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경북 경주에 이어 지난 15일 경북 포항에서도 지진이 발생, 각종 피해가 잇따르면서 지진 관련 보험상품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보험상품은 피해를 온전히 보상하지 못해 지진에 특화된 상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포항 지진 이후 각 보험사에는 지진 관련 보험상품을 문의하는 전화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진 발생에 따른 인적 피해는 질병·상해보험, 실손의료보험, 사망보험 등 일반적인 보험상품을 통해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동차 파손, 건물 붕괴 등 물적 피해는 자동차보험, 화재보험에 가입했더라도 보상을 적용받기 어렵운데, 이는 약관상 지진 피해는 보장 범위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풍수해보험, 화재보험 지진담보 특약, 재물종합보험 등 지진 손해를 담보하는 보험도 있습니다.

풍수해보험은 태풍이나 홍수, 지진 피해에 대한 보험료를 정부가 일정 부분 보조해주는 정책성 보험입니다.

그러나 농민과 어민 등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보험으로 풍수해 위험이 적은 일반인들의 가입 유인이 없습니다.

그나마 화재보험 지진담보 특약이 있지만 지진 손해 보상 내용이 명확하지 않다는 설명.

실제로 각 보험사의 지진담보 특약을 살펴보면 '특약 가입 시 지진으로 발생한 손해를 보상해준다'고만 되어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없습니다.

재물종합보험은 자연재해를 포괄적으로 담보하지만 가입자가 대부분 기업으로 개인이 가입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진 관련 보험 가입률은 매우 저조한 실정입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지진 피해 관련 보험의 총 가입 금액은 2천987조 원으로 이 중 98%(2917조원)가 기업이 가입하는 재물종합보험입니다.

국내 주택의 가구별 지진특약 가입률은 3.2%로 일본(30.5%)에 크게 못 미칩니다.

전체 주택가격 중 보험이 지진 피해를 보장해주는 비중을 나타내는 '침투율'도 우리나라는 전국 평균이 0.06%에 불과해 사실상 지진 피해가 발생해도 보험의 혜택을 받는 가구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때문에 지진에 특화된 보험상품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최창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진이 발생하면 화재, 폭발, 붕괴 등의 2차 손해가 더 큰 만큼 전용보험보다 화재보험 특약으로 판매하되 지진담보 특약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존 상품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대형 지진이 발생했을 때 보상 규모가 천문학적으로 커져 보험사가 판매를 꺼릴 수 있는 만큼 풍수해보험 같은 정책성 보험의 필요성도 제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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