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삼성전자의 사원협의회가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 도입을 하면서 최종 합의한 내용은 뭔가요?
【 기자 】
네, 삼성전자의 사측과 사원협의회는 올해부터 정년을 만 60세로 늘리되, 만 55세가 지나면 매년 전년 연봉을 기준으로 임금을 10% 깎는 임금 피크제를 도입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즉 만 55세 때 임금을 기준으로 56세는 90%, 57세는 81%, 58세는 73%로 줄어 60세 때는 60% 수준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다른 계열사도 연이어 도입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삼성전기와 삼성SDI 등도 이 같은 제도 도입을 사원협의회와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같은 임금피크제 도입 배경에는 지난해 법이 개정됐기 때문인데요.
300명 이상 고용하는 대기업은 2016년부터 정년을 만 60세로 늘려야 합니다.
삼성이 2년이나 앞서 정년 연장에 나선 것은 현행법대로라면 혜택을 받을 수 없는 1959년, 1960년생 직원을 구제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2016년이 닥쳐서 적용하려면 기업경영에 혼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도입해 충격을 최소화한다는 겁니다.
【 앵커멘트 】
이미 10대 대기업 가운데는 LG나 포스코 등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기업들이 있습니다.
삼성그룹의 이번 조치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 기자 】
먼저 재계 1위 기업인 삼성전자가 임금피크제 도입에 합의한 것은 지난해 법 통과 이후 처음으로 발생한 노사간 합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근로자의 고용안정과 기업 경쟁력 유지에 도움이 되는 상생 모델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보입니다.
특히 정년 60세 연장은 의무지만, 임금체계 개편은 노사 합의 사항인데요.
이런 부분은 노조가 동의하지 않으면 정년 60세 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인건비 부담을 기업이 다 짊어지게 되는 겁니다.
이 때문에 기업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는데, 이렇게 노사간 합의가 나온다면 기업 입장에서도 부담을 던 셈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임금피크제는 단기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의견인데요.
정년 연장이라는 시대의 흐름은 이미 서구에서는 먼저 시작돼 정년 65세 연장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임금체계에 대한 논의가 계속될 것이라는 겁니다.
한편, 노동계의 반발도 있습니다.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는 시점을 정년 이후로 해야 한다는 건데요.
법적으로 정년이 60세로 늘어난 상황에서 이전에 임금피크제를 받아들일 이유는 없는 겁니다.
삼성그룹이 조기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수 있었던 데는 노조가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노조가 강한 기업에서는 임금피크제 도입이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정부는 이에 따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노사정 사회적 논의 촉진을 위한 소위원회'를 만들고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 도입 관련 논의에 나섰습니다.
【 앵커멘트 】
현재 임금피크제 도입을 둘러싼 다른 대기업들의 상황은 어떤가요?
【 기자 】
재계 1위 삼성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함에 따라, 다른 대기업들도 차례로 동참할 것이라는 전망인데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이미 LG와 포스코 GS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했고, SK와 두산, 한진 등도 임금피크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재계는 정년 연장으로 기업 경쟁력과 신규 채용 능력 약화를 줄이기 위해서 임금피크제가 대안이라는 시각입니다.
SK그룹은 지난해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통상임금 판결 이후 임금 체계 전반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계열사마다 조금씩 사정이 다르지만, 정년이 삼성보다 길어서 임금체계 개선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두산그룹도 의무화 시행 이전인 2016년 전에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를 조기 도입한다는 방침에 따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한편 LG와 포스코, GS 등은 이미 임금피크제를 도입 시행 중인데요.
지난 2008년부터 시행 중인 LG는, 만 55세였던 정년을 58세로 연장하고 55세부터 임금을 해마다 10%씩 감액하는 방식입니다.
포스코도 2011년 만 56세 정년을 만 58세로 연장했고, 이후에는 2년간 1년 단위 계약으로 일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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