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현대그룹의 주력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을 잇따라 내리면서 그룹의 재무구조를 둘러싼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올해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규모만 5천억 원이 넘는데 파생상품 계약이 더 큰 문제라고 합니다.
이나연 기자입니다.
【 기자 】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현대그룹의 주력계열사의 신용등급을 잇따라 내리면서 시장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 현대로지스틱스 등 그룹 내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인 BB+까지 하향했습니다.
"현대증권 지분과 LNG선 사업부문 매각 등의 부분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디폴트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는 게 하향 배경이었습니다.
현대그룹은 지난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계열사 지분매각 등 3조3천억 원 규모의 자구계획안을 내놨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습니다.
올해 돌아오는 회사채 만기 규모가 5천억 원을 넘지만 더 큰 문제가 남아있습니다.
특히, 현대그룹 재무구조의 발목을 잡는 것은 '
현대엘리베이터의 파생상품 계약'입니다.
현대그룹은
현대엘리베이터를 동원해 금융사들과
현대상선 보통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 계약을 맺었습니다.
현대그룹의 지배주주인 현정은 회장의
현대상선에 대한 취약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현대로지스틱스-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상선-현대로지스틱스'로 이어지는 계열사 간 순환출자구조때문에 경영권을 빼앗길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현 회장은
현대상선 지분 24.13%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를 통해 파생상품 계약을 체결하고 재무적 투자자의 자본을 끌어들여
현대상선의 우호지분을 확보한 겁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맺은 파생상품 계약은 금융회사가
현대상선 주식을 사주는 댓가로 일정 이자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현대상선의 주가 변동의 손실과 이익도
현대엘리베이터가 책임지기로 했습니다.
넥스젠캐피탈, 케이프포춘 등의 해외 금융사와
NH농협증권, 대신증권 등이 이런 조건으로 파생계약을 맺었습니다.
현대상성의 안정적인 지분을 확보하지 못했던 현 회장의 경영권을 지키기위한 고육지책이었습니다.
하지만 해운업황 불황으로
현대상선 주가가 하락하면서 파생상품에서 5천억 원 가량의 투자 손실을 기록했고,
현대엘리베이터가 손실을 메꿔야 하는 난처한 상황이 됐습니다.
파생상품은 올해 상반기에 만료됩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파생상품의 손실 보전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방침입니다.
▶ 인터뷰(☎) : 업계 관계자
- "현대 쪽에서 상품계약을 정말 해지하겠다고 공표를 했기 때문에 그 것에 대한 가장 가까운 확인일자는 2014년 상반기 때 회사채 물량 풀리고 파생상품 계약 해지일이 다가올 때 다시 한 번 확인해보시면 될 것 같아요. 만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게 해결이 안됐다면 또 다른 이슈들이 나오겠죠."
파생상품 계약이 만기되면 현대그룹은 금융회사들의 매입대금과 만기일의 주가 차액을 환산해 현금으로 줘야 합니다.
5천억 원 규모의 회사채와 파생상품 계약 만기가 현대그룹의 앞날을 더 어둡게하고 있습니다.
M머니 이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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