행 소속 은행원 A씨가 남긴 메모 내용입니다.

"정신 차려야 한다", "나에겐 위기다", "직업에서의 위기"라며 업무 스트레스를 토로합니다.

"어찌보면 조직에서 상사가 시키는 일을 하는 건 당연하고 내가 싫으면 떠나면 된다"는 글을 남기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A씨는 올해 초 새로 만들어진 영업조직인 스타팀으로 이동했습니다.

기업을 대상으로 대출 등의 영업을 펼쳤는데, 업무 스트레스가 심했습니다.

▶ 인터뷰 : 류제강 / KB국민은행 노조 수석부위원장
- "스타팀 같은 경우에는 신설되면서 성과평가는 아웃바운드사업부라는 본부 부서에서, 역량평가는 근무하는 지역영업그룹 대표가 하다보니까 양쪽 부서에서 요구하는 업무수준이 차이가 있어 업무 범위에 대한 갈등이…"

일반적으로 은행 지점의 은행원들은 지점장의 평가만을 받는데, 스타팀은 두 곳의 평가를 받다보니 이중으로 시달린 겁니다.

또 매주 수기로 실적을 보고하고, 월말이면 은행장과 금융지주 회장 보고를 위해 실적을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후 KB국민은행 노사는 2주간의 진상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공동조사 이후 노조는 실적 압박을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하지만 사측은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를 가한 것은 아니다"라고 결론을 내렸고 "깊은 애도를 표하며,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 스탠딩 : 김용갑 / 기자
- "한 집안의 가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만든 은행권의 실적 압박 문화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매일경제TV 김용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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