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창업주는 구인회 회장이지만, 글로벌 창업주는 구본무 회장이다.'
재계에서 LG그룹을 거론할 때 나오는 말입니다.
그런 구 회장이 어제(20일) 73세를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박상훈 기자가 그의 생애를 돌아봤습니다.


【 기자 】
'인화(人和)·정도(正道) 경영'의 대명사였던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했습니다. 향년 73세.

LG그룹은 어제 오전 9시 52분께 구 회장이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영면에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구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 뇌수술을 받았으며, 통원 치료를 하다 최근 상태가 악화하면서 서울대병원에 입원했습니다.

▶ 인터뷰 : 조중권 / LG그룹 상무
- "생전에 복잡한 격식을 마다했고 소탈하고 겸손하게 살아오셨습니다. 또 자신으로 인해 번거로움을 끼치고 싶지 않아 했던 고인의 뜻을 받들어 조용하고 간소한 가족장으로 치릅니다."

LG그룹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손자이자 구자경 명예회장의 장남인 고인은 지난 1995년부터 그룹 회장직을 맡았습니다.

재벌 총수 중 보기 드문 현역인 구 회장은 연세대 상학과에 다니다 육군 보병으로 입대해 만기 제대했으며,

미국 애슐랜드대와 클리블랜드주립대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75년 ㈜럭키, 지금의 LG화학에 과장으로 입사했습니다.

이후 럭키 유지총괄본부장과 금성사 이사, 럭키금성 기획조정실 전무, 럭키금성 부회장 등을 지냈습니다.

1989년에는 전경련 부회장에 선임됐으며, LG상록재단 이사장과 LG연암문화재단 이사장, LG트윈스 구단주 등도 역임했습니다.

고인은 그룹의 핵심인 전기·전자와 화학은 물론 통신서비스, 자동차부품, 디스플레이 등 신성장 분야에 진출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이어왔습니다.

▶ 인터뷰 : 故 구본무 / LG 회장(2016년 시무식)
- "LG가 꿈꾸는 변화를 이루어 시장을 선도한다면 저성장 시대의 대한민국과 세계 경제의 희망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 4조 원을 들여 국내 최대 융복합 연구단지인 'LG사이언스파크'를 건립하며 첨단 연구개발의 새 시대를 열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LG그룹 경영은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이 리더 역할을 하면서 외아들인 구광모 LG전자 상무로 승계되는 구도를 갖출 것으로 보입니다.

구 상무는 다음 달 29일 열릴 임시 주주총회에서 ㈜LG의 등기이사로 선임되며 본격적인 4세 경영의 막을 올릴 전망입니다.

매일경제TV 박상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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