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서민들의 든든한 금고지기 역할을 해야 할 은행에서 번번히 사고가 나고 있습니다.
특히 사고가 많아 절치부심하던 신한은행에서 1억 원이 넘는 횡령사건이 발생했는데, 범인을 잡고 보니 막 들어온 신입행원이었습니다.
최은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기자 】
횡령사건이 발생한 곳은 강남에 위치한 신한은행의 한 지점.
이 지점에서 근무하던 신입행원 전 모씨가 영업용으로 남겨놓은 돈 1억 3,100만 원을 빼돌려 유흥비로 탕진한 사실이 적발됐습니다.
영업용으로 남겨놓은 돈, 이른바 시재금은 정확하게 맞춰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매일 정산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직원은 자신이 횡령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이 시재금을 임의로 조작해 감시를 피해갔습니다.
결국 직원이 1억 원 이상을 횡령할 때까지 지점 내부에서는 이를 적발하지 못했고, 은행 본점 감사가 실시돼서야 발각됐습니다.
허술한 관리 시스템이 문제가 된 겁니다.
신한은행은 이번 횡령사건을 금융당국에 통보했고, 해당 직원이 횡령한 돈을 모두 채워 넣었기 때문에 검찰고발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해당 직원은 면직시켰습니다.
이번 횡령에 대해 금융업계에서는 준법정신과 도덕성 등이 검증되지 않은 신입행원에게 현금 관리를 맡긴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현금 관리는 검증이 된 직원에게 맡기거나, 신입행원에게 맡길 경우 선배 직원이 철저히 감독을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 인터뷰(☎) : 조남희 / 금융소비자원 대표
- "회계담당 직원이 자기가 현금을 갖고 있는데, 그걸 금고에 있다고만 장부에 적어놓고 장부로 보고하지, 금고에 있는 돈을 실제로 보여주진 않잖아요. 한 달에 두 번 정도 실제 검사할 때만 있으면 모르거든요. 때문에 이런 사건은 직원의 도덕성 문제고요. 신입직원에게 맡길 시에는 불시에, 더 여러 번 검사를 해야 됩니다."
신한은행에서는 이미 고객 계좌 불법 조회, 차명계좌 개설, 고객 정보 불법제공 등 금융사고가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최근 5년간 신한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66건, 피해금액은 1,109억 원.
은행권 전체 피해건수 가운데 가장 많았습니다.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올해 최우선 과제로 '신뢰회복'을 꼽으며 리딩뱅크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업무를 배워야할 신입행원에게 횡령을 당하면서, 신뢰 회복은 커녕 금융업계에서 "가장 저급한 사고를 냈다"며 놀림거리로 전락했습니다.
매일경제TV M머니 최은진입니다. [choi.ej@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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