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코오롱의 계열사들이 공사 입찰 과정에서 담합을 한 사실이 적발됐습니다.
올해 들어 벌써 네 번째인데요.
코오롱은 윤리경영을 내세우며 '코오롱 윤리경영' 홈페이지까지 제작해 운영하는 기업입니다.
정영석 기자입니다.


【 기자 】
자동차소재나 생활소재 등 신소재를 만드는 기업인 코오롱글로텍.

코오롱글로텍은 다른 업체들과 짜고 지난 2009년 3월부터 조달청이 발주한 250여 건의 인조잔디 입찰에 참여했습니다.

그렇게 2년 6개월 동안 코오롱글로텍은 64건, 170억 원 규모의 공사를 낙찰받았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확인하고 적발해 코오롱글로텍을 비롯해 17개 업체에 73억 6,800만 원을 부과했습니다.

또 코오롱글로텍을 포함한 상위 5개 업체에 대해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적발된 기업 중 코오롱글로텍은 가장 많은 180회나 담합에 참여하며, 과징금도 두 번째로 많은 12억 8,300만 원을 부과받았습니다.

코오롱 계열사들이 담합행위에 참여해 적발된 것은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4월에는 계열사 코오롱글로벌이 인천 운북 하수처리장 증설 공사에서 한화건설과 짜고 입찰에 들러리로 참여했습니다.

당시에도 과징금 3억 3,700만 원을 부과받고, 공정위에 고발도 당했습니다.

또 3월에도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발주한 900억 원 규모의 하수처리장 증설 공사에서도 포스코건설과 담합해 공정위가 적발했습니다.

당시 과징금만 30억 원이 넘었고, 공정위는 일부 전·현직 임원들까지 고발했습니다.

새해가 시작하자마자 인천도시철도 2호선 건설공사에도 담합혐의로 25억 원 과징금도 받았습니다.

이처럼 담합해 참여했다 적발된 경우가 올해 들어서만 벌써 4번째입니다.

이 때문에 담합이 관행처럼 굳어진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더구나 지난 2005년부터 윤리경영을 강조했던 코오롱이기 때문에 그동안 모습과 너무 달라 보입니다.

코오롱은 범 그룹차원의 감사협의회도 구성하고, '코오롱 윤리경영' 홈페이지를 따로 만들어 운영하는 등 '정도를 걷는 기업' 이미지를 쌓아왔습니다.

이에 대해 코오롱 관계자는 공정위의 조치에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연이은 담합행위가 드러나면서, 코오롱의 윤리경영이 아직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매일경제 TV M머니 정영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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