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매각이 진행되고 있는 현대증권의 경영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원활한 매각을 위해서는 재무구조와 수익구조 등이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데요,
체질개선이 쉽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최은진 기자입니다.


【 기자 】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그룹의 자구책으로 나온 현대증권 매각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위기를 잠재우기 위해 꺼내든 카드이기 때문에 현대증권을 높은 가격에 팔고자 하는 그룹의 의지가 상당합니다.

하지만 현대증권의 실적이 개선되지 못하며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금융투자업계는 현대증권의 현저하게 낮은 자본효율성과 단순한 수익구조를 지적합니다.

현대증권은 대형 IB 인가를 받기 위해 지난 2007년과 2012년 대규모 증자를 진행해, 자기자본이 3조 원대로 확대됐습니다.

하지만 수익다각화가 이뤄지지 못하며, 자본이 효율적으로 운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위탁영업에 치우쳐 잉여자본만 늘었다는 평가입니다.

영업수익에서 위탁영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6%, 자산관리와 IB부문은 10%대에 불과한 상황.

과잉자본, 낮은 수익성은 재무비율에도 고스란히 반영됐습니다.

현대증권의 영업이익률은 지난 2010년 29%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하다, 지난해 -23.6%까지 떨어졌습니다.

자기자본이익률인 ROE 역시 11%에서 -1.9%로 급감했습니다.

현대증권과 함께 대형IB인가를 받은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KDB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과 비교했을 때도 현저하게 낮습니다.

▶ 인터뷰(☎) :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 "비즈니스를 제대로 많이 못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현대증권이 두차례에 걸쳐 유상증자를 했잖아요. 유상증자 한 것을 거의 잉여자본으로 가지고 있고, 활용을 많이 못하고 있습니다. 자본은 워낙 큰데 거기서 나오는 수익 자체는 작으니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대증권 매각이 현실화됐을 때 범 현대가인 현대중공업현대차그룹에서 인수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그룹은 현대증권의 인수매력이 크지 않아 적극적으로 나설 이유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범현대가 측 관계자
- "(현대증권 인수에 대해 그룹 차원에서) 얘기도 없고 관심도 없고, 특별하게 입장이 없습니다."

현대증권은 지난해 영업수익 1조 6,894억 원, 영업손실 561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당기순손실은 438억 원으로, 2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습니다.

체크카드사업, 금융한류를 겨냥한 상품 K-FI시리즈 개발 등 체질개선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현대증권.

하지만 업계에서는 증권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현대증권의 과잉자본 문제와 단순한 수익구조가 쉽게 개선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M머니 최은진입니다. [choi.ej@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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