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5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미국의 경기부양책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 신흥시장으로 글로벌 자금이 이동하고 있기 때문인데, 국내 증시에선 당장 IT와 자동차주가 급락하는 등 크게 영향을 받았습니다.

원화값 상승이 국내 산업전반에 미치는 영향력과 향후 전망에 대해 분석해보는 시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유경기자와 함께합니다.

질문1. 원화 값이 심리적 지지선 이었던 1,050원을 거침없이 하향 돌파하며 주식시장이 출렁거리고 있는데, 내용?

-외환시장에서 원화값 강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제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8원 급락한 1041.4원에 거래를 끝내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8월 이후 5년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환율이 이렇게 떨어진 것은 미국의 지속적인 양적완화에 따른 달러값 하락과,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에 따른 달러 유입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최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순매수세를 기록하는 점과 채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의 매수우위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이 기간 우리 증시는 1940선에서 2000선까지 60포인트나 올르는 등 확실히 우리 시장이 외인 주도 시장으로 가져가는 모습입니다.

환율 이슈가 부각되면서 우리 증시에서도 업종별로도 충격파가 전해지는 모습이고요, 정부와 각 기업들은 이에 따른 대응책 마련에 부심한 모습입니다.

질문 2. 원화 값의 급등에 국내 산업전반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어떤 문제점들이 부각될까?

-우리 경제는 대개 수출을 중심으로 한 중후장대 산업이 주축이 되기 때문에 환율이 높아져야 유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특히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이 내수보호에 열을 올리고 있고, 우리나라와 산업형태가 대칭되는 일본이 엔저로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는 분위기라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입니다.

이 때문에 원화값 상승 이슈는 아무래도 자동차, IT, 전기전자, 조선 등 많은 업종에 수출채산성 악화 같은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사실 원화값이 상승하거나 하락해도 사실 방향성만 뚜렷하다면 큰 문제는 없는데요, 문제는 어제처럼 일중 낙폭이 10원이 넘는다면 충격이 불가피합니다.

개별기업들이 환 헤지 전략을 갖고 있어도 이는 어느정도의 스펙트럼 안에서 움직이는 수준이기 때문에 관리가능선을 벗어날 경우에 과거 키코 사태와 같은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도 있습니다.

질문 3. 환율 값의 급등에 따라 여러 가지 문제점이 부각되고 있는데, 외환당국의 향후 대책은?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은 국제적인 규약이 있고 OECD나 WTO 같은 국제기구들이 항상 감시하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대응은 사실 어렵습니다.

글로벌 위기 이후 이 같은 규약은 사실 많이 와해된 것이 사실이긴 한데요, 국제 외환시장에서 마이너 통화인 원화 값에 당국이 손을 대기 시작하면 국제적인 문제로 번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글로벌 외환시장 규모는 일간 거래량이 3조 달러에 달합니다.

당국이 국내적으로는 등락의 속도조절 정도는 가능하지만 근원적인 대책을 내리는 데에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당국도 최근의 환율 흐름에 일단은 뒷짐지고 있는 모습인데요.

현재로써는 네고물량 투매 등에 대한 경고성 구두개입이나 스무디 오퍼레이션 같은 소극적 대응밖에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나 G20 회의를 앞두고 있어 일단은 방관자적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4. 수출주들의 현재 주가 흐름은? (비엔지증권 임승현 연구원)
- 전일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이 전일대비 10.8원 하락한 1,041.4로, 지난 2008년 8월 17일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하였습니다. 3월 FOMC 직후, 옐런 의장의 “6개월” 발언으로 1,080원 수준까지 절하되었던 원화가 불과 3주 만에 강한 지지선이던 1,050원을 하회하게 된 것은 한국만의 고유한 현상이 아닌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선호 강화로 신흥국전반에 걸쳐 주식, 채권, 통화 강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IT와 자동차주는 수출 경쟁력 우려에 하락 마감했다. 그동안 이들 종목의 주요 매수 세력이던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 '팔자'에 나섰습니다.

삼성전자는 외국인이 10거래 일만에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1.65% 하락 23000원 내린 137만1000원에 마감했습니다.

현대차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만4000여주, 5만2000여주 순매도하며 주가가 2.01% 하락했고 기아차는 기관이 올해 초 이후 최대 규모인 118만 여주를 쏟아내면서 2.47%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일단 증시는 원화가치 상승을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최근 26개월 연속 무역 흑자 기조가 이어지면서 국내에 달러가 쌓이고 있고 우리 경제의 재정 건전성도 탄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최근 원화가치 상승의 원인이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질문5. 원화강세에 따른 유망업종과 함께 투자전략은?

-원화 강세의 대표적 수혜주는 철강, 전기가스 식료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일 코스피 시장에서 전기가스 업종은 3.31% 급등했고 철강금속업종과 음식료업종도 각각 2.89%, 1.50% 오르며 이날 시장 상승을 주도했습니다.

철강금속, 음식료 업종은 원·달러 환율이 주요 지지선을 하향 돌파했을 때 펀더멘털 개선이 나타는 업종이며 원화표시 수입단가가 인하되고 생산비용이 감소하면서 채산성이 좋아지는 형태로 실적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전기가스업종은 외환보유 부채가 많은 것이 특징적으로 원화강세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업종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들 업종 중에서는 철강업종이 경기 민감주 내에서 이익개선 시그널이 가장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철강업종 내에서 펀더멘털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POSCO, 현대제철 등의 종목을 장기적 관점에서 포트폴리오 내에 편입하는 것도 투자전략에 도움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김원규 온인주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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