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서울 구치소에 수감된 지 9개월째에 접어든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왠만한 사람이면 많이 침울해 할텐데, 그의 소탈하고 인간적인 면모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유재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오랜 수감 생활에도 흐트러짐 없는 모습으로 생활하며, 구치소 내에서 '신사'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특히 자신의 독방 옆에 어머니를 잃고 슬퍼하는 재소자에게 건넨 따뜻한 말 한마디가 세간의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 부회장은 "제 동생도 그렇게 갔는데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 같다"며 "힘내라"는 위로의 말을 건넸습니다.
본인도 수감 생활이 쉽지 않을텐데, 동료 재소자에게 따뜻한 위로를 하기는 쉽지 않은 일.
이 부회장의 인간적인 면모는 2년 전 중국 출장에서 돌아왔을 때의 모습과 겹치면서 다시금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당시 이 부회장은 혼자 짐가방을 끌고 공항 입국장을 빠져나온 것.
대개 재벌가 자제는 수행원들에 둘러싸여 다니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와는 사뭇 다른 행보를 보인 것입니다.
▶ 인터뷰(☎) : 삼성그룹 관계자
- "매번 부회장님 혼자 움직이세요.본인이 직접 짐 다들고 다니시고. 수행원 없어요 전혀. 원래 그렇게 다니셨어요. "
이 부회장은 또 삼성그룹의 VIP 전용기를 매각하는 등 권위보다 실용적인 리더십을 추구했다는 평가입니다.
지난해 열린 호암상 시상식에서는 해마다 진행하던 만찬을 없애고 음악회로 대체했는데, 감성을 중시하는 그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즉 의례적인 만찬보다는 수상자와 임직원 모두가 공감하는 열린 음악회로 겉치레를 과감히 벗어던진 겁니다.
이 부회장의 개방적인 성품은 과거 자녀와의 일화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아들 지호 군이 초등학교 3학년이던 시절 축구경기를 응원하러 운동장을 찾았고, 이후 현장에 나온 학부모들과 즉석에서 시합을 주선하며 선수로 뛰는 등 소탈한 면모를 나타냈습니다.
당시 자리에 함께 했던 한 학부모는 재벌 3세라는 권위적 이미지보다는 두루 어울리며 적극 소통하려는 인간적인 면모를 느꼈다고 평가했습니다.
▶ 인터뷰 : 학부모
- "당시 이재용 부회장 아들하고 우리 아들이 상대팀으로 만났어요. 이재용 부회장이 원래 축구를 좋아했던거 같아요. 경기가 끝난 뒤에 학부모들과 같이 경기를 하면서 직접 선수로 뛰었고요. 화이팅도 외쳤습니다."
매일경제TV 유재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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