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KT가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제대로 고치지 못한 꼴이 됐습니다.
가입자들의 정보가 또다시 유출된 건은 물론 1년 동안 모르고 있었는데요.
피해자들이 보상받기는 사실상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유재준 기자입니다.

【 기자 】
KT 1200만 명 가입자들의 정보가 또 털렸습니다.

KT 고객센터 홈페이지의 가입자수는 모두 1600만 명으로 어림잡아 75% 고객들의 신상정보가 털린 셈입니다.

유출된 개인정보는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 번호, 집 주소, 직업.

해커들이 1년 넘게 제집 드나들 듯이 홈페이지를 넘나들었는데도 KT는 전혀 사실을 알지 못해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해커들은 많은 땐 하루에 20만~30만 건의 개인정보를 빼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더구나 온라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허술한 해킹프로그램을 통해 KT의 보안이 쉽게 무너졌습니다.

KT의 개인정보 유출은 지난 2004년과 2012년에 이어 이번 사태까지 10년동안 모두 3차례.

유출사고가 터질때마다 보안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말 뿐이었습니다.

KT는 개인정보 유출때마다 "관련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혀 왔지만, 피해 보상에 대해서는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번 사태도 "해킹 때문에 고객 피해는 거의 없을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모습입니다.

KT가 이런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자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들의 집단소송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KT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계속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KT가 그동안 주력 사업인 통신보다는 비통신 사업을 위해 문어발 식 M&A만 체결한 결과 때문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KT는 금호렌트카, BC카드 등 비통신 기업을 인수해 계열사만 모두 55개 입니다.

또 유무선전산통합시스템, BIT도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KT가 지난 2012년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대책을 발표했을 당시 "보안성이 강한 영업전산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고객들의 정보를 일원화 해 관리함으로써 보안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 인터뷰(☎) : 업계 관계자
- "혁신한다고 하면서 부동산 매각하고 자산매각하고 M&A했는데 재산매각은 헐값에 하고 M&A는 잡음많은 인수합병만했고…(개인정보 유출)매맞을 일만 남은거죠."

올해 들어 KT신용등급 강등, KT ENS 사태에 이어 개인정보 유출까지 더해지자 시장의 시선은 황창규 회장에 쏠리고 있습니다.

개인정보 사태 이전까지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황 회장이 이번에는 직접 나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

SK텔레콤LG유플러스와는 달리 KT에서만 유독 개인정보 유출이 잦아 기업이미지가 추락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취임 초기부터 여기저기서 악재가 터지면서 곤혹을 치르고 있는 황창규 회장.

특히 이번 유출사고에 대해 강력한 징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됩니다.

M머니 유재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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