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지난주
동국제강이 재무구조를 강화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 차원으로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 바라보는
동국제강에 대한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습니다.
또 이번 유상증자로 소액주주들의 주주가치만 훼손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최은진 기자입니다.
【 기자 】
2,165억 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동국제강.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2,700만 주를 8,020원에 발행할 예정입니다.
기존 주식수의 43%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동국제강은 이번 유상증자로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자금이 확보되면 차입금 상환 등을 통해 부채비율이 189%에서 167%로 22%p낮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는 대부분
동국제강에 대해 회의적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건설과 조선업의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철강공급도 과잉 상태여서 실적 개선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동국제강의 매출액은 전년도와 비교해 12.9% 감소한 6조 6,909억 원.
영업이익은 811억 원으로, 간신히 흑자로 전환됐습니다.
하지만 당기순손실은 1,184억 원으로,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과도한 부채와 2년 연속 손실로 '관리대상계열'로 지정될 수도 있는 상황.
'관리대상계열'로 지정되면, 주채권은행이 요구하는 경영정보를 수시로 제공해야 하고, 신사업 진출이나 M&A 등에 대한 대규모 투자도 일일이 감시받게 됩니다.
동국제강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9,830억 원.
업계에서는
동국제강이 1조 원에 육박하는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관리대상계열 지정을 피하기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상황도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후판의 원재료인 슬라브 가격이 하락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제품 평균판매단가(ASP)는 하락하고 있고, 하반기에는
현대제철 증설 물량 부담까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우려에 일부 금융투자회사는
동국제강의 목표주가를 하향조정 했습니다.
주가 역시 하락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최근 6개월 사이
동국제강의 주가는 38%나 떨어졌습니다.
▶ 인터뷰(☎) : 철강업 애널리스트
- "생산량이 줄고 판매량이 줄면 고정비 부담이 늘어나잖습니까. 한 단위당 고정비 자체가 증가하기 때문에 마진율이 감소할 수밖에 없고요. 원가자체는 절감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공장을 돌리는 상황에서 원가와 제품가격이 마음대로 조절이 안 되면 실적이 계속 빠질 수밖에 없는 거죠."
계속되는 실적부진에, 앞으로의 상황도 개선되기 어렵다는 불안에 휩싸인
동국제강.
때문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유상증자로 소액주주들의 주주가치만 훼손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동국제강의 소액주주 지분율은 55.6%, 소액주주들에게 배정된 유상증자 규모는 1,025억 원에 달합니다.
하지만 철강업황에 대한 우려와 함께
동국제강에 대한 불안감이 상당하기 때문에 소액주주들이 얼마나 참여하게 될 지 불확실한 상황.
일부 주주들은 유상증자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하기까지 합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유상증자가 승계를 위한 준비과정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국제강 측은 "유상증자에 대주주의 참여의지가 확고한데다 할인율이 상당해 투자 매력도가 높다"며 "주주들의 신뢰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실적개선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데다 추락한 주주들의 신뢰까지 되찾아야 하는
동국제강.
유상증자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M머니 최은진입니다. [choi.ej@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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