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화제가 되고 있는 인물을 통해 이슈를 점검해 봅니다.

화제의 인물입니다.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지난 2월 서울 롯데호텔에서 만나 K스포츠재단이 추진하는 사업을 부영그룹이 지원하는 논의를 했던 회의록이 언론에 공개됐습니다.

정경유착의 아주 단적인 예지요. 권력과 금력이 만났을 때. 한쪽은 안하무인 식으로 지원을 바라고 다른 한쪽은 지원에 대한 대가를 딜 합니다. 마치 과거 독재시절 밀실거래를 그린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 합니다.

결과적으로 이 거래는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재단 관계자가 이 회의 내용을 최순실 씨에게 보고했으나 '조건을 붙여서 한다면 놔두라'는 지시를 받고 부영으로부터의 지원은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하지만 이런 만남과 거래를 시도한 자체에 기가 막힐 뿐입니다.

이에 대해 부영 측은 "이미 K스포츠에 3억 원을 기부한 상태였기 때문에 추가 요구를 거절한 것일 뿐, 세무조사 무마를 요청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이렇게 부영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하지만 회의록 작성자가 만남에 동참한 K스포츠재단 관계자임을 감안하면 부영의 해명을 믿기는 어렵습니다. 실제로 부영은 지난해 12월부터 국세청으로부터 강도 높은 심층세무조사를 받고 있었습니다. 당시 부영 세무조사와 관련해 대형 탈세혐의가 발견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고 세금포탈 혐의에 따른 검찰 고발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 이중근 회장의 로비가 실패로 끝나서일까요, 실제로 국세청은 올해 4월 이 회장과 계열사인 부영주택 등을 법인세 포탈 혐의로 검찰 고발하는 한편 1000억원이 넘는 세금을 추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제대로 된 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다시 두 분 사진을 보시죠. 두분 다 쉽게 잊혀질 인상은 아닌데 왜 만난 기억이 없다고 했을까요.
은밀한 만남과 거래 시도, 이후 모르쇠로 일관. 괘씸하기까지 합니다. 이런 대화를 나누는 시대착오적인 분들이 나랏일을 보고 한 기업을 이끈다는 게 충격적입니다. 그리고권력과 돈이 만나 일을 도모하는 게 아직도 통하는 대한민국이 부끄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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