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KT가 실적공시를 정정하면서 흑자였던 지난해 연간실적이 적자로 바뀌었는데요.
유무선 전산통합시스템, BIT와 통신 서비스부문 부진의 영향이 크게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황창규 KT회장은 마땅한 대책을 내놓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유재준 기자입니다.
【 기자 】
KT가 지난해 연간 실적이 흑자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가 돌연 적자로 돌아섰다고 공시를 정정해 눈총을 사고 있습니다.
KT의 정정공시 따르면, 2013년도 영업이익은 8천393억원, 당기손실은 60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KT는 공시 정정으로 불성실공시법인이라는 낙인이 찍혔습니다.
대기업이 실적을 정정공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일각에서는 이석채 전 KT회장이 벌여놓은 BIT사업 손실을 실적에 반영한 것이 새롭게 수장에 오른 황창규 회장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투명하게 공개돼야 할 기업의 실적에 이해관계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것이 문제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투자자 보호와 투자판단재료로 사용되는 기업공시를 가볍게 생각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 사업주력인 통신서비스 상황도 녹록치 않아 보입니다.
KT의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무선 부문은 전년 대비 0.9% 증가했고, 유선 부문은 6.7% 감소했습니다.
무선부문에서 막대한 보조금을 풀었음에도 불구하고 번호이동 시장에서 KT 가입자 수는 지난해 3월 이후 11개월째 순감했습니다.
지난해 7월 불법보조금 주도사업자로 지정돼 단독으로 영업이 정지되기도 했지만 가입자가 줄어드는 낙제 점수의 성적표를 받아든 셈입니다.
통신업계에서는 KT와 계열사를 합한 4만대 정도의 업무용폰을 제외한다면, 사실상 시장점유율 30%가 깨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업계 관계자
- "KT가 업무용폰이 4만대가 되요. 업무용폰이 내 이름으로 돼 있어요. 업무용폰으로 등록이 많이 돼서 30%가 무너졌어요라고 말하더라고요."
하지만 황창규 회장은 통신부문의 경쟁력을 회복할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
오는 6월 다시한번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할 것이라고 알려져 직원들이 업무보다 회사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잦은 인사는 조직의 안정화를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업무의 효율도 떨어져 조직원 간에 협력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삼성시절 반도체 분야에서 '황의 법칙'까지 만들며 신화를 창조했던 황창규 KT 회장.
통신업계의 맏형인 KT의 수장으로 새로운 역량을 보여야 하지만 앞에 놓여있는 상황은 어렵기만 합니다.
이통 3사의 업무 정지, 단말기 유통법 개정 등 여러 과제를 뚫고 새로운 탈출구를 마련할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M머니 유재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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