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아시아나항공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안을 상정했습니다.
하지만 형제갈등이 재현될 것으로 보여 등기이사 복귀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영석 기자입니다.
【 기자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4년 만에
아시아나항공 등기이사 복귀를 노립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27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안을 상정해 통과여부를 결정합니다.
하지만 이번 주총에서 박 회장의 복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과 최대주주인
금호산업 간의 상호출자가 큰 걸림돌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금호산업의 의결권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790억 원의
금호산업 기업어음을 출자전환하면서
금호산업의 주식 13.2%를 보유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지분을 주총 전까지 10% 이하로 낮춰야
금호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3.2%가량을 팔아야 하는 셈인데, 당시 주식매입가보다 현재 30%가량 떨어져 손실이 예상됩니다.
이에 업계에서는 박 회장이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금호산업 지분을 팔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
그룹 내 다른 계열사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금호산업의 주식을 넘겨 10% 이하로 지분율을 낮춘다는 겁니다.
이렇게 박 회장이 복귀를 위해 계열사를 동원, 손실까지 감수하며 의결권을 지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금호산업(30.08%)이 의결권 행사를 하지 못할 경우 2대 주주인
금호석유화학(12.61%)에 의결권이 넘어가는데, 금호석화는 박삼구 회장의 동생, 박찬구 회장이 이끌고 있습니다.
박찬구 회장은 지난 2009년부터 그룹 내에서 주도권 확보를 위해 박삼구 회장과 경쟁을 벌이면서 갈등을 키워왔습니다.
결국, 박찬구 회장은 금호석화를 품에 안고 그룹을 떠났지만, 지난해엔 '금호'라는 이름을 두고 상표권 소송을 벌이는 등 박삼구 회장과 갈등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또 박 회장의 복귀를 두고 곱지 않은 시선들도 많다는 게 문제입니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1월 서울남부지법에 박삼구 회장을 비롯해
아시아나항공 전·현직 임원을 상대로 247억 원가량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들은
금호산업의 기업어음 매입과 유류할증료 담합 감독 소홀 등 사주일가가 금호그룹의 부실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끊이질 않는 형제갈등에 외부의 문제 제기까지.
박삼구 회장이 여러 악재를 무릅쓰고
아시아나항공 등기이사에 복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M머니 정영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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