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자산관리 주력 증권사 가운데 선두로 평가받던 삼성증권의 실적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
이에 주주에게 돌아가는 배당금도 대폭 감소했고, 직원 급여도 줄었습니다.
하지만 이사들의 1인당 보수한도는 슬그머니 올렸습니다.
최은진 기자가 전합니다.


【 기자 】
자산관리 증권사 가운데 선두로 평가받던 삼성증권.

'삼성'이라는 브랜드가 갖는 높은 신뢰도로, 업계 선두로 올라서는건 어렵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삼성'도 금융투자업계 불황을 비켜가긴 어려웠습니다.

삼성증권의 2013 회계연도의 당기순이익은 110억 원.

동일한 자산관리 증권사로 평가받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과 비교해 턱없이 낮습니다.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배당금도 2012년 483억 원에서 지난해 74억 원으로 무려 85% 가까이 줄였습니다.

증권사 가운데 하락폭이 가장 컸습니다.

삼성증권 직원들 사이에서는 끊임없이 구조조정설이 돌며 '인력감축'에 대한 불안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또 직원 1인당 평균급여도 전년보다 15%나 줄었습니다.

하지만 경영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이사들의 사정은 달랐습니다.

같은 기간 임원의 보수는 1억 6,500만 원에서 1억 7,500만 원으로 증가했습니다.

더구나 이사 1인당 보수한도도 늘었습니다.

지난주 삼성증권은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를 9명에서 7명으로 줄이고, 보수한도도 130억 원에서 115억 원으로 줄였습니다.

이사 수를 줄여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겁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1인당 보수한도는 14억 원에서 16억 원으로 오히려 늘었습니다.

이사는 2명을 줄여놓고 보수 한도는 1명 분만 줄인 셈입니다.

▶ 인터뷰 :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 "임원 상여금이나 보수는 주총에서 결의만 하면 됩니다. 임원 한도야 정하기 나름이니까…"

물론 보수한도와 실제 지급되는 급여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경영진을 위한 지출 한도를 늘린 것은 '비용 감축'이 절실한 삼성증권의 현실과 맞지 않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삼성증권은 여러 가능성에 대한 대비 차원으로, 넉넉하게 잡아 놓은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 현대증권 등 대부분의 증권사가 이사 보수한도나 퇴직위로금 등을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증권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M머니 최은진입니다. [choi.ej@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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