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에너지기업 디폴트…소송전으로 비화되나

【 앵커멘트 】
중국 에너지기업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채무 불이행 사태가 소송전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유안타증권이 현대차증권을 상대로 소송에 나선 데에 이어 앞으로 몇 차례 더 소송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데요.
이나연 기자입니다.


【 기자 】
CERCG의 자회사인 CERCG오버시즈캐피탈이 발행한 3억5천만 달러 규모의 채권이 지난 5월 부도가 났습니다.

이에 따라 CERCG 보증으로 발행된 다른 채권,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1천650억 원 규모의 ABCP도 동반 부도, 크로스디폴트 상태가 됐습니다.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이 ABCP를 공동 인수했고, 나이스신용평가등은 해당 상품에 투자적격 신용등급을 부여했습니다.

현대차증권을 비롯한 채권단 5개 증권사가 ABCP를 인수했습니다.

문제는 유안타증권과 신영증권이 보유한 ABCP 물량을 현대차증권이 거래해주겠다고 했었다는 것입니다.

현대차증권 측은 물량을 매매할 곳을 찾아주겠다는 제안을 했을 뿐이라고 말하지만, 상대 증권사는 현대차증권이 다시 사들이겠다는 합의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결국 유안타증권은 최근 현대차증권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습니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지금까지 최대한 공식, 비공식 협의를 계속했지만, 예약매매를 이행하고 있지 않아 법적인 절차로 들어갔다"고 설명했습니다.

현대차증권 측은 이에 대해 "김앤장을 선임하고 자문을 구하고 있는 단계라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현대차증권도 메신저를 통한 구두 협의가 아닌, 채권 중개 플랫폼인 K-Bond를 통해 은행과 자산운용사에 각각 200억 원, 220억 원을 넘기기로 했다고 밝혔으며, 100억 원의 물량을 보유한 신영증권도 로펌에 자문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다른 증권사들도 결국 소송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기업평가는 "일부 회수가능성도 있지만, 투자한 증권사들은 2분기 중 상당 규모의 손실처리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한화투자증권을 비롯한 채권단은 지난 주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을 방문하려다가 무산됐습니다.

매일경제TV 이나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