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 이하의 소액을 카드로 결제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이같은 추세에 카드업계 실적에는 부담이라는데요. 이유가 무엇인지 21세기 경제학연구소의 방병문 연구원과 살펴보겠습니다.
질문1. 현금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카드만 사용하는 '온리 카드족'들이 늘고 있다는데요. 어느정도 수준인가요?
-신용카드 사용액은 IMF 위기가 있었던 지난 98년과 99년 그리고 카드사태가 불거졌던 2003년 2004년 두 번을 제외하곤 매해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여신금융협회에서 나온 자료에 의하면 지난 1990년 신용카드 사용금액은 12조 6천 억 원에 불과했는데요. 2012년에는 553조 원 으로 늘어났습니다. 매년 평균적으로 약 37%씩 증가한 셈입니다.
신용카드 사용실태에서도 큰 변화가 보입니다. 90년도에는 현금서비스 이용이 58%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는데 이것이 2012년에는 14%로 줄었습니다. 반면 90년도 가장 적었던 일시불 구매가 전체의 70%를 차지하며 1위로 올라섰습니다.
카드사용 비중이 계속 늘어나는 원인은 그 편리성 때문입니다. 가장 큰 것이 소득공제 혜택인데요.. 연말정산 시 300만원을 한도로 신용카드는 10%, 체크카드는 30% 소득 공제율이 적용됩니다. 또한 과거에는 현금만을 이용해야 했던 곳이 카드결제가 가능해 지면서 그 쓰임새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유입니다.
예를 들어 택시라던가 세금납부 심지어 장례식장에서까지 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지요.. 그 외 포인트 적립과 각 종 할인혜택이 늘어나는 것도 카드사용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이유들입니다.
질문2. '온리카드족'이 늘어나게 된다면 카드사들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부정적인가요?
-소액결제가 계속 늘어나면서 카드사들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듯 합니다. 현재 카드사들은 가맹점으로부터 약 1.7~2.5%내외의 수수료를 받고 있습니다. 반면 신용카드사를 대신해 가맹점을 모집하고 단말기 관리나 카드승인, 전표관리 등을 해주는 소위 VAN사라고 하는 곳에는 건당 수수료를 지급해 주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소액결제가 많아지면 카드사들 입장에서는 가맹점으로부터 받는 수수료는 적어지고 VAN사에 지급하는 건당 수수료는 늘어나니 수익에는 부정적 영향을 받는 게 맞습니다.
그러나 소액결제가 늘면서 카드사 수익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효과는 현재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2014년 2월 현재 신용카드 평균결제금액은 61,109원. 체크카드 평균결제금액은 28,250원에 이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카드사들 손익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소액결제 증가보다도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경기침체와 이로인한 내수 위축이 더 큰 문제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질문3. 사실 울상이라고 해도 최근 정보 유출 등 카드사들, 국민들에게 미운털이 좀 박혀있어서, 손익 위축이란 말이 공감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정보 유출 문제는 좀 어떻게 해결되고 있나요? 그리고 실적은 많이 안좋은가요?
네.. 신뢰를 생명으로 여겨야 하는 금융기관 입장에서 정보유출 문제는 자칫 기업 존립을 위태롭게 할 수도 있을 정도로 민감하고 심각한 문제입니다. 카드사 뿐만 아니라 가맹점 단말기를 통해서도 정보유출 현상이 일어나는 상황이니 보완강화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현재 업계 전반적으로 보면 카드사들 실적이 썩 좋은 상황은 아닙니다. 가장 큰 이유는 뭐니 뭐니 해도 경기가 침체돼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두에 지난 90년 이후 매해 카드사용금액이 37%씩 늘어났다고 말씀 드렸는데요.
최근 3년간은 평균 6.5%밖에 늘지 않고 있습니다.
경기부진으로 소득이 크게 늘지 못하니 씀씀이도 원활치 못하다고 봐야겠습니다.
꾸준히 이슈가 되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도 카드사용을 억제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카드사에 대한 규제 및 건전성 강화를 주문하면서 이런 조치들이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4. 카드사들을 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데요. 앞으로 카드업계 어려움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까요?
-카드사들을 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이유는 카드사들이 높은 수수료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대부분의 국민 감정인건 사실이지만 이런 시각은 조금 수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지난 2003~4년 발생한 카드사태도 바로 이런 시각에서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카드사들이 큰 이익을 내자 고액 수수료를 낮추라는 여론이 퍼졌습니다.
그래서 수수료를 인하했는데 경기가 안좋아 지자 소비가 줄어들고 카드사들도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급기야 부도위기까지 몰린 일부 카드사들은 통폐합까지 해야 했습니다.
카드사들은 경기변동에 대한 이런 위험성을 안고 있기에 이런걸 감안해 수수료를 책정합니다. 단순히 수치상으로만 높은 수수료라고 몰아부칠 수 없는 이유입니다.
물론 카드사들도 수익 향상을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수수료 수입에만 의존하지 말고 다양한 상품개발이나 자체 투자수익등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하구요.
또한 관행으로 통하는 VAN사에 지급하는 리베이트를 없애거나 아예 자체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겠습니다.
이주영 아나운서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